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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FE워치]네이버 ‘빠른정산’ vs 쿠팡 ‘해외진출’...정부發 '상생규제' 탈출해법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풀필먼트 강화 집중...상생경영 박차
쿠팡, 주가 30달러선 붕괴 지속...해외진출, 상생 승부수

 

[FETV=김윤섭 기자] 최근 대형 플랫폼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와 쿠팡이 제각각 실적 반등을 위한 승부수를 던져 주목된다. 특히 쿠팡의 경우 주가가 30달러선이 무너진 상황인 만큼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승부수가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우선 네이버의 경우 그간 강조해온 중소상공인과의 상생경영 차원에서 신속한 대금결재와 같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의 규제 압박과 실적 개선 등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셈법이다. 쿠팡은 정부의 규제가 미치지 않는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커머스 1, 2위를 다투고 있는 쿠팡과 네이버가 하반기 어떤 전략을 보여줄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빠른정산 기준일 앞당겨...상생경영 박차=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집화 완료 다음날'로 정산 기준을 더 앞당긴다. 이달 내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빠른정산으로 지급받은 누적 정산대금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회전'이 중요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의 사업 안정성과 만족도 또한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빠른정산 기준 시점을 ‘배송완료 다음날’에서 오는 12월부터는 ‘집화완료 다음날’로 더 앞당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도 빠른정산 기준 주문 후 약 4.4일 만에 정산하는데 이를 3.3일로 더 단축했으며 구매확정 다음날 정산하는 일반정산도 평균 약 9.4일로 업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집화완료’는 상품이 판매자로부터 택배회사로 인수되어 배송이 시작될 준비가 완료된 상태로 사실상 배송 시작 단계를 의미한다. ​​빠른정산 서비스는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친 판매자 정책 가운데 특히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로 손꼽힌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본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 3월 빠른정산 누적 지급액 1조 원, 6월에는 3조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오는 9월에는 약 5조 원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빠른정산 제공 대상 판매자 기준도 완화되며 더 많은 영세 SME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집화완료 다음날’ 기준 도입과 함께 3개월 연속 ‘월 거래액 1백만 원’에서 ‘월 거래 건수 20건’으로 기준을 변경해 더 많은 중소 판매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을 필두로 SME들이 스마트스토어에서 도전하고, 성장하기 위한 기술적·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라며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데이터와 기술 및 금융회사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SME들을 위한 데이터 금융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데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네이버, 스마트스토어·풀필먼트 강화 집중....증권가 "네이버 규제 타격 덜할 것"=네이버가 최근 스마트스토어 입점 중소상공인의 대한 혜택을 강화하는 데에는 최근 대형 플랫폼 회사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네이버의 주가는 규제 관련 이슈가 시작되면서 흔들렸다. 최근 2거래일 연속 소폭 상승해 지난 17일 40만3000원으로 마감하면서 하락세에서 반전을 보이기는 했지만 2주 전과 비교하면 11% 남짓 하락한 수치다. 이에 이달 10~14일 네이버 임원 6명이 자사주 총 252주를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39만7500원~41만1500원이다. 이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시점은 정부·여당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논의가 촉발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때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규제 리스크에 따른 타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증권사들은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54만원), 현대차증권(60만원), 유안타증권(55만원) 등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2011년부터 시장 지배적 지위의 남용 가능성을 지적받으며 공정거래위원회와 부단한 싸움 속에서 자정 노력을 해왔던 점에서 카카오와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정호윤 연구원은 “네이버는 그동안 국내에서 소극적인 사업 확장을 해서 골목상권 침해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대표 플랫폼사업인 네이버쇼핑은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갑질 논란에서 자유로운 서비스다”고 내다봤다. 실제 네이버가 주력하는 쇼핑 사업은 입점 업체에서 걷는 수수료가 아닌 광고 수익이 주된 사업 모델(BM)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네이버의 결제 수수료를 문제 삼자 "업계 최저 수준"이라고 즉각 반박하는 둥 네이버가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다. 

