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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네이버 vs 카카오, '플랫폼 공룡' 구독경제 진검승부

글로벌 트렌드, 코로나 이후 공유에서 구독으로…플랫폼 공룡 사활 건 경쟁
이커머스 1위 네이버, 멤버십 이어 스마트스토어 정기구독으로 ‘생태계 활성화’ 방점
카카오, 카카오톡 기반 창작콘텐츠·서비스·생필품 아우르는 구독 경제로 모멘텀 확장

 

[FETV=김창수 기자] 국내 양강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구독경제시장 패권을 들러싸고 한치 양보없는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한동안 트렌드를 형성했던 우버·에어비앤비 등의 ‘공유 경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정체기를 맞았다. 이에 기존의 신문·우유 배달 정도에 국한됐던 구독(subscription) 개념이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해 산업 전부문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글로벌 붐을 타고 국내에서도 구독 경제 열풍이 부는 가운데 ‘IT 공룡’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닮은 듯 다른 구독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 네이버쇼핑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9일 스마트스토어 정기구독 서비스를 론칭하며 격전지로 뛰어들었다. 정기구독 서비스 이용자들은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생필품과 꽃, 영양제, 이유식 등을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된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해 6월 월 4900원에 쇼핑 시 추가 적립금 제공을 비롯, 웹툰·음원·클라우드·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선택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내놓은 바 있다. 회사 측은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궁극적으로 구독경제 시장 생태계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카카오 통한 국내에서 절대적 점유율을 지닌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한 구독경제 다지기에 한창이다.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사용자를 앱 내에 묶어 두고 다양한 서비스를 맛보게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최근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카카오 뷰’를 선보였다. 카카오는 이 외에도 이모티콘 등 디지털 서비스 정액 이용 ‘이모티콘 플러스’, 식품·생필품 등을 정기배송하는 ‘구독ON(온)’ 등으로 구독 경제 확장을 통한 모멘텀(성장 동력)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 “공유 지고, 구독 뜨고”…플랫폼 공룡들, 공유 경제 시장 잇단 참전= 글로벌 트렌드인 ‘구독 경제’가 플랫폼 기업들과 결합해 산업 시장에 거대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간 신문, 우유 배달쯤으로 여겨졌던 구독(정기배송)의 개념이 디지털 플랫폼과 융합하면서 다양한 부문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우버·에어비앤비로 대변되는 공유(share) 경제가 차세대 산업 모델로 주목받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그 공이 구독 경제로 넘어간 모양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 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0조1000억원으로 4년 만에 54.8% 급증했다. 미국에선 전자상거래 고객의 86%가 구독 경제 서비스를 이용하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5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는 통계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오는 2023년에는 전 세계 기업의 75%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된 구독 경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독 경제 초기엔 영상·음악 등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 구독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엔 식료품·화장품·패션·가구 등 유통 분야부터 금융, 모빌리티, 헬스케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이 디지털 플랫폼·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취향에 맞는 구독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 간 제휴도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구독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대형 IT 공룡들의 자사 플랫폼 기반 구독 경제 선점 경쟁이 이를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미국 아마존은 가입자들에게 영상·음악·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전자상거래 할인 및 배송 혜택, 클라우드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쿠팡이 이를 벤치마킹한 ‘로켓와우’ 멤버십을 서비스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강자’들의 각축전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검색포털 1위 네이버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도 구독 경제 선점에 합류했다.

 

 

◆ 네이버, 온·오프라인 아우르는 정기구독 서비스로 생태계 확장 ‘잰걸음’= 네이버는 지난 19일부터 스마트스토어 내 정기구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정기구독 서비스 론칭으로 네이버쇼핑 이용자는 반복구매가 필요한 생필품이나 먹거리 및 주기마다 교체가 필요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앞서 네이버는 7월 29일부터 스마트스토어 법인 판매자들에게 정기구독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판매자들은 자신의 스토어 운영 상황과 상품 소비주기를 고려해 사전 고객 알림, 자동 결제, 배송주기를 설정할 수 있다. 현재는 영양제, 이유식을 포함한 식품과 생필품, 반려동물용품 등을 정기구독으로 받아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솔루션 오픈 후 정기배송 옵션을 도입하는 판매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이용자들은 스마트스토어 상품에 활성화된 ‘정기구독’ 버튼을 통해 원하는 배송 주기와 이용 횟수, 희망 배송일을 선택해 구독을 신청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상품을 구독할 경우 배송 주기를 상세하게 조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상품별 맞춤일 배송, 빨리받기·건너뛰기 같은 옵션도 제공해 편의성도 높였다.

 

또 정기구독 이용 시 일반 이용자에겐 총 2%,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에게는 최대 6%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판매자에 따라 회차별 할인혜택도 제공하기 때문에 반복 구매를 하는 상품이 있다면 네이버 정기구독을 이용할 때 훨씬 합리적으로 쇼핑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 디지털 서비스 정액제 멤버십을 출시한 데 이어 이번 스마트스토어 정기배송으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수익 모델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한달에 4900원을 내면 쇼핑 시 추가 적립금 혜택을 주고 웹툰·음원·클라우드·OTT 서비스를 골라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 멤버십 플러스’를 론칭한 바 있다. 이 멤버십 서비스는 네이버페이를 주 결제수단으로 쓰는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적립률 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는 “압도적인 상품 DB에 정기구독 솔루션과 AI 기술을 접목시켜 이용자에게 새로운 구독 상품을 추천하고 고객 혜택을 제공해 네이버에서만 누릴 수 있는 정기구독 경험을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카톡 앱 내에서 접하는 카카오의 다양한 구독 서비스= 카카오는 지난 6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카카오 뷰’의 출시를 알렸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콘텐츠 큐레이션 플랫폼 ‘카카오 뷰’가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 출시됐다”면서 “이로써 정기구독 서비스인 ‘구독온(ON)’과 이모티콘플러스 같은 디지털 아이템 구독을 포함한 카카오 구독 플랫폼의 큰 틀이 완성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카카오 뷰에서 콘텐츠 창작자인 ‘뷰 에디터’는 자신만의 시선을 담아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주인공이 되고 이용자는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담은 공간에서 능동적인 콘텐츠 소비를 이어나갈 것이란 것이 여 대표가 그리는 ‘큰 그림’이다.

 

구독ON은 실생활에서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정기배송, 멤버십, 렌탈 등 구독형 상품을 카카오톡에서 주문, 결제 및 계약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독ON’ 파트너사는 최근 100여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파트너사들은 자사 ‘카카오톡 채널’에서 직접 구독 상품을 전시·판매할 수 있다. 아울러 카카오가 지원하는 ‘상품 구독 관리 플랫폼(SSP)’을 통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구독ON 파트너수는 100여 곳 정도”라며 “서비스 초기에는 바디프랜드 등 대형 렌탈업체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매일유업·CJ제일제당·풀무원·오뚜기 등 식품 쪽 대형 파트너사들이 잇달아 입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카카오톡 고유 서비스인 이모티콘과 톡서랍을 월정액 구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러스 상품의 경우 높은 전환율 및 재결제율을 바탕으로 유료가입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로 열린 ‘블루 오션’ 시장인 구독 경제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양사의 경쟁이 생태계 확장과 성장 동력(모멘텀) 상승이라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