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수식 기자]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끝나는 것인가? 유통업계에 다시 코로나19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코로나19로 3년여 동안 속앓이를 해온 유통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엔데믹 시대를 맞아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었다. 그것도 잠시, 이달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기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통업계는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재유행에 이중고에 빠졌다고 하소연한다. 코로나19가 주춤하면서 기나긴 부진을 털어내는가 싶었는데 ‘물가상승’이 발목을 잡았다. 이를 해결하기도 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희망고문도 아니고 이제 조금 살아나나 싶었는데 전쟁이다, 인플레이션이다, 예기치 못한 악재가 연이서 발생하고 있다”며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다시 위협하고 나서니 말 그대로 이중고, 삼중고를 겪는 중이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조한 실적을 내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올해 들어선 조금씩 숨통이 트이는 듯 했다. 유독 힘들었던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은 1분기 괜찮은 실적을 내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2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기대됐다.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6%대에 이르는 것은 IMF 외환 위기 이후 24년 만이다. 체감 물가는 더 뛰었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보다 7.4% 올랐다.
이에 유통업계는 물가안정을 위해 직접 나섰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기업은 물론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 플랫폼까지 모두 ‘최저가’를 내세우며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치켜들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만342명이라고 밝혔다. 1주 전 같은 요일(10일·2만410명)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1일 1만명대에서 3만명 후반으로 훌쩍 뛰더니 4만명을 넘나들고 있는 추세다. 방역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여름휴가가 절정을 이루는 7월 말을 거쳐 8월 이후에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다시 20만명 이상의 폭증세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통업계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 시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3년 만에 열릴 예정이었던 ‘신촌 물총축제’가 취소되면서, 다른 지역 축제들 역시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축제에 맞춰 마케팅을 준비한 유통업계도 덩달아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코로나19 4차 백신을 접종한 임직원에게 유급휴가 2일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및 재확산으로 안전과 건강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본사와 점포 임직원은 물론 고객과 마주하는 온라인 배송기사가 소속된 운송사와 온라인 고객센터 상담사가 소속된 협력사에도 백신휴가 협조를 요청해 코로나19 예방에 힘쓰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부도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열린 ‘제2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4차 코로나19 백신 대상자에게 조속히 접종을 마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또 고물가 부담경감 등 민생안전을 위해 사활을 건다는 자세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코로나 환자가 지난주 대비 약 2배 증가하는 등 확산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4차)대상자 모두 백신 접종을 조속히 완료하시기를 것을 강력 권고드리고 실내공간의 마스크 착용 등 생활방역 수칙을 잘 지켜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초 예상보다 빠른 코로나19의 재유행 및 고물가 고금리 등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당정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