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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포커스]"내년 상장 승부수 던졌다"...컬리, 오픈마켓 ‘잰걸음’

최근 PG업체 인수 이어 자체 결제시스템 구축 돌입
컬리, ‘상품큐레이션’ 앞세워 성장...오픈마켓으로 외형 확대
SSG닷컴도 오픈마켓 시범 운영...빅2 상장경쟁 ‘후끈’

 

[FETV=김윤섭 기자] 마켓컬리가 내년 상장을 앞두고 외형 확대 승부수를 던졌다. 그동안 직매입 형태를 유지해오던 컬리가 오픈마켓 도입을 추진하면서 이커머스 경쟁사의 경계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발맞춰 컬리를 신호탄으로 하는 이커머스 업체간 상품 및 배송서비스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SG닷컴이 상장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SSG닷컴과 컬리간 신선식품 새벽배송 경쟁도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지 눈 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 최근 PG업체 인수 이어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 돌입...오픈마켓 승부수=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를 인수하며 결제 및 정산 서비스 고도화 및 오픈마켓 서비스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컬리는 PG업체 인수를 시작으로 기술 역량을 고도화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자체 시스템 구축과 고도화가 완료되면 컬리는 직매입을 기반으로 한 기존 사업 모델에 더하여 소비자와 판매업체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으로 내년 상반기에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픈마켓 서비스로 마켓컬리는 상품구색을 강화하고 고객들의 상품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더 많은 파트너사들이 컬리에서 우수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픈마켓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도 최선의 품질을 제공하는 컬리의 기업 핵심가치는 지속 지켜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컬리가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선별하여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 개발 프로세스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자체 정산 시스템이 구축되면 고객들의 주문 관련 요청에도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파트너사들과의 정산도 더 편리하게 바뀐다.

 

현재 컬리는 약 2000개의 파트너사들로부터 약 3만개의 상품을 직매입을 통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96%는 중소상공인으로 더욱 편리하고 신속한 정산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있는 상황이다. 컬리는 정산 서비스의 고도화가 완료되면 정산 편의성 증대에 따라 중소상공인인 파트너사의 사업 안정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컬리는 PG 라이선스를 보유한 업체 인수를 통해 자체페이를 기반으로 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간편결제가 가능하게 되는 등 결제 편의성이 증대된다. 게다가 결제로 인한 각종 포인트 적립 등 추가 혜택을 고객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어 더욱 간편하고 합리적인 소비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현재 컬리는 네이버페이, 스마일페이, 차이, 카카오페이, 토스, 페이코 등 다수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컬리는 최근 화두인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확보도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취득을 통해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한편, 위탁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초개인화 마케팅 등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 컬리, ‘상품큐레이션’ 앞세워 성장...최근 외형확대 박차=컬리의 오픈마켓 진출 소식이 알려지자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체적인 분석은 컬리가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몸집을 불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직매입한 상품만 파는 것보다는 여러 셀러들을 끌어들여 판을 확대하는 것이 매출 규모를 키우는 데 더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픈마켓을 도입하면 여러 판매자가 플랫폼에 모여 경쟁하며 자신의 상품을 판다. 플랫폼 사업자는 중개 수수료를 받고 판매 책임은 판매자가 진다. 상대적으로 직매입보다 부담을 적고 거래액을 늘리기엔 쉽다.

 

또 오픈마켓을 통해 판매자가 늘면 상품 구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돼 고객 수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 그 외에도 트래픽 증가로 광고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주요 오픈마켓 업체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광고 수입으로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마켓컬리와 SSG닷컴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SSG닷컴은 올해 4월부터 오픈마켓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시스템 안정화 기간을 거쳐 정식 론칭한다는 방침이다.

 

컬리의 최근 행보를 보면 오픈마켓 도입은 당연한 수순이다. 샛별배송 전국화를 추진하고 있고, 비식품 카테고리 확대, 샛별크루 대규모 채용 등 외형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는 모습이다. 컬리는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을 진행하는 샛별크루를 대규모 공개 채용한다. 채용 규모는 세 자릿수다. 컬리에서 이정도 규모의 배송인력 공개 채용은 처음이다.

