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2022년 새롭게 막을 연 증권시장,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주가 흐름을 '상저하고'로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지수가 3400선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이 3600으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고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은 3300선을 전망했다. 또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주식거래중개) 관련 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반면 투자금융(IB) 이익은 지난해에 이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작년 국내 증시는 한때 33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하반기부터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해 연간 상승률이 1.03%에 그쳤다. 증시 부진에 실망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서학개미(해외주식투자자)'로 거듭나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개별적인 이슈로 변동성이 지속돼 세계 증시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는 상반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 반등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는 인플레이션 우려·금리인상·코로나19·대선 등 이슈로 조정을 겪은 후 2분기부터 회복, 반등은 하반기부터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은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를 2800~3400으로 제시해 지난해 상단은 돌파하겠지만 오름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밴드 상단을 각각 3500, 3600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긴축 재정 가속화다. 현재 미국은 공급망 차질과 유가 상승에 따라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처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FOMC)는 이를 억제하고 코로나19 사태 기간 펼친 통화정책을 거둬들이기 위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와 올해 3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미국 금리가 높아질 경우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수익을 좇아 다시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로 인상했으며, 이주열 총재가 직접 내년 1분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연말까지 최대 1.5% 수준까지 금리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올해 정점을 찍은 회사들의 기업공개(IPO) 열풍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자 부담 증가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영향으로 증시 주변 자금의 추가 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단 인플레이션은 1분기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가지 원인이었던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도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여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약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국내 증시는 글로벌 공급망에 민감한 경기민감주, 정보기술(IT)주, 자동차주 위주로 구성됐기 때문에 공급망이 회복된다면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반반이다. 신종 변이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높으나 입원율·치사율이 우려만큼 심각하지 않아 봉쇄가능성은 없어졌다. 그러나 향후 새로운 신종 변이가 지속적으로 출현할 경우 그만큼 경기 정상화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반면 백신·치료제가 계속해서 개발 중이며, 다른 변이가 출현해 재확산되더라도 각국은 봉쇄보다 적극적인 치료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물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 마진이 줄고 소비 심리가 악화될 우려가 있으며, 미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에 따른 달러 강세 등으로 해외 자금 유입이 악화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리스크만 극복하면 경기가 빠르게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후 확장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오는 3월 9일 예정된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통계상 결과와 관계없이 대선 전후 1년간 코스피는 평균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대로라면 대선 이후부터는 여러 악재가 완화 및 해소되며 회복 기간을 거친 후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여야 대선후보들이 증권거래세 폐지 등 증시 친화적 정책 공약을 들고 나온 것은 긍정적이다.

상반기 증시 조정에 따른 거래대금 둔화가 예상되며 증권사들의 순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내년 합산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을 4조295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이 10% 넘게 감소할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IB 및 기타 수수료 수익은 8.5% 성장이 전망된다"며 "올해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집중됐던 자금이 대형 증권사 중심 해외 대체투자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