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홍의현 기자] 올해 보험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은 탈석탄 선언과 ESG 조직 신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됐다.
특히 보험사들은 “ESG경영 문화가 전사적인 기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공통적으로 밝혔다. 내년 보험업계의 '지속가능경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 종이 사용은 줄이고, ESG 투자 늘렸다
보험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탈석탄 선언을 이어갔다. 향후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고, 관련 특수목적회사에서 발행하는 채권 등 어떠한 채권도 인수하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19년 D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이 줄지어 동참하고 있다.
반면 친환경 등 ESG투자는 늘리고 있다. 투자 규모는 회사마다 달랐지만, 지속해서 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꼽혔다. ESG 투자는 녹색채권, 사회간접자본 등을 포함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기준 약 4조166억원을, 한화생명은 8조5000억원, 교보생명은 2조6472억원을 ESG에 투자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삼성화재가 3조5378억원, DB손보는 6947억원, 현대해상은 4853억원, KB손보는 7868억원의 친환경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사람과 종이로 이뤄진 산업이라는 뜻의 ‘인지산업’으로 불리던 보험업계의 종이 절감 노력도 빛났다. 대부분 디지털화 흐름에 따라 청약서나 안내문서 등을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도록 하면서 절감하고 있다. 많게는 1년에 200t(톤) 이상의 종이를 아꼈다.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 노력을 이어감에 따라 차후에도 종이 사용량을 계속해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미래에셋생명 등은 업무에서 종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페이퍼리스’ 업무환경을 도입하기도 했다.
■ 코로나19 속에서도 ‘사회적 책임’ 노력 돋보여
코로나19 상황이 2년째 이어지면서 일부 보험사에서는 기부액이 다소 줄어들기도 했지만, 보험사들은 비대면 금융교육, 복지단체를 통한 기부금 전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금융사 면모에 걸맞은 청소년 금융교육은 모든 보험사가 전개하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또한 소아암 아동 돕기, 농어촌 일손 돕기, 미혼모자 가정 지원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계속 찾아내면서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캠페인도 있었다. 일부 보험사들은 본사 임직원과 설계사들로 구성된 별도의 ‘봉사단’을 조직해 자발적으로 이웃 돕기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의 봉사 시간과 봉사 횟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는 스타트업 지원 및 육성 사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자는 의미와 함께 업계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인재를 양성하는 효과도 누리기 위한 것이다. 매년 기수 프로그램을 열면서 눈에 띄는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재무적 지원과 함께 경영 멘토링 등이 펼쳐지고 있다. 선발된 스타트업과는 협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 ESG 관련 조직 신설 움직임…윤리경영 노력도 계속
올해 보험업계에서는 사내에 ESG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보험사들은 ESG위원회, ESG경영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ESG협의회 등 각기 다른 이름으로 조직을 구성했지만, 전사적으로 ESG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사항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동일했다.
윤리경영과 준법 경영 체계는 모든 보험사가 갖추고 있었다. 윤리헌장 및 행동강령, 준법 교육, 자금세탁방지 등을 강조하면서 고객 가치 제고와 보험산업 발전에 앞장선다는 기본 정신을 내세우고 있다. 또 임직원들의 부정거래 등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 통제제도 및 내부 신고제도도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이사회는 대부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함께 맡고 있었으며, 모두 과반의 사외이사를 두면서 상호 견제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이사회의 다양성을 고려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251/art_16402436867919_7e8ae9.jpg)
이처럼 업계는 지난해보다 올해, ESG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를 통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1년 상장기업의 ESG 평가 및 등급 공표’에서 통합 A등급을 받은 보험사는 모두 7개로 늘었다. 지난해 단 3개 보험사만이 통합 A 등급을 받은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의 ESG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오래 지나지 않아 현재 모습만 놓고 평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다만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 부문에서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향후 업계의 ESG경영은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