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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 ‘제2의 케이뱅크’ 꿈꾼다

고팍스 계좌확인서 발급...'5대 거래소' 재편 전망
지역 한계 극복 기회...고객확보·비이자수익 증대 예상

 

[FETV=박신진 기자] 전북은행이 ‘제2의 케이뱅크’가 될 수 있을까.

 

전북은행은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에 실명계좌를 발급하면 가상자산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해 가상자산 호재를 타고 대규모 고객을 끌어들이며 출범 4년 만에 '흑자 전환' 에 성공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전북은행은 고팍스에 실명계좌를 내줬다. 그간 ‘코인마켓’만 운영하던 고팍스는 현재 ‘원화마켓’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상자산거래소가 원화마켓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특정금융거래정보에관한법률(특금법)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은행권의 까다로운 실명계좌 발급 영향으로 현재 국내에서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에 불과하다. 향후 고팍스 심사에 큰 문제가 없다면 가상자산거래소는 향후 5곳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전북은행이 ‘케이뱅크-업비트’ 효과를 기대하며 고팍스에 실명계좌를 발급해 준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1년 전 가상자산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큰 열풍이 불었다. 케이뱅크는 발 빠르게 업비트에 실명계좌를 내어준 덕에 가상자산 호황에 올라탈 수 있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케이뱅크의 고객수(219만명→717만명)는 3배 이상 늘었으며, 이는 은행의 여·수신 규모 확장도 이끌었다. 또한 케이뱅크는 2020년 당기순이익(-1054억원)에서 작년 22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비대면으로 간편한 계좌개설이 가능한 업비트에 몰려들었고, 업비트도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거래소로 자리매김했다. 케이뱅크와 업비트가 서로 ‘윈윈’한 셈이다.

 

전북은행이 가상자산거래소에 계좌를 내어주기로 결심한 데까지는 오랜 고민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은행 입장에선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태도와 자금세탁에 대한 위험으로 거래소와의 제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고팍스는 5년 전부터 실명계좌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을 포함한 은행들의 문을 수차례 두드렸다. 전북은행과의 논의도 진행됐지만 작년 9월 한차례 무산된 바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AML) 자격증 소지자도 은행권보다 많이 보유했으며, 오랜 시간 실명계좌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한 결과 진정성이 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과의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작년 전북은행의 가계대출금 규모는 6조4305억원으로 케이뱅크(7조900억원)에도 밀렸다. 수신 규모는 전북은행이 1년간 4.5% 증가할 동안 케이뱅크는 200% 가량 급증했다. 지방은행 중 가장 덩치가 작은 전북은행이 가상자산거래소와의 제휴 카드로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 및 핀테크·테크핀 등 이종산업의 금융진출로 지역적 한계 극복과 MZ세대(20~30대) 등 다양한 연령층의 신규 고객 확보 및 비이자수익 증대 차원에서 고팍스와의 제휴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