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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vs 정일문 vs 김성현, 'ECM 지존'은 나야 나

NH투자-한투에 KB증권까지…ECM서 치열한 '3파전'
누구나 '리그테이블' 1위 가능…최후의 승자는?

 

[FETV=이가람 기자] 올해 주식자본시장(ECM)에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초대형 하우스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양강 구도에 KB증권이 끼어들면서 각 증권사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투자금융(IB) 전문가들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13일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증권사 ECM 주관 실적은 총 29조5866억원(211건)으로 집계됐다. 통상 국내 증권시장에서 이뤄진 기업공개(IPO), 유상증자(RO), 블록딜, 사채발행(BW·CB·EB·ELB) 등을 대상으로 산출한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이 4조6110억원 규모의 물량을 소화하면서 전년 동기에 이어 1위를 수성했다. 한국투자증권(4조6070억원)은 2위, KB증권(4조5081억원)은 3위에 이름을 새겼다. 하지만 이 순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시장점유율이 15.58%, 15.57%, 15.24%로 차이가 근소해 누구나 선두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성현 KB증권 사장도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CEO 모두 증권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IB통’이다. 나이(57·58세), 증권사 입사 시기(1988년), 커리어(IB 사업부 수장) 등이 비슷한 만큼 오랜 기간 선의의 경쟁을 해 왔다. 실제로 30년 이상 IB 한 우물을 판 이들 CEO가 조직 개편, 인력 발굴·충원, 네트워크 강화, 프레젠테이션(PT) 직접 참석 등 IB 부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 국내 IB 시장이 급격히 발전한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나라 증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급 ECM 호황도 승자를 가늠하기 어려운 요소다. 지난 3분기까지 ECM 누적 거래액은 77조44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33조2429억원)부터 지난해(41조2998억원)까지 2년 치 거래액을 더한 금액보다 크다. 전년 동기(26조298억원)와 비교하면 197.5% 상승했다. 이미 직전 최고치인 지난 2018년(46조9421억원) 성적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IPO 부문이 눈에 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되고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모주 광풍이 불면서 누적 거래액이 19조9837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6547억원)보다 446.8% 치솟았다. 종목별로 보면 크래프톤(4조3098억원), 카카오뱅크(2조5525억원), 현대중공업(1조800억원), 롯데렌탈(8508억원), 에스디바이오센서(7763억원) 등이 증시에 데뷔했다.

 

증권사가 상장을 원하는 회사의 IPO를 마무리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은 증권사의 수익모델 중 하나다. IPO 주관사단 선정 시 트랙 레코드가 중심이 되기에 오래 쌓아 온 순위가 잘 바뀌지 않는다. 수년간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IPO 전통 강자로 꼽혀왔다. 그런데 올해에는 이변이 일어났다. KB증권이 약진하면서 ‘빅3’ 반열에 발을 들인 것이다. 김성현 사장이 공들인 카카오뱅크 IPO 계약을 KB증권이 따내면서 ECM 내 존재감이 확대됐다.

 

RO 부문도 사상 최대 성적을 거뒀다. 누적 거래액 44조7597억원으로 전년 동기(15조8015억원) 대비 183.3% 늘었다. 대한항공(3조3159억원), 한화솔루션(1조3460억원), 포스코케미칼(1조2735억원), 한화시스템(1조1606억원), 에프앤에프홀딩스(1조1212억원) 등 조 단위 빅딜이 성장을 주도했다.

 

전망도 밝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선을 반납하는 등 증시 부진으로 주식·펀드 수익률이 꺾이기는 했지만, 아직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대어들이 남아 있다.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전기자동차 리콜 합의에 성공하면서 일시적으로 보류됐던 IPO 절차를 속개한다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몸값이 100조원으로 추정되는 하반기 최대어다. 상장 일정을 조정했던 카카오페이도 등판 가능성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증권사가 주요 먹거리로 꼽히는 IB에 집중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며 “증권신고서 정정 등으로 IPO가 밀리는 등 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데다가 중형딜이어도 흥행할 경우 인센티브를 받는 경우도 있어 순위 예측이 쉽지 않고, 세 증권사 모두 역량이 충분하기에 어느 곳이 1위가 돼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하며 지주사의 성장에 일등공신이 되고 있는 세 CEO 가운데 누가 올해 ECM 부문을 석권하게 될지 투자시장의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