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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조합 “우리금융 최대주주 되겠다”

예보, 지분 10% 연내 매각...2대 주주와 지분율 1.05%p 差 불과
우리사주 "지분 1~2%p 추가확보"...사측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FETV=권지현 기자] 우리사주조합이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 자리에 도전한다. 

 

정부가 올해 안에 우리금융 지분 중 10%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완전 민영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우리사주조합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금융의 주요 주주는 예금보험공사(15.25%), 국민연금공단(9.8%), 우리사주조합(8.75%) 등이다.

 

최인범 우리사주조합장은 10일 FETV와의 인터뷰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서고자 이번 경쟁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직원들을 상대로 매입 물량 조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인수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사주는 다음 달 8일로 예정된 투자의향서(LOI) 접수 마감에 맞춰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9일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가운데 10% 매각 결정을 발표했다.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사실상 우리금융의 완전한 민영화가 달성된다.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완전 민영화를 계기로 우리금융 주가가 더욱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사주가 우리금융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한 만큼 금융권은 조합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예보가 내놓을 10%의 지분 '분배 지도'에 따라 우리금융의 주요 주주가 바뀌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사주는 지분 1.05%포인트(p)를 초과해 늘리면 국민연금을 앞서는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이 우리금융의 주식을 사들이는 이유가 '경영권 참여'가 아닌 '일반 투자'인 만큼 지분을 크게 늘릴 가능성은 매우 적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이후 현재까지 지분율 9.8%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2년간 늘린 지분 역시 1.62%p로 우리사주 증가분(2%p)보다 적다.

 

 

문제는 '10% 규정'이다. 현재 우리사주는 해당 기업의 지분 10%를 초과해서 보유할 수 없다. 10%를 넘어서면 '경영권 위협'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1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꼭 이번 경쟁입찰에 참여, 지분 10%를 초과하려는 목적이 아니어도 우리사주는 지분이 지속적으로 늘 수 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금융위의 승인은 언젠가는 '넘어야 하는 산'이다. 우리금융의 우리사주는 등기 임원을 제외한 전 직원이 가입돼 있다. 직원이 기금 10만원을 내면 우리금융이 15만원을, 5만원을 내면 5만원을 지원해 주는 형식이다. 10만원을 내고도 25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우리사주는 1~3대 주주 중에서 가장 눈에 띄게 지분이 늘어왔다. 지난 2019년 6월 30일 6.75%이던 우리사주 지분은 매년 1%p 가까이 늘어 1년 뒤에는 7.44%, 올 6월 30일에는 8.75%를 기록했다. 이에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의 지분 격차는 2019년 6월 1.43%p에서 2년 만에 1.05%p로 줄어들었다.

 

최 조합장은 "우리금융의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려는 직원들로 인해 우리사주 지분율은 늘 변동이 있지만 향후 적어도 1~2%p 정도는 추가적으로 늘리려고 계획하고 있다"면서 "적지 않은 직원들이 매달 30만원 이상 자사주를 매입하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10%의 벽'은 언젠가는 직면해야 하는 과제이므로 금융위의 승인을 받기 위해 현재 필요 서류 목록을 받고 검토, 준비 중에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 조합장은 '경영권 획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앞서 우리금융 우리사주는 2018년 1월 지분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함'으로 변경한 바 있다. 그는 "현재로서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늘릴 계획이 없다"면서 "투자 목적을 변경한 것은 기술적인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사주는 본질적으로 직원들을 위한 조직인 만큼 우리금융 구성원으로서 회사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 방향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수준에서 향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사주가 우리금융의 최대주주가 되면 직원이 1대 주주인 국내 '최초 사례'가 된다. '직원 최대주주'가 실현될 경우 이전보다 근무 환경, 복지 등의 처우가 개선돼 직원들이 '지위'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내부에서 최대주주가 탄생하는 만큼 외부 '눈치보기'에서도 보다 자유로워진다. 현재 우리금융은 예보가 최대주주인 것에 더해 2016년 12월 예보가 지분 29.7%를 과점주주들에게 매각한 이후 과점주주들이 이사 선임을 통해 우리금융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최 조합장은 "우리사주조합이 최대주주가 되려는 이유는 직원들과 회사의 '윈윈'을 바라기 때문"이라며 "우리사주가 1대 주주가 되면 직원들은 더 나은 근무환경 외에도 주가 상승, 배당금 수익 등을 위해서라도 주인의식을 갖고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이고 이는 회사에도 결국 득이되는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사주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사측은 신중한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예보 지분 매각이 완성될 경우 현재 3대 주주인 우리사주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는 당장이 아닌 좀 더 장기간 지켜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