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올해 1분기(1~3월) 국내 은행들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소폭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실적회복 지연,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중소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은행권의 경우 올 1분기에도 대체로 대출 규제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7일 금융기관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2022년 1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 전망’을 조사한 결과 1분기 국내 은행의 차주별 종합 대출태도지수는 0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하게 적용한 지난해 3분기(-15)와 4분기(-19)에 비해 높아졌다.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이면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는 은행이,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는 은행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은행들은 먼저 올 1분기 가계대출의 경우 직전 2분기 연속 큰 폭으로 강화된 이후 연초 관망세가 작용하면서 강화 기조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 -35에서 올 1분기 0으로,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는 같은 기간 -41에서 –6으로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자금 대출은 크게 강화됐던 대출태도가 보합으로 완화되고, 일반자금 대출도 강화 정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역시 다소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대기업이 6, 중소기업은 0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영업실적 개선 기대로 전분기보다 완화될 전망이며, 중소기업은 금융지원조치 종료를 앞두고 차주의 신용리스크 현재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로 전분기 수준인 보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의 유동성규제(예대율·LCR) 완화 이외에 중소법인·소상공인 대상 만기 연장 등의 대출지원 조치는 오는 3월 말 완료될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은 1분기 중 신용위험의 경우 대기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전분기보다 높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은 아직 기업대출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내외 여건 악화 시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아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가계의 신용위험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전분기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기존 1.0%에서 1.25%로 0.25% 올린 바 있다.
1분기 중 대출수요의 경우 기업의 대출수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설비투자자금 수요, 유동성 확보 필요성 등의 영향으로 증가것으로 전망됐으며, 가계의 대출수요는 보합 수준으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의 주택관련대출 신규취급 재개,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재개 등의 영향으로 주택자금과 일반자금 수요 모두 전분기 큰 폭의 감소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0~11월 평균 주택매매 거래량은 평균 7만1000건으로, 같은 해 1~9월의 9만1000건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면서 주택자금 수요도 감소했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대체로 강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상호금융조합, 생명보험회사 및 상호저축은행은 비은행권 금융기관에 대한 DSR 규제 강화,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며, 신용카드회사는 전분기중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크게 강화한 대출태도를 보합 수준으로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