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최명진 기자] "크래프톤에서 카카오게임즈까지"
게임 개발전문기업 확보를 통한 수직계열화를 노린 대형 게임사간 기업 인수합병(M&A) 행렬이 갈수록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공격적인 M&A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게임사 최고경영자(CEO)는 게이머와 투자자까지 M&A 시장에 안테나를 세우는 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크래프톤은 미국의 게임 개발사 언노운 월즈 엔터테인먼트(이하 언노운 월즈)를 인수하고 지분 100%를 확보했다. 크래프톤의 6번째 독립 스튜디오로 편입된 언노운 월즈는 2001년 설립된 중소 개발사로, 이전부터 하프라이프의 인기 모드인 '내추럴 셀렉션'을 만든 개발자들이 만든 회사로 알려졌다.
이후 18년 발매한 심해 생존게임 '서브노티카'가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이 인기는 올해 5월에 발매한 서브노티카: 빌로우 제로까지 이어졌다. 현재 언노운 월즈는 2022년 얼리엑세스를 목표로 새로운 장르의 PC게임을 개발하고 있어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래프톤은 언노운 월즈 인수에 상장 이후 가장 큰 규모인 한화 약 5858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언아웃 방식으로 향후 성과에 따라 최대 2929억원을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언노운 월즈는 경영진과 내부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 상태로 PC 및 콘솔 게임 개발에 나서게 된다. 이미 배틀그라운드와 테라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PC와 모바일 시장에 발을 넓히는 크래프톤은 이번 언노운 월즈 인수로 인해 IP의 다양성과 콘솔로의 영역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자신들을 3N 대항마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만들어준 오딘의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를 품었다. 지난 1일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지분 약 30.37%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투자를 통해 검증된 개발력과 성공한 게임 IP를 갖춘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와 협력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글로벌 판권 계약을 진행, ‘오딘’의 해외 시장 서비스를 담당할 예정이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의 개발자 김재영이 설립한 회사로 지난 6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게임성을 인정받아 2021년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게임 개발사로 등극했다. 오딘은 올해 2021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유력한 후보로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8년 8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와 첫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후 2020년 5월 추가로 전략적 투자를 진행, 2021년 6월에는 협업 프로젝트인 ‘오딘’을 국내 시장에 선보여, 17주 연속 국내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하면서 리니지의 독주를 끝낸 게임이 됐다. 카카오게임즈의 이번 인수는 또 한번의 오딘 신화를 이룩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래픽과 게임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있는 오딘을 보더라도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차기작에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
이처럼 인수를 통해 게임사들은 많은 것을 얻는다. 먼저 개발 인력 확충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새로운 개발자를 뽑아서 일에 투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이에 비해 환경을 그대로 유지한 개발팀 자체를 인수해다면 작업 능률은 유지하고 시간까지 절약된다.
IP나 라인업 확장에도 용이하다. 새로운 IP 발굴은 모든 게임사들의 숙제나 마찬가지다. 이에 유명 IP를 가진 회사의 인수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일례로 펄어비스는 지난 18년 아이슬란드의 개발사 CCP게임즈를 인수했다. CCP게임즈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MMORPG '이브온라인'의 개발사다.
당시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시리즈가 유일한 라인업이었지만 이 인수를 통해 이브온라인이라는 강력한 IP를 품게됐다. 이후 한국서버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플랫폼의 이브 IP 게임이 나오면서 펄어비스의 이름을 해외로 알리는 한편 CCP게임즈의 국내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