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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하는 하나금투, 이유있네

증권사들 동남아 공략 잰걸음...성장성 주목, 성적은 '희비교차'

 

[FETV=성우창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국내를 넘어 동남아 자본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높은 경제성장률과 더불어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적극적인 곳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투는 지난 25일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증권 자회사 BIDV증권의 지분 35%를 1420억원에 인수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해 2대 주주가 됐다. BIDV 증권은 지난해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 시장점유율 1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종승 하나금투 글로벌그룹장은 "BIDV증권 지분 인수로 그룹 글로벌 전략 중 하나인 신남방 정책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며 "BIDV 은행·증권이 보유한 베트남 전역의 영업망과 하나금융투자가 가진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투 외에도 국내 증권사의 동남아시아 진출이 활발하다. KB증권은 지난 1월 인도네시아 발부리증권을 인수해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유튜브 웹드라마 '미래의 회사'에 인니어 자막 서비스를 추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많은 증권사가 베트남·인도네시아의 현지 법인을 인수하거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이 지역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베트남·인도네시아는 인구가 많아 잠재력이 풍부하면서 한창 금융시장이 성장 중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베트남 증시 VN지수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500선을 터치했으며, 시장의 일별 거래대금은 2조원을 돌파해 2년간 약 10배 상승하기도 했다. 사회주의 국가지만 중국에 비해 규제가 심하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수는 글로벌 증시 하락장 속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 장기화로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되며 상승하는 중이다.


이미 시장이 발달한 다른 선진국 시장은 진입이 어려운 데 반해, 베트남·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 시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쌓은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1~3월) 말 기준 인도네시아 브로커리지 부문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며, 베트남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시장점유율 톱 10위 안에 들고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사막에 꽃을 심는 것과 같아 그 나라의 정치·문화를 모두 이해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한다"며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베트남에서 옛날부터 뿌리를 내려 지금은 현지에 신한 간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잘 정착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국내 금융사들이 태국에 진출한 적도 있었지만, 금융위기가 닥친 태국의 자금 지원 요구를 거절하자 다 쫓겨난 적이 있었다"며 "지금의 동남아 시장 진출은 단순히 '시장이 유망해서 진출한다' 수준의 이유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정치·문화적 요소를 전부 고려해 신중히 내린 결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경우 그룹 차원 신남방정책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이미 인프라가 갖춰져 진출이 용이하다는 분석도 있다. 신남방정책이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인도·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경제, 문화, 안보 등 교류·협력 강화 정책이다. 국내 금융사들은 국내시장의 성장한계, 수익성 악화 등의 리스크요인을 극복하고 신성장동력 발굴과 수익성 다변화를 위해 신남방정책을 계기로 아세안 및 인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동남아 시장 진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별 증권사마다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은 베트남에서 760억원, 인도네시아에서 413억원의 이익을 벌어들였다. 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등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에서 485억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