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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Why]SK이노베이션, 실적 좋은데 주가 저평가됐다고...왜?

2Q 영업익 5065억, ‘코로나 부진’ 탈출…배터리 점유율 끌어올리며 경영 확장
투자금 확보 위한 물적분할·주가 부진에 주주들은 ‘뒤숭숭’…달래기 나서나
“배터리 소재사업 확장·신규 투자 긍정적…주가 흐름은 관망 필요”

 

[FETV=김창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5000억원대의 흑자와 더불어 반기(1,2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또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5% 이상 상승하며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을 털어낸 모습이다.

 

아울러 석유화학 부문 실적이 견조한 가운데 배터리 사업 손실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도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이런 가운데 올해 7월까지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집계에서 SK이노베이션은 삼성SDI를 누르고 첫 ‘글로벌 톱5’에 진입했다.

 

상승세인 실적과 다르게 SK이노베이션의 주가 추이는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16일 배터리 사업과 E&P(석유개발) 사업 분사를 결정하는 주주총회에서 이익배당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을 함께 상정한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사는 회사의 신사업 추진을 위한 현금성 자산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배터리를 믿고 투자하는 건데 배터리를 떼어내면 어떡하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에 지난 6월경까지 잘 나가던 주가도 7월 1일 배터리 사업 분사 이후 20% 가까이 떨어졌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및 FCW(플렉시블 커버 윈도우)를 비롯한 소재사업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고 배터리 생산능력 또한 시설 증설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 부문 역시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배터리부문 기업공개(IPO)에 따른 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에 대한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 SK이노베이션, 2분기 실적 ‘맑음’…배터리도 고공행진= 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으로 5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며 상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 및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과 배터리 판매 실적 호조 등 영향으로 2분기 매출액 11조1196억원, 영업이익 506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심했던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조9877억원(55.91%)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9628억원 늘어 흑자 전환했다.

 

1, 2분기를 합한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9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8년 이후 3년만에 1조원을 넘긴 것이다. 윤활유 사업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배터리 사업 영업손실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석유화학 부문의 이익 창출이 견조한 가운데 적자 폭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는 배터리 부문의 성장이 눈길을 끈다. 2분기 배터리 매출은 6302억원으로 1분기 대비 20.3% 늘었다. 이로써 배터리 부문의 연 상반기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손실 또한 전분기대비 약 788억원 줄어든 979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SK이노베이션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의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37.1GWh에 달했다. 중국 업체 CATL이 점유율 30%로 1위, LG에너지솔루션이 24.2%로 2위를 기록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점유율 5.4%)가 삼성SDI(점유율 5.1%)를 제치고 처음으로 5위권 내에 진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GWh(기가와트시)의 출하량을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47.8% 성장한 7.4GWh를 기록, 최근의 높은 성장세를 반영했다.

 

 

◆ “배터리 떼어내면 어떡해”…주주들 반발 거세= 배터리 부문 실적은 상승세지만 분사를 앞두고 분위기는 뒤숭숭한 상황이다. 투자를 위한 현금성 자원 확보를 위해 성장성이 높은 배터리 부문의 물적분할 및 상장을 추진하는 것인데 배터리의 매력을 보고 투자한 투자자와 주주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실제 이번 분할을 놓고 LG화학의 에너지솔루션 분할 때와 마찬가지로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주주가치 제고에 소극적이다’는 평가가 많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분사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30만원대를 오르내리며 기대감을 높이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7월 1일 배터리 분사 소식이 알려지며 이후 최근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오전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장중 주가는 24만8500원에 거래 중이다. 올해 2월 연중 최고점(32만7500원)을 기록했던 때와 비교하면 20% 넘게 떨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를 성장세를 믿고 투자했는데 배터리를 떼어내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이 선택한 배터리 부문의 분할 방식은 물적분할이다. 물적분할은 특정 사업 부문을 신설 법인을 통해 떼어내되 기존 회사가 신설 회사 지분을 100% 갖는 형태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들은 배터리 회사의 주식을 한 주도 받을 수 없다.

 

물적분할은 순자산을 기준으로 사업부별 가치를 평가해 기존 주주의 주식을 나누는 인적분할과는 다르다. 특히 인적분할은 성장성이 높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장사업 부문을 분할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에게 ‘주식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보유 현금이 부족한 데다 그나마 있는 현금성 자산도 신설 배터리 회사에 대부분 넘기는 상황이라 주식 배당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달 16일 배터리 사업과 E&P(석유개발) 사업 분사를 결정하는 주주총회에서 이익배당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을 함께 상정한다. 구체적인 안건은 ▲이익의 배당은 금전, 주식 및 기타의 재산으로 할 수 있다 ▲회사가 금전 외의 재산으로 배당하는 경우 회사는 일정 수 미만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금전 외의 재산 대신 금전으로 지급할 수 있다 ▲회사는 7월 1일 0시 현재의 주주에게 상법의 규정에 의한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 등이다. 중간배당은 금전, 주식 및 기타의 재산으로 할 수 있다 등의 내용을 정관에 반영하는 내용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주총 때 주주들에 대한 주식 배당 결정 여부에 대해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 “SK이노베이션, 실적 전망은 양호하나 주가는 글쎄”=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향후 경영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배터리·석유화학 할 것 없이 과감한 투자와 기존 입지를 활용한 이익 창출로 실적 선순환 구조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배터리 분사 및 IPO에 대한 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은 분리막과 FCW(플렉시블 커버 윈도우)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 분리막 사업은 2004년 독자 개발에 성공한 이후 지속적인 증설로 올해 13.6억㎡로 증가할 전망이고 추가 증설로 2025년에는 40.2억㎡로 생산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또한 배터리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다. 중국 및 유럽 생산능력 확대로 2019년 5GWh였던 배터리 생산능력이 올해 40GWh로 증가했고 소송 이슈 제거, 전방 시장 성장, 분할 등으로 인한 투자 확대로 2025년 생산능력은 200GWh로 급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정유 본업의 회복과 배터리 수익성 강화로 성장성은 유효하다"며 "그러나 유가 정체로 낮아진 정유 성장 가능성과 배터리 물적분할 및 IPO에 따른 가치 희석 우려가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