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가람 기자] 핸드백 개발생산업체(ODM)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 다음 달 코스피 시장 입성을 앞두고 상장을 철회하면서 기업공개(IPO)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몬느액세서리는 전날 증권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시몬느액세서리는 증권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 경영진 및 시장관계자의 판단에 따라 상장을 취소했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몬느액세서리의 IPO 중단 주요 원인으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부진을 꼽고 있다. 시몬느액세서리는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전체 공모주 837만주 중 약 55%를 기관에 배정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9200원에서 4만7900원, 이를 반영한 공모액은 3281억원에서 4009억원 사이였다. 하지만 기관은 배정주식수에 미치지 못하는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시몬느액세서리는 공모가와 주식수를 조정해 상장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박은관 시몬느액세서리 회장도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과 일일이 소통하면서 대응 방안을 찾으려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무적투자자(FI)인 블랙스톤사모펀드가 거부권 행사가 치명타가 됐다. 블랙스톤은 시몬느액세서리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로, 구주 매출로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이 높은 구주 매출 비중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선을 하회하는 등 주식시장이 위축된 점도 한몫을 했다.
이에 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시몬느액세서리는 주관사단에 인수 대가 수수료율 1.5%(1.0%+0.5%)를 약속한 바 있다. 올해 조단위 대어들의 최대 수수료율이 인수금액의 1%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보수를 조단위 딜 수준으로 높여 예우해 줬다는 해석이다.
시몬느액세서리는 공모주식 837만주를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에 334만8000주씩, 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167만4000주를 배정했다. 공모가가 희망 밴드의 최하단으로 결정된다고 해도 주관사가 받는 수수료는 총 32억원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만약 상단으로 결정됐다면 수수료는 총 40억원 수준이 된다. 여기에 인센티브가 적용되면 수수료 규모는 크게 불어난다. 다만 증권사들은 중간 정산 계약을 따로 하지 않는 한 상장 과정이 마무리된 이후에 수수료 수령을 하게 된다. 이번처럼 상장이 무산될 경우 주관사단의 IPO 인력들이 수년간 딜에 매달린 공로를 보상받지 못하는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회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더 유리한 타이밍을 잡기 위해 전략상 상장 일정을 미뤘을 뿐이지 상장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당장은 수수료를 받을 수 없지만 추후 절차를 다시 밟아 상장하게 되면 수령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