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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빅블러 시대, 지방은행 돌파구 찾을까?

지역기반 금융서비스 강화·빅테크와 제휴 확대 필요
'지역재투자 평가제도' 도입 등…정책적 노력도 요구

 

[FETV=박신진 기자] 금융과 ICT(정보통신기술)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빅블러' 현상이 심화하면서 지방은행이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지방은행이 지역 '마중물' 역할에 더 초점을 맞추고, 핀테크·빅테크와의 접점을 늘리는 등 자구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 정책당국의 노력 또한 절실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은 금융 환경 변화에 맞서 비대면 및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 27일 지방은행 최초로 비대면 신용보증서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경남은행은 영업점 업무량 감소를 위해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시스템 사업 3단계를 완료했으며, 대구은행은 디지털 IT R&D(연구개발) 센터에서 신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있다. 지방은행은 디지털인재 선발과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들은 대형은행에 비해 디지털 전환 대응에 뒤쳐질 수 밖에 없다. 디지털금융으로의 탈바꿈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 금융상품 개발, 업무시스템 등 많은 분야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해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핀테크 및 빅테크 기업이 금융산업 진출을 본격화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방은행에겐 가혹한 현실이다.

 

지방은행은 지역에 뿌리를 둔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평가받는다. 지방은행은 정부 주도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1960년대 말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지역밀착 경영을 기반으로 한 관계형 금융, 지역특화 개발상품 등으로 현재까지 지역민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지역민들의 금융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도 지방은행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훨씬 넓은 면적에 소비자들이 흩어져 있다. 이에 따라 점포효율화를 추구하는 대형은행과 달리 지방은행은 인구 당 점포 수 균형을 적절히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에 위치한 기업 입장에서도 지방은행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중소기업이 많이 위치해 있는 지방의 경우 재무제표와 같은 정량적 정보보다는 기업의 내부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즉, 관계금융을 통한 대출영업을 실시해 중소기업들에게 적절한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방은행의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정책당국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당국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융회사의 '지역재투자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지역금융 공급 기여도가 더 큰 은행이 좋은 평가를 받도록 해 사업 선정 등에서 유리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역재투자 평가제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지방은행은 지자체 금고은행 및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선정 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비대면 채널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기능이 대면 채널에는 존재한다”며 “지방은행이 없어진다면 지역민들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지방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핀테크와 빅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방은행에게 부족한 디지털 경쟁력을 보완하고 마케팅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현재 경남은행과 전북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 광주은행은 토스 등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지방은행들이 모여 공동으로 빅테크와 제휴,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며 “다만 이들과의 제휴 강화에도 결국 미래에 독자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자생력을 키우고 자체적인 디지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