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신진 기자] 올해 1분기(1~3월) 역대 최대 실적(분기 기준)을 달성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인터넷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MAU는 한 달 동안 앱을 이용한 순수 이용자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플랫폼 성과와 디지털 경쟁력을 평가하는 척도다.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시중 은행들 앞에는 '디지털 혁신'이라는 큰 과제가 놓여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의 등장으로 모바일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 수장들은 발벗고 ‘슈퍼앱’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지난 1월 취임식에서 ‘1등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이 행장은 “KB의 플랫폼이 고객의 일상생활을 아우르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존 플랫폼을 대폭 개편하고 계열사 핵심서비스를 추가하며 '슈퍼앱'에 시동을 걸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도 지난달 취임사에서 “기존 은행뿐만 아니라 거대플랫폼·IT기업들과의 경쟁을 위해 테크놀로지와 플랫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우리WON(원)뱅킹’ 브랜드 도입을 주도, 슈퍼앱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은행들의 디지털 강화 노력에도 이들의 모바일 플랫폼을 찾는 고객 수는 아직 인터넷은행 수준의 절반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MAU는 1523만명에 달한다. 또 매분기 MAU가 550만명 늘어나고 있다. 반면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의 MAU는 960만명에 육박하며, 신한은행의 ‘쏠(SOL)’ MAU는 지난달 말 기준 810만명에 달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공식적으로 MAU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추정치로는 우리은행 ‘우리WON뱅킹’이 500~550만명, 하나은행의 ‘하나원큐’가 400만명이다. 4대 은행 플랫폼의 MAU는 평균 670만명으로 추청된다. 은행 MAU가 카카오뱅크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의 MAU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의 모바일 앱은 인터넷은행보다 훨씬 많은 서비스 제공, 업무의 복잡성을 이유로 인뱅보다 복잡한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가 불편함으로 지적돼왔다. 다만 은행들은 범위를 넓혀 그룹 내 카드, 기타 생활 플랫폼까지 합하면 규모는 늘어난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MAU는 1500만 이상이다. 그럼에도 은행 단일 앱으로는 아직 카카오뱅크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유니버셜뱅킹(은행이 예금이나 대출 외에 증권·보험업까지 겸하는 제도)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그룹 내에 여러 군데 흩어져있는 앱들을 한데로 모으는 ‘슈퍼앱’을 통해 금융권이 따라가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는 은행앱의 편리성 또한 높아져 고객확보에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