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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FE리포트]두산중공업, 웨스팅하우스發 원전 기대감 커진다

美 웨스팅하우스, 우크라이나와 원자로 공급 계약…원전 기기 공급하는 두산重 기대
SMR 상용화 속도 붙는 뉴스케일, 우크라이나와 건설부지 모색하는 MOU 체결
뉴스케일 전략적 파트너사 두산重…“SMR로 年 4조4000억원 발주 가능” 전망

[FETV=김현호 기자]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뉴스케일 파워가 우크라이나와 잇따라 원전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에 모두 파트너사로 참여중인 두산중공업 입장에선 여간 큰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의 원자로 핵심 설비기기를 납품하는 회사로 원전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원전의 안전성은 여전히 의문 부호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지만 세계 각국이 원전 건설을 계획한 만큼 두산중공업의 성장판이 재가동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웨스팅하우스發 수주 소식에...두산重 기대감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 제작회사인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 발전소인 에네르고아톰과 원자로 공급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4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에네르고아톰은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의 약 50%를 공급하고 있다. 오는 2035년까지 약 700만KW 규모의 신규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웨스팅하우스의 AP1000(개량형 가압경수로)이 도입되며 총 공사비는 300억 달러(34조6710억원)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는 “AP1000은 완전 수동형 안전시스템과 모듈화된 표준 설계, 높은 작동 성능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와 유럽 및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라이선스를 받은 유일한 3세대 이상의 원자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가압경수로는 냉각재에서 배출되는 물이 증발하지 못하도록 높은 압력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자로 모델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원전은 총 443기로 이 가운데 가압경수로 모델은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302기에 달한다. 이 모델은 주로 전력, 담수, 난방 용도로 사용되며 대형 원전에 적용된다.

 

이번 수주 소식에 두산중공업의 수혜가 기대되는 이유는 양사간 협력관계가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7년, 웨스팅하우스가 중국 저장성 싼먼현과 산동성 하이양)에 위치한 원전의 핵심 주기기를 공급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서머와 조지아 보글 원전의 핵심 주기기 공급을 책임지기도 했다. 원자로는 원자핵분열의 연쇄 반응 속도를 자체적으로 유지하고 제어하도록 설계된 기기로 핵분열 반응을 유지하고 제어하는 원전의 핵심 설비다.

 

◆‘두산重 파트너’ 뉴스케일, SMR 상용화 속도=대형 원전에는 웨스팅하우스로 기대감을 키운 가운데 차세대 원전으로 평가되는 소형모듈원전(SMR)은 뉴스케일 파워 효과가 전망되고 있다. 뉴스케일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SMR 설계인증을 세계 최초로 받았으며 SMR 상용화에 가장 앞서고 있는 원자력발전 전문회사다.

 

뉴스케일은 지난 1일(현지시간), 에네르고아톰과 건설부지를 모색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프로젝트 설계 및 연구 등 회사의 SMR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측은 “이번 MOU는 SMR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에네르고아톰은 “뉴스케일의 SMR은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고 규제 기관이 허가한 유일한 기술”이라며 “우크라이나에 SMR을 구축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르노빌 사태와 후쿠시마 폭발사고가 이어지는 등 기존 원전의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태지만 SMR은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원전으로 분류된다. 300MW 이하의 원전인 SMR은 원자로를 구성하는 주요 기기들을 일체화해 제조하기 때문에 모듈 형태로 제작이 가능하다.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건설 현장으로 이송해 설치할 수 있어 공사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70개의 모델이 개발 중에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9년 원자로 모듈 및 기타 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초에는 국내 투자사들과 6000만 달러를 신규 투자하는 등 뉴스케일과 전략적 파트너사로 함께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뉴스케일에 투자한 지분 규모만 약 1200억원에 달한다. 양사는 미국 발전사업자인 UAMPS가 2029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아이다호주 SMR 건설·운영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SMR은 수소생산, 해수담수화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투자 리스크도 적어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과 맞물려 세계적 트렌드로 급부상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SMR 건설을 위해 지난 2006년 원자력 발전회사 테라파워를 설립했고 미국 바이든 정부도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SMR을 핵심 기술로 꼽았다.

 

유럽과 일본도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고 영국, 프랑스, 뉴질랜드 등은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상태다. 기후 위기의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태양광 및 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는 간헐성으로 대체 에너지가 필요한데 뉴스케일 SMR은 신속한 출력 조절이 가능해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원전협회가 전망하는 2035년 SMR 시장 규모는 65~85GW로 연평균 4.7~6.1GW의 설치가 필요하다”며 이럴 경우 “연평균 3조4000억원~4조4000억원의 기자재 및 설계용역 발주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NRC 인증을 받은 뉴스케일, 연료재장전이 가능한 테라파워 등을 감안해 연평균 수주잔고는 최대 1조3000억원씩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두산중공업의 미국 관계사가 원전과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을 전하고 있는 점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강조한 ‘원전 협력’의 당위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정상회담을 통해 “원전사업 공동참여를 포함해 해외원전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해외 원전시장 내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은 1987년부터 국내 유일의 원자로 핵심 설비 주계약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가동한 UAE(아랍에미리트) 원전의 주기기 공급도 담당했다. UAE 원전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플랜트 수출 사업으로 투입된 비용만 186억 달러(20조원)에 달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운영시점은 불확실하지만 사우디, 폴란드 등에서 사업 검토를 하고 있는 원전은 325기에 달한다”며 “국내 업계에서는 한미 원전 동맹이 본격화되면 이 나라들 가운데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