
[FETV=박제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상반기 고환율-고원자재값 등의 이중고를 뚫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전기차(EV)용 배터리 R&D(연구개발), 판매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 특성상 국내보다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배터리 매출 비중이 월등이 높은 게 특징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고환율-고원자재값 여파에도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마진을 의미하는 영업이익이 신통치 않아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LG엔솔의 해외 배터리 판매 비중은 73%로 국내 2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해외 판매는 주로 해외법인이 직접 현지에서 판매하는 구조다. 해외현지 법인으로는 중국 남경, 미국 미시간주, 오하이오주, 폴란드 브로츠와프, 호주 멜버른, 대만 타이베이, 스페인 바야돌리드 등이 포함된다.

◆LG엔솔, 원자재값 급등 고민…“잘 팔려도 마진개선 고민” = 올해 상반기 LG엔솔의 영업이익 줄어든 가장 큰 요인은 원자재값 급등이다. 올해 상반기 회사는 배터리 제작의 핵심소재인 양극재(배터리 용량 및 전압 결정), 음극재(에너지밀도 결정), 분리막(양극과 음극의 전기적 직접접촉 차단) 등의 매입액은 6조4052억원이다.
이러한 원재료는 중국, 일본 등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포스코케미칼, 일본 의 니치아 등으로부터 공급받는다. 다만 포스코케미칼도 이러한 핵심소재를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원재료를 중국 등으로부터 공급받는 실정이다.
문제는 올해 상반기 소형기기용 양극재의 Kg당 원재료 가격은 42.37달러다. 이는 지난해 평균 21.81 달러 대비 2배 가량 급등했다. 이러한 원재료값이 급등하기 때문에 판매량을 늘려 매출은 늘어난 반면 실제 상반기 영업이익은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중고를 겪자 LG엔솔은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LG엔솔만의 문제는 아니다. K-배터리를 대표주자인 삼성SDI, SK온도 해당된다. 원자재값만 전년대비 평이한 수준이였다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더 크게 올랐을 것이다. 이는 실적에 드러난다. LG엔솔의 상반기 전체 배터리 매출은 9조4129억원(수출 6조2169억원, 내수 3조19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매출 17조8519억원(수출 12조6393억원, 내수 5조2125억원) 대비 소폭 오른 흐름세다. 반면 상반기 영업이익은 4544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654억원 대비 감소 추세다.
이뿐 아니다. 생산실적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생산실적은 21조6106억원였던 반면 올해 상반기는 14조2344억원로 집계됐다. 즉 상반기 생산실적이 작년대비 높았다는 것은 판매량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음을 나타낸다. LG엔솔의 생산공장은 국내에는 충북 오창이, 해외에는 중국 남경, 미국 미시간주,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이 있다.
◆고환율-고원자재값 돌파구 해외수급 다양화, 마케팅, 인력확충 역량 강화해야 = 배터리업계에선 글로벌 이중고 여파를 대비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단의 조치로 거론되는 사항은 ▲배터리 핵심소재 해외수급 채널 다양화 ▲해외현지 마케팅 강화 ▲현지 R&D, 엔지니어 등 인력 확충 등이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전부터 전사적으로 LG엔솔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번 이중고 계기로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싣고 있다.
앞서 올해 2월 회사는 원료수급 다변화를 위해 양극재 핵심원료인 수산화리튬을 독일 벌칸 에너지와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유럽 리튬생산 업체와의 첫 공급계약 체결이다. 공급규모는 4만5000t(톤) 규모로 기간은 2025~2029년까지다. 4만5000톤 규모면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110만대 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벌칸 에너지 외에도 세계최대 리튬생산 업체인 칠레 SQM과 2029년까지 리튬정광(수산화리튬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폐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 역량강화를 위해 미국 라이-사이클에 투자해 지분 2.6%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2023년부터 10년동안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재활용 니켈 2만톤을 공급받는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중고를 통해 K-배터리가 한 곳에 집중에 핵심원료를 의존하는 것은 리스크를 떠안는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다양화를 통한 원료수급 다변화 등이 얼마만큼 시장에서 중요한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