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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기아 '전동화 비전' 박수받지 못하는 까닭은?

현대차그룹, 2030년 전기차 판매 300만대…전년比 13배 ↑
전동화 라인업 키우겠다고 했지만...투자규모 턱없이 부족
공장 증설 등 세부 계획 없어…“구체적 방안 부재했다” 지적

[FETV=김현호 기자] 글로벌 친환경 이슈로 전기차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최근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전동화 사업에 대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나섰다. 전기차 라인업과 판매 목표치를 공개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전동화 사업의 핵심 내용이다.

 

현대차·제네시스·기아 등 형제사가 제시한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치는 307만대. 이는 24만500대를 판매한 2021년 실적에 비해 무려 13배가량 올려잡은 목표량이다. 현대차그룹 최고경영진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자동차 전문가 알각에선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비전에 대해 다소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쟁사들 대비 투자 규모가 낮고 생산공장 증설 및 전환 계획과 배터리 조달 전략 등에 관한 세부 내용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기차 비중 급증…현대차·기아, “전기차 올인”=올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 눈길을 끄는 점은 전기차 경쟁력 강화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수소, 로봇, UAM(도심항공교통모빌리티) 등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의 장기적 비전을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이를 제외했다. 전기차 비중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BEV(순수배터리전기차)의 글로벌 경량 전기차 출하량은 64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111% 급증한 출하량이다. 640만대는 완성차 시장에서 9%의 점유율에 해당한다. SNE리서치는 “전 세계 전기차 침투율은 올해 1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30년에는 57%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비전도 2030년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함께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87만대, 점유율은 7%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기차 SUV 10종, 승용차 5종 등 총 17종의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으로 넓혀 2030년까지 친환경차 비중은 52%, 판매량은 120만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투자액·구체적 계획 미미”=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전기차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미국의 GM과 포드는 2025년까지 각각 350억달러(약 42조1610억원), 3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 같은 기간 폭스바겐은 350억유로(약 46조7900억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4조엔(약 41조6441억원)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R&D, 설비투자 등에 95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하지만 전체 투자 금액 가운데 전동화 부문은 19조4000억원에 그친다. 전기차 후발 업체인 도요타에 비해 절반을 밑도는 금액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사의 과감한 투자 계획에 비해 미흡했다”며 “공격적인 투자와는 거리가 있는 자원 배분으로 보일 여지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도 총 28조원을 투자하겠다 했지만 전동화 사업의 세부 투자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세부적인 계획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현재 현대차는 한국, 미국, 중국 등 9곳의 글로벌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전기차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으로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내놓지 않았다. 기아도 전기차 생산을 미국과 유럽, 인도에서 확대 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거짐 지역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권순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역별 대응전략, 조달방식, 생산거점 등에서 구체적인 방안은 상대적으로 부재했다”며 “중장기 방향성 제시는 분명 긍정적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 보다 구체화 된 계획이 발표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회사가 전기차 투자 계획과 관련해 경쟁사와 비교하며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거점 등 세부적인 미래계획 내용은 현 시점에서 발표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추가적인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