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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Why] 삼성전자, 반도체 희망가 부르는 까닭은?

메모리 가격 하락한다고 하자...삼성전자, 15거래일 연속 ‘7만전자’
메모리 업황 밝지 않지만...빅테크 기업의 홀로서기로 파운드리 기대감
구글도 자체 칩 개발 선언...구글과 우호적인 삼성, 일감 확보 ‘청신호’

[FETV=김현호 기자] 메모리 반도체의 ‘한파’가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보름동안 8만원대를 단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D램 가격은 3분기까지 증가했지만 최근 현물가가 최저치를 나타내면서 4분기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연일 ‘한숨’을 내쉬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의 ‘블루오션’으로 분류된다. 업계 1위 TSMC와의 격차가 여전하지만 기술력에서는 밀리지 않는 만큼 고객사 다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구글이 반도체 독립을 선언한 점은 파운드리(위탁생산) 영역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는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메모리 충격에...삼성전자 흔들=‘10만전자’ 이상의 기대감이 높았던 삼성전자가 맥 못추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1일 종가기준, 7만6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지난달 11일부터 15거래일 연속 ‘7만전자’에 머물고 있다. 같은기간 개인들은 6조6780억원을 순매수 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들이 6조8930억원을 순매도 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현재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세웠던 지난 1월11일(9만1000원)보다 16% 이상 줄어든 상태다.

 

주가 하락은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쏟아지면서 시작됐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지난달 9일(현지시간), “PC와 스마트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이 메모리 재고 축적을 줄이고 있다”며 “올해 4분기부터 1년 동안 D램과 낸드의 합산 ASP(평균판매가격)가 약 25%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비중축소로 축소하고 목표주가도 11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22% 내려 잡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4분기 PC용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최대 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현재 PC OEM은 공급 부족을 이유로 높은 수준의 D램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PC용 D램 가격 인상 가능성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버용 D램도 가격 인상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다 11월과 12월 고정가가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또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같은 달 11일 '메모리-겨울이 오고 있다(Memory-winter is coming)'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보내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모건스탠리는 “2022년 1분기부터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내년 중 고객사의 D램 재고 축적이 이뤄져 점차 공급 과잉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D램은 장기계약 특성상 4개 분기가 시작되는 첫 달에 가격이 오른다. 1분기는 1월, 2분기는 4월에 오르는 식이다. PC용 D램(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은 1월과 4월, 7월 모두 전달대비 상승한 바 있지만 4분기는 시장의 예상과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1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PC용 D램 현물가격은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평균 3.889달러를 기록했다. 현물가는 기업간 거래 가격인 고정가의 선행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에 4분기 D램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분위기다.

 

◆구글의 ‘독립’ 선언, 삼성 파운드리 호재로 작용할까=애플,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14년간 동업하던 인텔과 결별하며 PC용 CPU(중앙처리장치)인 ‘M1’을 공개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CPU 시장의 부동의 1위를 질주하는 인텔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면서 반도체 시장의 벽을 허물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M1을 만들어내면서 비메모리 시장의 팹리스 영역까지 진출했지만 파운드리는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산업을 분류된다. 파운드리 생산라인 증설에는 수십조원의 비용이 투입되고 미세공정을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조차도 자체 설계한 칩 생산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에 맡기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홀로서기가 삼성전자에 고무적인 이유는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미세공정의 필요성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회로가 미세하면 전력과 성능이 향상되며 고효율과 고가의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 가운데 5나노 이상의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전자의 고객사 확대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애플이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자사의 물량을 몰아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기술력은 밀리지 않는 만큼 고객사 다변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의 퀄컴, IBM, 엔비디아 등을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이며 업계에서는 삼성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구글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초 “올해 10월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픽셀6과 픽셀6프로에 자체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텐서’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2016년부터 퀄컴에서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AP를 탑재했지만 애플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구글은 또 노트북,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으로 자체 ’칩‘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안드로이드 생태계 구성을 함께하고 있으며 텐서의 설계에도 직접 참여했다. 또 자체 AP인 엑시노스 시리즈의 제조 경험도 있어 구글과의 협업이 유력한 상태다.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반기 파운드리 매출이 전년대비 20% 늘어날 것”으로 확언한 바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구글의 칩 생산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가격도 올라가면서 삼성 파운드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최근 TSMC는 최근 반도체 가격을 2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가을에 10% 이상 올린 바 있지만 이번 인상폭은 역대 최대 규모다. 관련 사실을 보도한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이번 인상은 반도체 품귀현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1위 결정에 삼성전자도 여력이 생기면서 최근 고객사에 15~20% 가격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파운드리 가격인상을 단행한 것은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라며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가격인하 폭과 강도만을 조절하며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현재 파운드리 수요가 공급을 30% 초과하면서 파운드리 가격 현실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