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KB증권의 호실적이 올해 3분기(7~9월)에도 이어졌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여파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이사가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연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박·김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금융당국의 징계 논란에도 불구 재임 기간 거둔 경영 성과와 역량을 인정한 것이다. 또한 두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윤 회장의 강한 신뢰가 담겨있다는 평가다.
2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 7295억원, 누적 당기순이익 5474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익은 65.05%, 순이익은 58.57% 성장한 것이다. 두 대표는 지난해 금감원의 징계 대상에 오르는 등 불안감이 있었으나, 흔들리지 않으며 성장을 이끈 것이다.
작년 금감원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 박 대표에게 내부통제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통보했다. 김 대표는 호주 부동산펀드 관련 사건으로 경징계를 통보받았다. 현재 두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는 금융위원회 심의·의결만 남겨놓은 상태다. 또한 KB증권 임직원 5명이 라임 사태 관련 혐의로 입건 및 기소됐다. 그 중 팀장급 직원은 구속되고, KB증권 법인도 양벌규정이 적용돼 기소됐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KB증권의 실적 랠리는 이어졌다. 자산관리(WM)·투자은행(IB)·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전 사업부문의 실적이 고르게 개선됐다. 두 대표를 믿고 연임을 결정한 KB금융 윤 회장의 용단도 빛을 발했다.
박 대표가 주관하는 리테일 부문 고객 총자산은 지난해 말 109조원이었던 것이 올 3분기 말 기준 131조까지 성장했다. WM부문은 직접투자 선호 기조에 힘입어 개인주식 시장점유율이 올랐다. 또한 해외주식 고객 기반 강화에 따른 국내외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세도 지속했다. WM금융상품 자산규모만 3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33조원에 비해 2조6000억원 가량 커졌다. S&T부문은 글로벌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주가하락에 대비한 포지션을 구축해 ELS 상품의 안정적 성과가 있었다. 이와 같은 고객수탁고 증대 노력으로 수탁수수료도 커져 5161억원을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4278억원) 대비 약 21% 오른 수치다.
김 대표가 주관하는 IB부문은 채권자본시장(DCM) 시장점유율 23.5%로 1위를 유지했다. 신규 고객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기업금융전담역(RM) 역량 강화로 2위와의 격차를 크게 확대했다. 대표적으로 수출입은행·한국가스공사의 글로벌본드 발행을 공동대표주관했다. 또한 일반기업 대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을 선도하기도 했다. 주식발행(ECM) 부문은 계속된 대형 딜 수주로 시장 상위권에 도약했다. 엘앤에프·맥쿼리인프라 등의 유상증자 주관에 힘입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기업공개(IPO) 주관에서는 카카오뱅크·롯데렌탈·현대중공업 등 상장 주관으로 선두권에 자리했다.
이외에도 두산인프라코어·교보생명 등 대형 인수금융과 현대HCN 인수합병 등에 참여했다. 프로젝트금융에서는 대형 비거주 부동산 딜의 비중이 증가했다. 특히 프로젝트 초기 투자 참여를 확대하고 우량 해외 오피스·인프라 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KB증권 관계자는 "기관영업부문에서도 주요 기관고객 대상 영업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고객기반을 확대해 모든 비즈니스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했다"며 "남은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