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30 (화)

  • 맑음동두천 3.0℃
  • 맑음강릉 6.4℃
  • 맑음서울 3.4℃
  • 맑음대전 5.8℃
  • 맑음대구 7.0℃
  • 맑음울산 7.1℃
  • 맑음광주 8.1℃
  • 맑음부산 9.9℃
  • 맑음고창 4.8℃
  • 맑음제주 10.7℃
  • 맑음강화 1.9℃
  • 맑음보은 3.9℃
  • 맑음금산 4.6℃
  • 맑음강진군 8.0℃
  • 맑음경주시 6.7℃
  • 맑음거제 7.3℃
기상청 제공


유통


[FE워치]‘정기구독’ 승부수 던진 네이버...이커머스 패권다툼 예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정기구독 서비스 본격 개시
하반기 풀필먼트센터 오픈 이어 판매자 위한 플랫폼 선봬
쿠팡 2분기 매출 5조원 돌파...15분기 연속 성장 쾌거
누적적자 우려 지속...“해외진출, 물류센터 투자 박차”

 

[FETV=김윤섭 기자] 이커머스 1위 네이버의 점유율 확대 전략이 가속화하고 있다. 하반기를 맞아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하면서 물류 경쟁력 강화에 나선 데 이어 쿠팡이 자랑하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정면 승부에 나선다.

 

쿠팡이 여러 우려에도 2분기 매출 5조원을 돌파하면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상장을 앞두고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의 1위 지키기 전략이 쿠팡과 SSG닷컴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정기구독 서비스 본격 개시=네이버는 이달 19일부터 스마트스토어 정기구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정기구독이 론칭되면서 반복구매가 필요한 생필품이나 먹거리, 주기마다 교체가 필요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는 소비자와 판매자간의 선순환으로 정기구독 참여자를 늘리고 구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 29일부터 스마트스토어 법인 판매자들에게 정기구독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판매자들은 자신의 스토어 운영 상황과 상품 소비주기를 고려해 ▲사전 고객 알림 ▲자동 결제 ▲배송주기를 설정할 수 있다. 솔루션 오픈 이후 정기배송 옵션을 도입하는 판매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현재 영양제, 이유식을 포함한 식품과 생필품, 반려동물 용품 등을 정기구독으로 받아볼 수 있다.

 

이용자들은 스마트스토어 상품에 활성화된 '정기구독' 버튼을 눌러 원하는 배송 주기와 이용 횟수, 희망 배송일을 선택해 정기구독을 신청할 수 있다. 여러가지 상품을 구독할 경우 배송 주기를 상세하게 조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상품별 맞춤일 배송 ▲빨리받기·건너뛰기 같은 옵션도 제공해 서비스 편의성도 높였다.

 

 

또 정기구독 이용 시 일반 이용자에겐 총 2%,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에게는 최대 6%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정기배송 서비스를 론칭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본격적인 쿠팡견제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의 약점으로 꼽혔던 물류 경쟁력에서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풀필먼트 센터를 강화한데 이어 쿠팡의 장점으로 꼽혔던 정기배송 서비스까지 나섰기 때문이다.

 

◆ 네이버 지난달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 오픈...물류경쟁력 강화 박차=실제로 네이버는 지난달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상으로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열었다. ‘NFA’는 SME와 풀필먼트 스타트업을 상호 연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AI를 이용한 물류 데이터 분석, 사업자별 물류 수요예측 등의 기능들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NFA는 셀러가 자사에 맞는 풀필먼트 업체를 골라 제품 포장과 배송 등을 위탁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서비스 제공 업체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해 아워박스, 위킵, 파스토, 품고, 딜리버드, 셀피 등 7개 업체다.

 

 

지난 6월엔 CJ대한통운과 손 잡고 곤지암에 이어 군포와 용인에 네이버 판매자 중심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하며 AI 물류 실험을 시작했다. 군포 ‘e-풀필먼트센터’는 연면적 3만8400㎡(1만1616평)다. 이는 축구장(7140㎡) 5개와 맞먹는 규모다. 상온 제품 셀러들을 대상으로 보관, 재고관리, 포장, 출고 등 물류 전과정을 수행한다.

 

군포 ‘e-풀필먼트센터’는 총 5개 층으로 구성됐다. 상품속성, 출고빈도에 따라 1~5층에 보관하고 고객 주문에 맞춰 첨단기술을 활용해 분류, 포장 등의 작업을 거쳐 1층에서 통합 출고한다. 향후에는 자율운송로봇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21일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심으로 운영중인 곤지암·군포·용인 풀필먼트 센터에 이어 추가로 20만평 규모 이상의 풀필먼트센터를 설립하고 스마트스토어에서도 당일·새벽배송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의 점유율 확대가 본격화된 가운데 쿠팡은 탄탄한 충성고객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쿠팡은 2분기 매출 5조원을 돌파하면 또 한번 놀라운 성장세를 증명했다. 15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이어가면서 오프라인 1위 이마트를 분기매출로 코앞까지 추격하는 모습이다. 지난 몇 달간 물류센터 화재와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의 국내 직책 사임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으나 꾸준한 투자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실적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 쿠팡 2분기 매출 5조원 넘어서...전년대비 71% 성장=쿠팡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11일(미국 현지 시간) 공개된 쿠팡의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한 44억 7000만 달러(5조 1500억 원)로 급증했다. 분기 최초 5조원 매출 돌파 및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15분기 연속 50% 이상 성장도 이어갔다.

