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신진 기자]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의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지난 3월 대우조선해양의 지휘봉을 잡은 박 대표의 사실상 첫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선박업계에선 대우조선해양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박 대표가 특급 소방수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대우해양조선은 올해 1분기 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위기 상황을 겪었다.
◆1분기 저점 찍고 2분기 실적 상승세 뚜렷=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예상 영업손실은 252억원이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 4701억원에서 적자폭이 4449억원(94%)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2분기 당기순손실은 100억원이다. 지난 분기(4918억원 적자)와 비교해 흑자 전환에 한발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뒤 대우해양조선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 각 부분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곡선은 작년 2분기 실적과 비교할 경우 개손 효과가 더욱 뚜렷하다. 작년 상반기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은 무려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앞서 대우해양조선은 최근 몇년간 저조한 수주와 자재비 상승 등 여러가지 악재가 맞물리면서 실적부진 속으로 빠졌다. 박 대표가 구원투수로 등판한 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지표가 180도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올해 2분기 첫 성적표를 받게 된다. 하지만 대우조선향 안팎에선 박 대표가 2분기 합격점을 받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증권시장도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을 크게 늘리고 영업손실도 대푹 줄이는 등 양호한 성적표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우조선해양이 경쟁력을 회복하는 일등공신은 지난 3월 구원투수로 나선 박 대표다. 박 대표는 30년 이상 선박생산 분야 한우물만 판 조선 전문가다. 그는 1986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해 프로젝트운영과 선박생산운영, 특수선사업담당 등을 거쳤다. 이후 조선소장과 부사장을 지내다 올해 3월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재무건전성 확대, 경영효율화, 경쟁력 강화 등 넘어야할 산 남아=박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회복시켜야하는 숙제를 맡았다. 박 대표는 "대우조선해양의 세계 최고 경쟁력은 압도적인 기술력과 함께 고객사와 구축한 두터운 신뢰 관계"라며 "세계 최고의 명품 선박을 건조해 선주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앞으로가 문제다. 대우조선해양의 악화된 재무구조와 주가 부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몰아야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채비율은 매분기 심화되는 추세다. 작년 상반기 기준 273.75%였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 379.04%로 올랐다. 3개월만인 올해 1분기에는 523.16%로 크게 늘었다.
부채비율이란 기업이 보유한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재정건전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수치가 높을수록 재정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면 재무 상태가 불안정한 것으로 본다. 올해 초 인수합병(M&A)이 무산된 대우조선해양은 재매각을 위해서라도 재무구조 관리가 시급한 시점이다.
또 이달들어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중 주가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주가는 11만9500원으로 전날 종가(12만5000원)까지 4.6% 상승했다. 같은기간 대우조선해양은(2만2350원→2만450원) 8.5% 주가가 하락했다. 삼성중공업(5950원→5480원)은 7.8% 주가가 빠졌다.
박 대표는 풀어야할 숙제는 또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 건전성뿐 아니라 경영 효율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도 챙겨야한다. 박 대표는 우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직원들의 건강한일터 조성을 위해 노사합동 ‘안전 최우선 경영 선포식’을 가진데 이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탄소중립을 위한 글로벌 협력도 맺었다. 지난 10일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해운선사인 가스로그, 미국 선급 ABS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기술은 선박 운항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안전하게 내보내는 친환경 기술이다.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카타르 LNG프로젝트에서 수주한 LNG운반선은 17만4000㎥급 대형 LNG운반선으로 저압 이중연료추진엔진(ME-GA)과 재액화설비가 탑재돼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선박 22척은 모두 이중연료추진 선박이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목표는 초과 달성할 전망이며 실적 개선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라며 “경쟁사들과 달리 1분기에 수주호선 전체에 대한 원재료가격 인상 관련 충당금을 반영해 추가비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