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4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반기 1위’로 시동 켠 코람코자산신탁의 재도약

리츠·펀드·신탁 모두 선방…매출액, 전년比 77%↑
구원투수 정준호 대표, 수익다변화 등 '체질 개선' 성공

 

[FETV=이가람 기자] 코람코자산신탁이 올해 상반기(1∼6월) 호실적과 경영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올 상반기 영업수익 117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동기(663억원) 대비 77% 가까이 성장하면서, 부동산신탁회사 14곳 가운데 선두를 차지했다. 이 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을 웃도는 곳은 코람코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1008억원) 뿐이다.

 

부동산 신탁이란 일반인 소유자가 부동산 소유권을 수탁사에 이전하면 전문가가 신탁재산을 효과적으로 개발·관리해 이익을 창출해 주는 종합 부동산 서비스다. 소유주의 토지에 건물을 짓거나 택지를 조성한 뒤 이를 분양·임대하는 토지개발신탁, 소유자를 대신해 부동산·시설 등의 관리를 책임지는 관리신탁, 공공청사·연수원 등 대형 부지를 대신 처분해 주는 처분신탁, 부동산 수익권 증서를 금융기관에 제출해 대출을 진행하는 담보신탁 등이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우수한 성적은 리츠사업부가 이끌었다. 리츠사업부는 코람코자산신탁 매출의 절반을 책임졌다. 용인 브릭물류센터와 여의도 신송빌딩 등의 매각을 통해 거둔 160억원대의 차익이 반영됐고, 지난 2018년 설정했던 블라인드펀드1호의 자산 전부와 코람코에너지리츠의 지방 소재 주유소를 일부 정리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여기에 차입형신탁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한 노력도 빛을 발했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책임준공형 관리신탁과 정비사업에 집중해 약 12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리츠, 부동산펀드, 부동산신탁으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강점이 됐다”며 “부동산시장 트렌드에 맞춰 각 사업부문의 비중을 조정해 수익성은 확대하고 리스크는 회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한동안 부진에 빠져있었다. 한때 대형신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투자시장의 기대를 받았지만 지난 2017년부터 상승세가 꺾이다가 하위권(10위)으로 추락한 바 있다. 다른 신탁사들의 실적은 계속 불어나는 데에 반해 코람코자산신탁의 당기순이익은 매 분기마다 하락했다. 주요 경영진이 수령한 급여도 2016년 말 209억원에서 2020년 말 77억원으로 축소됐다. 몸값이 높은 베테랑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탁사는 우수한 영업 인력의 숫자가 곧 경쟁력이다. 코람코자산신탁 출신들이 이지스자산운용과 및 마스턴자산운용을 설립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나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말에는 대주주가 변경되기도 했다. 새로운 대주주는 LF로, 패션업계 불황에 부동산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해 보겠다는 구본걸 LF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대주주 변경 이후 처음으로 시장 주도권을 다시 쥐게 됐다. 대주주인 LF도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 속에 부동산 투자로 타격을 완화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암울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꺼내든 ‘정준호 카드’가 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19년 3월 코람코자산신탁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정 사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 공공기업을 거쳐 우리금융지주 실장 및 삼성카드 부사장 등을 지내다 지난 2003년부터 코람코자산신탁에 몸담게 된 금융전문가다. 도입 초기 리츠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부동산신탁업의 토대를 닦는 등 기여도가 컸고,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 부동산시장의 환영을 받았다.

 

정 사장은 리츠사업부 내 개발사업 전담본부를 신설하는 등 수익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평택브레인시티 대토 리츠 사업에 착수했다. 또 키움증권과 부동산금융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신탁업계 순위도 어느덧 중위권을 회복했다.

 

정 사장은 “LF의 높은 신용도와 든든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하겠다”며 “꾸준히 새로운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도 밝다. 지난해 국내 신탁시장은 1000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이중 부동산신탁 비중이 33%(335조원)에 육박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지만 전년과 비교해 약 17% 증대됐다. 전반적인 부동산신탁업계 매출 규모가 늘고 있는 것도 코람코자산신탁의 전망에 긍정적인 신호다. 올 상반기 국내 부동산신탁사의 영업수익은 총 7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신규 수주물량도 반기 만에 약 1조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