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9 (월)

  • 흐림동두천 2.9℃
  • 구름조금강릉 8.1℃
  • 서울 3.9℃
  • 구름조금대전 1.2℃
  • 맑음대구 -0.1℃
  • 맑음울산 6.5℃
  • 맑음광주 2.6℃
  • 맑음부산 8.1℃
  • 구름많음고창 2.0℃
  • 맑음제주 10.5℃
  • 맑음강화 5.9℃
  • 흐림보은 -0.2℃
  • 맑음금산 -1.0℃
  • 맑음강진군 -1.0℃
  • 맑음경주시 -1.6℃
  • 맑음거제 2.4℃
기상청 제공


산업


[Why] SK하이닉스, 3분기 장사 잘했는데 주가는 왜?

가격 오른 D램·낸드는 흑자전환…영업이익 ‘4조원 시대’ 연다
4분기 PC·서버용 D램 하향세 전망...1년 만에 ‘9만닉스’ 초읽기
모바일은 반등 열쇠 만들까…아이폰13, 판매량 확대에 기대

[FETV=김현호 기자]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분기 영업이익 4조원 돌파가 실현된다면 3년 만의 쾌거다.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을 기대하는 배경은 매출 비중이 높은 D램 가격이 오르는데 발맞춰 수익도 덩달아 크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만년 적자 사업인 낸드플래시도 3분기중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는 점도 SL하이닉스의 영업이익 4조원 돌파에 힘을 보태 공산이 크다.

 

문제는 4분기다. 반도체 현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익성 악화는 물론 1년여 만에 주가도 9만원대에 진입했다. 특히 PC용 D램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코로나 효과로 수요량이 급증했지만 백신 효과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다만, 아이폰13 출시 효과에 따른 모바일 D램은 메모리 반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업이익 4조”…D램이 밀고 낸드는 흑자=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1조7504억원, 영업이익은 4조620억원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44.55%, 212% 상승한 것으로 201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4조원 시대가 기대되고 있다. 회사 매출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D램은 가격 인상 효과와 더불어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의 7월 고정거래가격은 4.10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7.89% 증가한 것으로 8, 9월에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4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 2019년 4월 이후 2년 만이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인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기업이 주로 구매하는 서버용 D램(32GB RDimm)은 성수기 시즌을 맞이해 같은 기간 5~7% 상승했다.

 

D램과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산맥인 낸드의 가격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클라이언트 SSD의 평균 가격은 전분기 대비 3~8% 올랐다고 밝혔다. 주요 제품이 상위 라인업인 128단 낸드로 전환되면서 제조사의 생산능력이 올라가 가격도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인텔의 새로운 CPU 출시 효과로 엔터프라이즈 SSD의 평균 가격은 15% 올랐다. 이는 역대 인상폭 중 최대치다.

 

지난 2018년 4분기부터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낸드는 3분기에 처음으로 흑자전환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실적은 당초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D램의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2% 증가하고 가격도 급등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낸드 가격 상승은 당초 기대치를 크게 넘어섰고 출하량도 같은 기간 17% 급등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물가 떨어진 D램, ‘9만닉스 진입’=SK하이닉스 입장에선 3분기 실적은 대단히 우호적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11일부터 50일 넘게 ‘10만닉스’에 머물고 있다. 1일 종가는 10만원까지 떨어지더니 5일에는 장중 9만원대까지 떨어졌다. 9만원대 주가는 지난해 11월30일(9만7500원)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시장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반도체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앞으로 1년 동안 D램과 낸드의 합산 ASP(평균판매가격)가 25%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했고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도 “고객사의 재고 축적이 이뤄져 공급 과잉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PC용 D램의 현물가가 평균 3.889달러 집계돼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현물가는 기업간 고정거래 가격의 선행지표로 활용돼 4분기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PC용 D램은 코로나19 백신효과로 노트북 등 PC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세트업체들은 코로나 특수에 반도체를 선제적으로 주문해 재고를 확보했지만 PC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여 주문량을 늘릴 필요가 사라진 것이다. 트랜드포스는 “글로벌 노트북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PC용 D램 공급이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은 전 분기대비 5~10%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서버의 경우 “구매자들의 재고소진이 이어져 올해 처음으로 하락 전환될 것”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D램이 ‘효자’ 역할 할까=반도체 전문가들도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4분기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은 상태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가격 하락 사이클이 언제 오를지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PC용 D램은 코로나 특수가 사라져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스마트폰의 성장으로 모바일 D램이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와 공존에 나서는 가운데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성장한 PC 수요는 내년에 역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스마트폰의 출하량 확대에 따라 모바일 D램 수요도 동시에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8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지만 7월보다 3% 증가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중국, 미국, 인도시장에서 판매량이 모두 늘었다.

 

특히 애플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시장의 전망을 밝게 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12 효과에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지난달 공개된 아이폰13의 판매가 본격화 되지 않았음에도 플러스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공급을 받지 못한 화훼이의 빈자리를 메꾸고 미국 내 프로모션 효과가 지속된 영향이 컸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아이폰13 판매량은 아이폰12 대비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이폰의 대당 D램 콘텐츠 용량이 6GB(프로 기준)로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모델의 8GB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이폰 판매 증가가 과거와 달리 D램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역사적 흥행을 보인 아이폰12에 이어 아이폰13 판매량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여 모바일 D램 수요가 늘어나는 기회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은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와 달리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른 반면,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를 저장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 내에서 낸드의 보조 역할을 한다. 동작 속도가 느린 낸드가 데이터를 저장하기 어려울 때 D램이 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 규모로만 보면 전체 D램 가운데 PC용은 10% 내외라 수요가 감소해도 큰 영향은 없을 수 있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더라도 다른 분야의 데이터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며 “하반기 모바일 시장은 플래그십 제품의 출시 효과와 5G 모델 확대, 엔터프라이즈향이 우호적이라 모바일 시장의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