 

올해 초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의 모두발언에만 중소상공인을 뜻하는 'SME'라는 단어를 총 23번이나 언급했다. 자사 쇼핑몰인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상생 노력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평가다. 또 네이버는 국내에서 각종 사업에 직접 진출하기보다는 업계 강자와 제휴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넓히는 모습이다. 하이브, 이마트,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CJ대한통운, 미래에셋 등과 제휴를 맺으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 쿠팡, 주가 30달러선 붕괴 지속...해외진출, 상생 승부수=올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이커머스 신화를 써보인 쿠팡은 최근 주가가 30달러 선에서 횡보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공모가(35달러)를 밑도는 가격이자 고점(69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근 특별한 상황이 없었던 만큼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 여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도 보유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ㅠ1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지난 14일 쿠팡 클래스A 주식 5700만주를 주당 29.685달러에 매각했다. 총 매각 규모는 16억9000만 달러(약 1조9886억원)다. 이는 총 보유 주식수 6억2515만6413주의 9.1%에 해당한다. 매각 후 보유 중인 쿠팡 주식은 5억6815만6413주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 쿠팡에 30억 달러(약 3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지난 3월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비전펀드는 쿠팡 클래스A 기준 37%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 매각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했다. 이번 지분매각으로 소프트뱅크는 투자 금액의 56%에 달하는 금액을 회수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올 2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쿠팡의 올 2분기 매출은 44억7811만 달러(약 5조2281억원)로 전년대비 71% 증가했다. 쿠팡 분기 매출이 5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순손실도 5억1860만 달러(6054억원)로 지난해 2분기 1억205만 달러(약 1180억원)에서 약 5배 증가했다. 특히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재고 손실 등 관련 비용이 5억1800만 달러(약 5957억원)에 이른 영향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해외 진출 및 국내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국내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한다”면서 “당분간 주가는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진출 성과와 국내 플랫폼 비즈니스 성과 가시화 등이 있을 경우 밸류에이션 상승과 함께 유의미한 주가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최근 조정이 지속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일부 완화됐으나, 소매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고멀티플 관련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투자심리 개선은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때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주가 회복을 위해선 영업 손실을 줄이고 물류 정상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주가 모멘텀을 회복하기 위해선 영업손실을 줄이고 신규 사업 비용 부담을 기존 사업 정상화로 극복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보여주는 동시에 시장점유율 상승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는 공급 측면에서 물류센터와 인력 확충의 문제인데, 물류센터는 내년까지 50% 이상 확충을 목표하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가능성은 인력 수급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 쿠팡, 실적 자신감...“신사업, 해외진출 투자확대”=쿠팡은 시장의 우려에도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쿠팡 측은 공시를 통해 15분기 연속 5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과 함께 신사업에서 이른바 ‘플라이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켓프레시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고, 쿠팡이츠 매출은 지난 2분기중 3배 이상 늘어난 점을 강조했다.

 

플라이휠은 가격을 낮춰 고객을 모으면 판매자가 늘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적극적인 투자로 로켓프레시·쿠팡이츠 등 서비스를 확장해 회원수를 늘렸고 이들이 쿠팡에서 소비하고 있고 결국 이것이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기다. 또 신사업과 인프라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쿠팡은 상반기에만 경상남도·충청북도·부산 등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투입되는 금액만 1조원에 달한다.

 

‘또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 진출 초기에 있는 시장에 대한 투자도 계속한다. 쿠팡은 퀵커머스를 앞세워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에 이어 이달 7일 대만 타이베이시 중산구 지역에서도 퀵커머스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은 한국 쿠팡의 모든 공식 직위를 사임하고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쿠팡은 충성고객 확보와 함께 쿠팡플레이, 라이브커머스 등 다른 신사업과의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달 13일 23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사업과 국내사업을 모두 잡겠다는 쿠팡의 의지라는 평가다.

 

또 쿠팡은 독자적인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풀필먼트 서비스 강화와 오픈마켓 확대에 나선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입점 셀러들을 대상으로 '제트배송(로켓제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CEO(최고경영자) 역시 콘퍼런스콜을 통해 쿠팡이츠와 로켓프레시의 성장세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신규 서비스를 확장하고 투자하면서 두 사업 모두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 속도로 확장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올해 2분기 조정 EBITDA 손실 대부분이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에 대한 직접투자액(약 1억2000만달러)으로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이며,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