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CJ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본격 출범한 가운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시장에 깃발을 먼저 꼽기 위해 팔소매를 걷고 나섰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의 몸 속에 존재하는 수십 개 조 단위의 유익한 장내 미생물군을 말하며 비피더스균 등이 대표적이다. CJ바사는 지난해 10월 CJ제일제당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을 인수해 설립한 자회사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면역력 ▲비만 ▲당뇨 ▲암 ▲우울증 ▲신진대사 ▲알츠하이머 ▲소화능력 ▲콜레스테롤 ▲혈당수치 조절 ▲뇌신경 전달물질 등 인체에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영향을 미쳐 신약개발의 숨은 진주로 여겨진다. 몸무게 70Kg 성인 1명이 38조개 정도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건강에 도움이 되는 특정 마이크로바이옴 종류를 선별해 맞춤형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시장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매년 갈수록 커지는 마이크로아비오임 기반 신약개발 시장규모 =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은 매년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규모는 지난 2019년 800억달러(92조7600억원)에서 2023년 1,100억 달러(131조6700억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한국 정부도 최근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향후 10년간 1조원을 투입키로 할 정도로 유망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CJ바사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에 뛰어드는 핵심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아직까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상품화 출시건수는 0건이기 때문이다. 즉 아직 연구개발은 진행 중이지만 상품화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는 의미다. CJ바사가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은 ‘면역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염증성 장질환)’이다. 이 두 가지 분야를 대상으로 글로벌 경쟁업체는 아스트라제네케와 다케다가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이라는 대기업과 유망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인 천랩을 등에 업고 출범한 CJ바사가 앞으로 넘어야 될 산은 많다. 해외 여러 경쟁 업체 뿐만 아니라 국내 바이오 코스닥 업체와의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동종 업체로는 고바이오랩과 제노포커스 등이 거론된다.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 코스닥 업체로는 ▲고바이오랩(자가면역(아토피·천식) ▲제노포커스(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대사(당뇨·비만·간질환 치료제) ▲지노앰컨퍼니(면역항암제, 화장품) ▲쎌바이오텍(단백질 합성 유산균 치료제)) ▲비피도(류머티즘 치료제) 등이 포함된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동종 업계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현재 가장 진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바이오기업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디피실리 감염 치료제가 임상 3상을 마쳐 올해 미 식품의약국(FDA)에 품목 허가신청을 할 전망이다. 디피실리 감염이란 항생제 사용 시 장내 미생물 환경에 불균형이 오게 되는데 이러한 불균형의 결과로 디시필이라는 유해균이 과다증식해 설사, 결장 염증, 발열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존슨앤드존슨(미국)도 2015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폐얌과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코로나 치료제로 잘알려진 화이자(미국)도 비만 및 대사 장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영국)도 면역항암제 효능을 높이기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다케다(일본)는 염증성 장 질환과 크론병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는 코로나 19가 발생되기 전인 2018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세계를 바꿀 신약 분야를 세가지로 언급했는데 면역항암제, 치매치료제와 함께 마이크로바이옴을 꼽은 바 있다. 이런 상황을 놓치지 않기 위해 CJ바이오사이언스의 열정과 포부는 남다르다.
천종식 CJ바사 대표는 “2025년까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군) 10건, 기술수출 2건을 보유해 글로벌 넘버원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구체적으로 향후 2~3년 내 면역항암∙자가면역질환 치료용 신약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군)의 미국 FDA 1상이 목표"라며 "글로벌 빅 파마와 공동 연구를 통한 기술 수출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CJ바사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종 목표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바이오 플랫폼 기술이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 면역 항암제나 mRNA 백신과 같은 새로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드는 것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2025년까지 총 12건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 성과를 낼 것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신약개발 분야는 면역항암제와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2건이다”며 “나머지는 아직 미확정 혹은 현재로선 비공개 단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