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제약회사들이 해외 R&D 자회사 투자 확대를 통한 캐시카우(수익창출)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글로벌 혁신 신약개발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 차원이다. 국내 자회사가 직접 해외 진출 타진보다는 현지 사정에 밝은 해외 R&D(연구개발) 자회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게 글로벌 신약 시장을 공략하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미국 신약개발 전문회사인 소렌토 테라퓨틱스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면역항암제 전문회사인 이뮨온시아가 지난 1월 245억원 규모의 미국 내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에 성공했다. 쏘렌토 테라퓨틱스는 코로나19 줄기세포 치료제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중이다. 이뮨온시아는 중국 위탁개발생산(CDMO)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이중항체를 기반으로 한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GC녹십자는 지난 11일 미국 자회사인 큐레보가 지난 7개월간 진행한 시리즈A 펀딩을 완료해 총 7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큐레보는 조달된 자금으로 개발 중인 대상포진 백신 ‘CRV-101’ 임상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신약후보물질의 장점은 기존 대상포진 효능을 유지하면서 부작용은 최소화시킨 최적의 면역반응으로 설계하고 있다.
큐레보는 녹십자가 지난 2018년 미국에서 설립한 백신전문 자회사다. 대상포진 백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자회사 아이엔타레퓨틱스는 지난해 2월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사의 주특기인 비마약성 진통제를 비롯해 난청치료제, 뇌질환 치료제 등 8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26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유치에 또 한번 성공했다. 현재까지 4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따놓은 상태다. 현재 회사는 비마약성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골관절염 통증치료 신약후보물질을 내세워 임상 1상을 호주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투자재원을 바탕으로 비마약성 골관절염 통증 치료 개발에 가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 2025년 IPO(기업공개)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 3개 제약사만 벌써 1조원이 넘는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더 많은 제약회사들이 R&D 자회사 투자유치에 공을 들일 경우 더 많은 수조원의 투자자금이 유치될 전망이다.
◆미국은 제약·바이오 투자자금 유치 및 임상시험 환경 ‘우호적’ =주요 제약사들이 해외 R&D 자회사 설립에 매진하는 이유중 하나는 미국 등 해외진출 교두보 마련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임상시험 제도/환경이 유연해 국내보다는 투자유치 마련이 수월하다는 평가다.
미국시장은 단연 전세계 최대규모의 제약·바이오 시장을 자랑한다. 이러한 레드오션을 K-제약사들이 놓치지 않고 신약물질을 발굴한 뒤 투자자금을 유치해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특히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특정 타깃 질환의 신약개발 연구가 투자처로부터 성과를 인정받거나 투자금 확보가 쉽기 때문이다. 특히 모회사만 주력하는 신약개발 사업은 신약개발 환경조성의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 모회사 방식만으로는 포트폴리오 조성에 있어 제약이 뒤따를 수 있다”며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한 R&D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투자자금 유치 및 세제혜택, 연구환경 등 많은 장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