 

업계에선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마켓컬리가 배송 역량 확대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켓컬리는 자회사 프레시솔루션 소속 배송기사 외에 개인차량 소유 배송기사 등을 함께 활용해왔다. 이번 채용을 통해 프레시솔루션 소속 기사 규모를 보강해 새벽배송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컬리는 기존 서울 등 수도권에 제공되던 샛별배송을 올해 5월에 충청권까지 확대했으며 지난달 1일부터는 대구지역을 시작으로 남부권까지 진출했다. 현재 컬리는 수도권에 이어 대전, 세종, 천안, 아산, 청주 등 충청권 5개 도시와 대구지역에 샛별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경력·성별·학력과 상관없이 60세 미만 운전면허 소지자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컬리 본사에서 6개월 동안 계약직으로 근무한 후 컬리 물류 자회사 프레시솔루션 소속이 된다. 프레시솔루션 계약직 근무 후에는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 근무시간은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10시간이다. 주 5일 근무로 상황에 따른 스케줄 근무가 가능하다.

 

지난 5월에는 기존 논현동 본사에서 역삼동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단순 사무실 이전을 넘어 상장, 전국배송 시스템 구축 등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의지라는 평가다. 마켓컬리 직원수는 2019년 362명에서 지난해 말 1000명을 넘겼다.

 

또 비식품 상품카테고리를 넓히고 소비자와 접점 및 서비스지역도 늘리는 등 외형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컬리는 최근 핸드폰 갤럭시Z 신모델인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 사전 예약 판매에 나섰다. 마켓컬리가 오픈마켓처럼 핸드폰 신제품 판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도 적은 비중으로 비식품을 판매했다. 올해부터는 비식품 카테고리 판매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켓컬리가 카테고리 확대에 발벗고 나선 것은 식품 카테고리만으로는 매출 볼륨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식품 특성상 유통기한이 있어 대규모 구입이 적고, 개별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업계는 컬리가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내년 상반기 상장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컬리는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유치를 완료하고 향후 기업공개(IPO)는 한국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실제로 컬리는 올해 4월 호텔 리조트 상품을 처음으로 선보이고, 뷰티 카테고리 중 메이크업과 관련된 색조 화장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어 5월에는 삼성, LG 등 대형가전 판매를 시작했다. 그 결과 식품이 메인인 마켓컬리의 비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25%까지 늘어났다.

 

다만 컬리가 그동안 품질을 앞세운 ‘상품큐레이션’을 강점으로 해온만큼 오픈마켓이 도입될 시 컬리만의 강점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컬리는 오픈마켓을 열어도 상품 선별은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컬리 관계자는 “오픈마켓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도 최선의 품질을 제공하는 컬리의 기업 핵심가치는 지속 지켜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컬리가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선별하여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 개발 프로세스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말했다.

 

 

◆ SSG닷컴도 오픈마켓 시범 운영...빅2 상장경쟁 ‘후끈’=최근 상장을 공식화한 SSG닷컴은 2년만에 TV광고를 선보이는 등 상장을 앞두고 외형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달 13일 주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 요청서(RFP)를 보내며 상장 준비를 공식화했다.

 

관사 선정이 순탄하게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의 상장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SSG닷컴은 지난 2018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로부터 1조원의 신주 인수 투자를 약속을 받았다. 당시 SSG닷컴과 재무투자자들은 2023년까지 IPO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SG닷컴은 현재 직매입(1P) 중심의 사업자에서 소비자와 판매상을 연결해주는 중계 형태인 마켓플레이스(3P)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2023년 SSG닷컴의 목표 총거래액(GMV)을 연평균 29% 성장한 10조원으로 제시하며 2023년까지 그로서리 부문(1P)을 2배, 라이프스타일 부문(3P)을 3배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진협 유안타증권연구원 연구원은 "3P로의 확장은 이커머스 시장에 대해 기존 유통 마진에서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유통업체로서의 접근 방식에서 광고, 셀러 서비스 수익 등 플릿폼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접근 방식으로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