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미래에셋·KB증권·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 3곳이 올해 1분기(1~3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M&A 관련 조직개편과 인재영입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업 인수·매각 거래 규모는 완료(잔금납입) 기준 31조7183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원) 대비 두배 가까이 늘었다. 거래 건수는 150건으로 작년 동기(131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조 단위' 대형 딜이 시장을 주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코디아골프(4조2622억원), 한국브룩스오토메이션(3조5520억원) 인수가 대표적이다.
M&A 금융자문 부문은 외국계 투자은행(IB) 및 회계법인이 리그테이블 상위를 차지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도 작년 누적 실적을 1분기 만에 초과하거나 따라잡았다. KB증권은 올해 2건의 딜로 1조1850억원을 거둬들이며 7위에 올랐다. 디티알 오토모티브의 두산공작기계 인수,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를 대표 주선해 작년 실적(1조3953억원)을 거의 따라잡았다.
미래에셋증권도 대우건설 인수 공동 대표 주선사로 1조350억원을 벌어들여 10위에 올랐다. 작년 3964억원에 그친 데 비해 올해 첫 분기 만에 3배 가까운 실적을 낸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조 단위 딜은 맡지 못했으나 4434억원을 벌어들이며 13위를 차지했다. 신한금투는 작년 실적(4646억원) 경신이 유력할 전망이다.
이에 오랜 기간 역량을 키운 '빅3'의 M&A 조직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 어드바이저리부는 지난 2020년 신설됐으며, 안태석 상무가 부서장을 맡았다. 안 상무는 NH투자증권에서 M&A부서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안 상무와 KB증권 인력들의 노하우를 통해 투자형 IB 모델을 정립, 작년부터 수익 창출이 본격화됐다. 해외 법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해 이미 3건 이상 딜을 수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어드바이저리 본부에서는 해외 인수금융 조직을 신설하고 인력도 충원할 예정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완료 예정인 가장 대표적인 딜은 코어엔텍 인수자문으로, 금융자문 외에도 인수금융 주선과 LP(사모펀드 투자자) 총액 인수를 투자자에게 동시 제공했다"며 "이 외에도 현재 다수 딜을 확보·진행 중이므로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6년부터 하나금융투자 출신 임원들을 영입해 M&A 부문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이때 영입한 김미정 IB1 부문 대표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휘하에 어드바이저리본부를 두고 M&A 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 합류 이후부터 미래에셋증권은 꾸준히 M&A 금융자문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해외 딜 수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한금투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기업금융본부 내에 있던 M&A팀을 투자금융본부로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밸류에이션·크로스보더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며 역량을 키웠다. 눈에 띄는 조단위 딜은 없었지만, 소규모 딜이 계속되며 M&A 금융자문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올해는 리테일 부문 법인 생태계 구축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디지털 포럼도 그 수단 중 하나"라며 "이렇게 구축된 법인 생태계를 통해 꾸준한 M&A 딜 실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