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유료방송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LG헬로비전의 주가가 하루 만에 무려 30% 가량 폭등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모토로라와 알뜰폰 사업을 협력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과거 LG헬로비전은 국내 마니아 층의 특화 단말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노키아의 바나나폰과 모토로라의 블랙베리 등을 수급한 전례가 있는 기업이다. 모토로라의 국내 ‘상륙’은 이르면 이달 말이 유력하다.
◆케이블 사업 침체된 LG헬로비전, 주가 폭등=LG헬로비전 주가가 모처럼 웃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전날 67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전날대비 29.98% 폭등한 수치다. 회사 주가가 6000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 11월25일 이후 5개월여 만이며 올해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14일에는 7000원을 넘으며 다시 한 번 신기록을 세울 기세다.
LG헬로비전 기업가치는 케이블 사업의 침체로 줄곧 하향세를 나타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헬로비전의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380만9925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9% 이상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10.85%에 그쳤다. KT(23.19%), SK브로드밴드(16.51%), LG유플러스(14.43%)에 이은 4위로 2018년 상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케이블 시장의 영향력 악화는 실적으로 연결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1조8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 대비 증가한 수치지만 전체 매출 가운데 30%를 넘게 책임지는 방송사업이 침체됐다. 이 사업 매출은 3207억원으로 5.8% 가량 줄었다. 2014년 이후 7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통신 중심의 신성장사업 동력과 B2B로 영업 대상 반경이 커지는 환경에서 새로운 변화들이 요구되고 있다”며 했다. 이어 “수치적으로 어느 사업자가 확실히 우위라고 표현하기는 시기상조이지만 준비단계에서 사업 기반은 다소 소극적으로 보인다”며 “성장의 열쇠가 될 융합사업을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美 2위 모토로라, LG헬로비전과 손잡나=LG헬로비전의 기업가치가 급등한 배경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성장한 모토로라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를 대체하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미국내 2위 사업자까지 오른 모토로라가 LG헬로비전과 손을 잡고 10년 만에 한국 시장 재진출을 예고한 것이다.
![2015년 12월~2021년 12월까지의 미국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 추이 [사진=카운트포인트리서치]](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415/art_1649897418858_cc0dbd.png)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모토로라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역대 가장 높은 10%로 집계됐다. 애플(58%), 삼성전자(22%)에 이은 3위 사업자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4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기종에 주력했던 양사와 달리 중저가 제품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효과가 컸다. 이에 중저가 시장에선 2위 제조사가 됐고 매출도 2배 이상 늘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모토로라는 LG전자 공백을 채우는 OEM이다“며 “300달러 미만 제품인 모토G(Moto G) 시리즈가 미국에서 성공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토로라는 사용자가 요구하는 신뢰성, 배터리 수명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며 “5G로 미국 가입자 기반 전환과 더 낮은 가격 계층의 폴더블 성장의 이점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모토로라의 한국 시장 진출도 LG전자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020년 LG전자는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13%를 확보했지만 지난해 관련 사업을 정리한 이후 점유율은 1%로 떨어졌다. LG전자가 철수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가 견고해진 셈이다. 지난 1년 사이 삼성전자 점유율은 65%에서 72%로, 애플은 20%에서 21%로 늘었다.
현재 모토로라는 LG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로 이르면 이달 말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로모바일은 통신 3사의 이동통신 망을 임대해 제공하는 가상 이동 통신망 서비스다. 이와 관련해 LG헬로비전 관계자는 “모토로라 스마트폰을 헬로모바일 단독으로 출시할 계획으로 현재 협상 중”이라며 “출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