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올해 상반기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양대 마켓 1위를 달성하며 '게임시장' 순위 경쟁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자동 전투를 기본으로 한 MMORPG가 강세를 보이던 국내 시장에서 수동 전투 위주의 던파 모바일이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여기에 원작을 벤치마킹한 '착한 과금' 체계가 또 다른 흥행 비결로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호황기부터 경쟁 요소가 많은 MMORPG 장르에서 확률형 아이템과 P2W 과금 모델에 대한 게이머들의 염증은 곪을 대로 곪았다. 이에 게이머들은 지난해 1월 시위 트럭을 이용해 3N을 비롯한 크고 작은 게임사들에 성토의 메시지를 보냈다.
게이머들은 불만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확률형 아이템과 P2W 과금 모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도 대표 게이머 세대인 MZ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던파 모바일’은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장기간 흥행을 이끌어온 원작의 액션성과 게임성을 그대로 가져옴과 동시에 새로운 캐릭터나 스토리를 추가해 기존·신규 이용자 모두에게 호응을 얻었다.
다만 업계와 게이머들은 당초 던파 모바일의 경우 구글스토어 상위권 진입 불가를 전망했다. 던파 모바일은 기존 최고 매출 게임들의 흥행 공식을 벗어난 게임이기 때문이다. 던파 모발일은 백만 단위의 과금이 요구되는 상위권 게임과 달리 확률형 아이템의 비중이 현저히 작은 게 특징이다. 착한 과금이 흥행몰이의 일등공신이라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던파 모바일의 1위 등극의 주된 원인으로 넓은 이용자 층과 착한 과금 모델의 상호작용을 꼽았다. 한 전문가는 “기존 상위권 게임들의 수익은 작게는 천만에서 많게는 억대의 돈을 게임에 투자하는 일부의 고래 이용자들의 비중이 컸다”며, “던파 모바일은 이러한 게임들보다 1인당 과금 액수는 현저히 작다. 다만 오랫동안 원작으로 쌓아온 넓은 연령층의 이용자들이 많기에 활성 이용자 수는 압도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록 4일 기준, 던파 모바일의 순위는 3위로 떨어지면서 삼일 천하라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업계는 던파 모바일이 흥행 공식을 벗어나 IP 파워와 착한 과금 모델, 이용자 친화적 운영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반응이다.
이를 시작으로 넥슨은 ‘착한 과금 모델’과 ‘이용자 친화적 운영’이라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때 ‘돈슨’이라고 불렸던 넥슨의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의 수명을 갉아먹는 과도한 과금 모델은 최대한 지양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이용자들에게 투명한 운영을 통해 신뢰감을 주면서 좋은 게임 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 전했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넥슨이 게임업계 연쇄파동에서 이용자들에게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것은 그만큼 이용자들이 장기간 넥슨 게임에 애정을 쏟았다는 증거”라며, “앞으로 출시할 신작도 착한 과금, 이용자 친화 운영을 이어 나간다면 이용자들도 화답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