 

신규 고객 유입도 지속돼 펀더멘털은 더욱 강화됐다. 2분기에 한번이라도 구매한 적 있는 활성고객은 26% 증가한 1702만 2000명이었다. 활성고객은 1분기보다 100만 명 증가했다. 화재사고 이후 불매 및 탈퇴 운동이 벌어졌음에도 지난 1분기 당시 전년동기 대비 활성고객수 증가폭(21%)보다 늘었고 지난 1분기 대비해서도 100만명 증가했다.

 

1인당 구입액(매출)은 263달러(약 30만 4천 원)로 36% 증가했다. 고객수 및 1인당 매출 증가 등으로 2분기 영업 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2800만달러에서 4700만 달러 증가한 7500만 달러에 달했다.

 

투자에 따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신선식품 관련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2·4분기 신선식품과 쿠팡이츠에 대한 쿠팡의 직접 투자액은 1억2000만달러였다. 신선식품 관련 매출은 20억달러를 웃돌았고, 쿠팡이츠 역시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매출이 3배 넘게 늘었다.

 

◆ 15분기 연속 성장...신사업, 인프라 투자 속도=쿠팡은 충성고객 확보와 함께 쿠팡플레이, 라이브커머스 등 다른 신사업과의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달 13일 23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사업과 국내사업을 모두 잡겠다는 쿠팡의 의지라는 평가다.

 

쿠팡의 이번 유상증자는 NYSE 상장 이후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진 것이다. 쿠팡 측은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은 향후 물류센터 투자나 신사업 확장 등 국내 온라인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로 활용될 전망이다.

 

쿠팡이 올해 국내 물류센터 신규 투자로 발표한 누적 투자규모는 1조 원을 넘어섰다. 고용창출 효과는 직접고용으로 약 9500명, 신규 물류센터 전체 면적은 축구장 100개 규모가 될 전망이다.

 

 

또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 진출 초기에 있는 시장에 대한 투자도 계속한다. 쿠팡은 퀵커머스를 앞세워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에 이어 이달 7일 대만 타이베이시 중산구 지역에서도 퀵커머스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은 한국 쿠팡의 모든 공식 직위를 사임하고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국내와는 달리 주문 상품은 신선식품부터 공산품까지 다양하지만 주문 다음날 배송하는 국내의 '로켓배송'과 달리 일본에선 상품 주문 즉시 배달원이 전달한다. 로켓배송과 배달 앱 쿠팡이츠를 결합한 형태다.

 

첫 해외 진출지로 일본을 택한 건 내수 기업이란 한계를 극복하면서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지분율 33.1%)이 출자한 회사와 협업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쿠팡은 일본과 대만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적용 지역을 점차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일본 역시 전역으로 진출을 노리고 있다.

 

업계는 쿠팡이 향후 진출을 예고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서도 퀵커머스로 우선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에서는 현지의 최고운영책임자, 물류·리테일 부문 대표 등을 모집하고, 물류·마케팅·정보기술(IT) 부문 등에서 실무자와 임원 등을 뽑았다.

 

또 쿠팡은 독자적인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풀필먼트 서비스 강화와 오픈마켓 확대에 나선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입점 셀러들을 대상으로 '제트배송(로켓제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 판매 수요를 예측해 판매자에게 데이터를 제공, 해당 상품을 미리 물류센터에 입고해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네이버에 비해 선택의 다양성은 없지만 쿠팡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만큼 배송 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또 배송이나 반품 등 고객응대(CS)까지 쿠팡이 맡아 판매자는 상품 전략을 수립하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아직 서비스 초기로 현재 취급 품목이 많지 않고 투자도 시작단계지만 상장으로 5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만큼 향후 매우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해 택배운송사업자를 취득하고, 최근에는 ‘쿠팡 풀필먼트 시스템’, ‘로켓포머천다이즈’ 등의 상표권을 제출하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와 쿠팡의 풀필먼트 경쟁이 치열해지자 다른 업체들도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쿠팡의 이러한 행보에도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나오는 상황이다. 누적적자가 계속되고 있고 아직까지는 흑자전환에 대한 방안도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도 박스권에서 움직이는데다 다음달부터는 쿠팡 전체 주식 수의 86%에 달하는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되기 때문에 주요 주주로 참여한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어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누적적자 우려 지속...“해외진출, 물류센터 투자 박차”=쿠팡은 시장의 우려에도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쿠팡 측은 공시를 통해 15분기 연속 5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과 함께 신사업에서 이른바 ‘플라이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켓프레시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고, 쿠팡이츠 매출은 지난 2분기중 3배 이상 늘어난 점을 강조했다.

 

플라이휠은 가격을 낮춰 고객을 모으면 판매자가 늘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적극적인 투자로 로켓프레시·쿠팡이츠 등 서비스를 확장해 회원수를 늘렸고 이들이 쿠팡에서 소비하고 있고 결국 이것이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기다. 또 신사업과 인프라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쿠팡은 상반기에만 경상남도·충청북도·부산 등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투입되는 금액만 1조원에 달한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CEO(최고경영자) 역시 콘퍼런스콜을 통해 쿠팡이츠와 로켓프레시의 성장세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신규 서비스를 확장하고 투자하면서 두 사업 모두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 속도로 확장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올해 2분기 조정 EBITDA 손실 대부분이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에 대한 직접투자액(약 1억2000만달러)으로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이며,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