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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철강 빅3 '탄소중립' 역주행...작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3월부터 탄소중립기본법 시행...2030년까지 40% 절감
철강 빅3,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4% 증가 등 뒷걸음
전담조직 구성·연구개발 강화 등 '다방면 노력’ 역부족

 

[FETV=박신진 기자]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 빅3’의 탄소중립 프로젝트가 역주행하고 있다. 각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엔 오히려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는 등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철강 생산공장의 탄소 제로(0)화를 통해 ‘그린철강’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철강 빅3의 의지가 퇴색하는 모양새다. 

 

환경당국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총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글로벌 시대적 과제다. 선진국은 물론 한국도 지난 2020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대비 40% 감축하기로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지난 3월부터는 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된 것도 이같은 선언에 기초하고 있다.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철강업계는 수소환원 제철공법, 탄소포집 등 온실가스 감출을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게 됐다. 정부는 기존 고로를 모두 전기로로 전환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해 오는 2050년엔 철강업계의 탄소량 95%를 감소 목표를 제시했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 빅3는 지난해 총 1억794만7056탄소 환산총량의 온실가스을 배출했다. 2020년 1억521만6114tCO2-eq(이산화탄소상당량톤)보다 2.6% 증가한 규모다. 이산화탄소상당량을 의미하는 tCO2-eq은 온실가스의 지구 온난와 영향이 이산화탄소 1톤에 상당하는 양을 말한다.

 

각 회사별로 살펴보면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7850만tCO2-eq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보다 3.8% 늘어난 규모다.  동국제강도 94만7155t에서 95만7751t으로 증가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2020년 2866만8959t에서 2021년엔 2848만9305t으로 1% 가량 줄었다. 지난해 철강 생산량이 줄면서 나타난 일시적 감소 현상이다.  

 

철강 빅3는 ‘그린철강’으로의 전환을 외쳤지만 실제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는 등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코로나19 여파가 완화되자 주요 전방산업이 살아나면서 조강 생산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조강 생산량은 6071만톤t에서 작년 7042만t으로 증가했다.

 

‘탄소배출량 1위’ 산업으로 꼽히는 철강업계에게 탄소중립은 '그린철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글로벌 핵심 과제중 하나다. 2018년 탄소중립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철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산업현장 가운데 39%를 차지해 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철의 생성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원재료인 철광석에서 순수한 철을 분리해내기 위해서는 환원재(분리하는 역할)로 일산화탄소를 투입하며, 그 결과 철과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각 철강 기업들은 친환경 바람을 등에 업고 지난해 2월 ‘2050 탄소중립’을 잇따라 선언했다. '2050 탄소중립' 선언을 신호탄삼아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활용한 수소환원제철을 목표하는 등 탄소중림형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환원재로 일산화탄소가 아닌 수소를 투입하는 방식이다. 100% 수소를 사용해 직접환원철(DRI)을 만들고 이를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기존 방식에서의 이산화탄소 대신 물이 생성, 탄소배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매력 포인트다.

 

포스코는 지난 4일 수소환원제철을 위한 첫발을 뗐다. 영국 플랜트 건설사 프라이메탈스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모델인 ‘하이렉스’ 데모플랜트 설계를 본격화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5월 독자 전기로 기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 ‘하이큐브’를 구축했다.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로 전환한다는 게 현대제철의 계획이다. 동국제강의 경우 친환경 전기로 제강을 기반으로 스크랩 조업 연구, 카본 대체 기술 등을 추가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철강업계는 탄소중립 전담 조직도 신설, 운영중이다. 포스코는 로드맵 실행관리를 담당하는 '탄소중립전략그룹'과 탄소저감 핵심사업인 양소 전기로 신설을 추진하는 '전기로사업추진TF'를 신설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작년 저탄소공정연구실을 신설한데 이어 올해는 탄소중립추진단을 출범, 탄소중립 레이스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해 지속 성장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 김희 포스코 상무는 이에 대해 “ 친환경 기술 및 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과 고객의 저탄소 제품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기로 투자 및 저탄소 조업 기술을 개발, 궁극적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을 본격화해 탄소중립을 달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