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삼성SDI가 올해 펄펄 날고 있다. 삼성SDI는 올들어 1분기 실적이 최고점을 찍으며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삼성SDI 실적이 올들어 고공행진하는 비결은 경쟁사에 비해 많이 책정한 연구개발비다. 삼성SDI는 연구개발비 만큼은 K-배터리 업계에서 최다라는 수식어를 꼬리표에 붙는 기업이다. 지난해 말 최윤호 삼성SDI 대표가 부임한 뒤 달라진 변화다.
이 뿐 아니다. 북미 시장 진출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보다 다소 늦게 시작했다. 하지만 투자 뒷심에 견줄 속도를 내는 점도 저력 최 사장의 투자 리더십의 추진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1분기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R&D)로 2583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K-배터리 중 가장 많은 금액으로 전년 2212억원 동기대비 16.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1836억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대비 41.4% 늘렸다. R&D 비중으로만 놓고 볼 때 LG엔솔이 가장 많은 투자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실제 투자비는 삼성SDI가 더 많다. 다만 SK온의 경우 지난해 10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 분할과 아직 기업공개(IPO)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1분기 R&D 비용은 알 수 없다. 가장 최근 시점은 지난해 4분기 R&D 비용으로 792억원을 투자했다.
사실상 1분기 기준 삼성SDI가 배터리 R&D 비용을 가장 많이 지출했다고 봐도 손색없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R&D 비용뿐 아니라 지난해 실적도 대박을 터트렸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회사는 1분기 성적은 매출 4.04조원, 영업이익 32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매출 사상 첫 4조 클럽 달성은 물론 영업이익도 1분기 실적중 최대치다. 그야말로 올해는 삼성의 재무통답게 최 대표가 배터리 업계에 첫 입성한 후 리더십을 증명하고 있다.
반면 SK온은 배터리 관련 실적이 SK이노베이션에 잡힌 가운데 1분기 배터리 실적은 매출 1조2599억원, 영업손실 27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은 증가해 영업손실은 전분기 대비 줄였지만 원자재값 폭등 등의 여파 때문이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4.34조원, 영업이익 25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2%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4% 감소했다. 즉 판매 외형은 커졌지만 마진율이 약했다. 1분기 실적만 놓고 볼 때 삼성SDI가 승기를 잡은 분위기다.
◆K-배터리, 차세대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가 주인공 =배터리 3사는 미래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R&D 비용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점도 이 떄문이다. 특히 꿈의 배터리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집중한다. 현재 상용화된 기존의 액체 형태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대세였지만 여러 차례 배터리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해 전해액과 분리막을 액체 형태가 아닌 고체 방식을 통해 안정성을 극대화 시킨 배터리 개발을 하려는 핵심 이유다. 여기에 더해 기존 500Km 정도의 전기차 주행거리보다 더 늘어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 기존 상용화된 음극재를 흑연 대신 리튬 금속을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연구와 진행 중이다.
기존 음극재는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방출함으로써 전기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양극재는 배터리 에너지밀도 및 전압을 높이는 역할을 맡아 배터리의 용량 등을 결정한다. 양극재 재료는 보통 리튬을 사용한다. 삼성SDI와 SK온은 800Km 주행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에 매진 중이다. 특히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미국과 산·학·연을 연계해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중점분야는 ▲차세대 양극재 기술 ▲충전속도 및 배터리 용량 극대화를 위한 ‘실리콘 음극재 기술’ ▲전해액 및 전극 제조에 필요한 친환경 소재 등에 대한 연구에 매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7년 오픈이노베이션(협업 연구)을 통해 고에너지 밀도의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안정성을 높이고 주행거리를 확대하는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 뒷심 발휘한다! =삼성SDI는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한 글로벌 배터리 영토 확장에 있어 K-배터리 중 다소 후발주자임에도 합작법인 등을 통한 배터리 공장건설 등의 추격 속도는 거침이 없다. 앞서 합작법인 트렌드는 지난 2020년 LG에너지솔루션이 선발주자로 시작한 데 이어 SK온이 뒤를 이었다.
북미 시장 진출의 경우 앞서 2019년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GM(제네럴 모터스)와 돈독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양사는 5:5 지분 비율로 얼티엄셀즈라는 합작법인을 세웠다. 2025년까지 북미 지역에 총 200GW 규모로 글로벌 배터리를 양산한다.
SK온은 지난해 5월 물적분할 하기 전인 SK이노베이션 시절 미국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5:5 지분 비율로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인 블루오벌SK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총 150GW(기가와트) 규모로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차 1대당 배터리 용량은 60~80KW(킬로와트)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지형이 비용분담을 통한 합작법인을 통해 세계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안이 주요 트렌드가 됐다”며 “아울러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에 연구개발 성공을 위해 투자비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