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수식 기자] “우스갯소리지만 저희끼리 ‘편도(편의점 도시락) 대란’이 일어났다고 해요.”
직장인 이명식(가명, 36) 씨는 점심에 먹을 편의점 도시락을 출근길에 미리 사둔다. 어떨 때는 이른 아침에도 도시락이 다 팔려 있는 경우도 있다. 이 씨는 “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다. 그래서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 동료들이 부쩍 늘었다”며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편의점 도시락도 부지런 떨지 않으면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으로 전년 동월대비 5.4% 상승했다.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성비 좋은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날로 늘고 있다는 게 편의점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편의점 CU에서는 지난달 오피스가에 위치한 점포에서 판매된 도시락 매출이 전년대비 27.1% 올랐다. 같은 기간 삼각김밥은 28.0%, 줄김밥은 23.7%, 샌드위치는 19.3% 늘었다. 간편식사와 함께 즐기는 컵라면 역시 전년보다 24.6% 증가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일상 회복으로 출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물가가 부담돼 가성비가 좋은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고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편의점 도시락도 없어서 못 판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 도시락의 퀄리티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증정 행사 등 이벤트도 다양하게 하고 있어 직장인들은 물론, 학생들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이에 CU가 두 팔을 걷고 나섰다. CU는 최근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외식 물가가 올라 점심 식사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인기 도시락을 비롯해 CU의 초저가 PB 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나아가 한국인 밥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채소 15종을 1~2끼 양으로 소분해 선보인 소포장 채소 시리즈 ‘싱싱생생’을 론칭했다. 해당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CU가 이토록 물가 안정 잡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는 브랜드 독립 10주년을 맞아 편의점 CU를 찾아준 고객들에 대한 보답이다. CU는 1990년 훼미리마트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해 매년 일본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했고 한일 관계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야만 했다. 이에 2010년부터 약 2년5개월의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을 거쳐 20여년 동안 이어온 일본 훼미리마트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2012년 6월, 마침내 대한민국 독자 브랜드 CU로 독립에 성공했다.
이후 점포 수는 10년 전 7200여개에서 올해 1만6000여개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매출액 역시 2조9000억원에서 2021년 기준 6조7812억원으로 늘었다. BGF리테일은 2014년 코스피에 상장했으며 올해 5월 말 기준 시가총액 3조1716억원을 기록했다. CU를 운영한 BGF는 고객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BGF는 지난 7일 CU 대고객 약속문 선포식을 갖고 ‘10년만큼 가까워진 우리, 더 기대되는 내일’이라는 슬로건 아래 CU 탄생 10주년을 축하하고 대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한 비전을 공유했다.
BGF는 점포 운영력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약속이란 뜻의 ‘고마움’ 대고객 약속문을 공포했다. CU의 대고객 약속문은 매일 보고 싶은 좋은 친구 같은 편의점이 되기 위해 ▲즐거운 쇼핑 경험 ▲기분 좋은 만남 ▲일상의 휴식처 세 가지 중점 실천 항목을 설정해 상품, 서비스, 점포 환경에 대한 최상의 운영력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은 “사명 변경과 CU의 브랜드 독립은 임직원들의 간절한 염원과 열정적 헌신이 이뤄 낸 기적과 같은 성공이었다”며 “불변 응 만변(不變 應 萬變)이란 말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변하지 않는 가치로 앞으로의 10년도 좋은 친구 같은 기업으로 꾸준히 정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