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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FE워치]쿠팡 2분기 매출 5조원...‘적자’ 극복하고 ‘로켓’ 쏠까

분기 매출 사상 최고점 찍어...전년대비 71% 성장
15분기 연속 성장...‘오프라인 1위’ 이마트와 비등
누적적자 우려 지속...“해외진출, 물류센터 투자 박차”

 

[FETV=김윤섭 기자] 쿠팡이 2분기 매출 5조원을 돌파하면 또 한번 놀라운 성장세를 증명했다. 15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이어가면서 오프라인 1위 이마트를 분기매출로 코앞까지 추격하는 모습이다. 지난 몇 달간 물류센터 화재와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의 국내 직책 사임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으나 꾸준한 투자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실적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속되는 적자에 대한 우려와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는 주가 등 쿠팡이 올해 증명해야할 과제는 여전한 상황이다. 최근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는 쿠팡이 어떠한 전략으로 하반기를 헤쳐나갈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쿠팡 2분기 매출 5조원 넘어서...전년대비 71% 성장=쿠팡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11일(미국 현지 시간) 공개된 쿠팡의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한 44억 7000만 달러(5조 1500억 원)로 급증했다. 분기 최초 5조원 매출 돌파 및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15분기 연속 50% 이상 성장도 이어갔다.

 

반면 2분기 영업손실은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에 따른 재고 손실 등 관련 비용 반영으로 5억 1800만 달러(5957억 원)로 늘어났다. 화재 관련 비용을 제외한 매출 총이익은 동기 대비 두배 가까이 성장한 8억 1600만 달러(9384억 원)를 기록했다. 다만 향후 보험금이 회수되면 보전되는 일회성 손실인 만큼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신규 고객 유입도 지속돼 펀더멘털은 더욱 강화됐다. 2분기에 한번이라도 구매한 적 있는 활성고객은 26% 증가한 1702만 2000명이었다. 활성고객은 1분기보다 100만 명 증가했다. 화재사고 이후 불매 및 탈퇴 운동이 벌어졌음에도 지난 1분기 당시 전년동기 대비 활성고객수 증가폭(21%)보다 늘었고 지난 1분기 대비해서도 100만명 증가했다.

 

1인당 구입액(매출)은 263달러(약 30만 4천 원)로 36% 증가했다. 고객수 및 1인당 매출 증가 등으로 2분기 영업 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2800만달러에서 4700만 달러 증가한 7500만 달러에 달했다. 

 

투자에 따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신선식품 관련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2·4분기 신선식품과 쿠팡이츠에 대한 쿠팡의 직접 투자액은 1억2000만달러였다. 신선식품 관련 매출은 20억달러를 웃돌았고, 쿠팡이츠 역시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매출이 3배 넘게 늘었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과 거래하는 소상공인들의 올해 2·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8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국 소상공인들의 전체 오프라인 매출이 7%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쿠팡은 소상공인들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초기 적응 지원 및 교육을 제공하고, 마케팅 및 행사 활동 등을 지원한다. 쿠팡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올해에만 약 3억5000만달러를 국내 소상공인 지원에 투자했다.

 

지난 3월 미국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한국경제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의 일환이다. 쿠팡은 올해 상반기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하며 전체 매출 10조원을 눈앞에 뒀다, 이같은 추세라면 3분기 작년 전체 매출인 13조25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올 한해 20조 매출 돌파도 기대된다.

 

 

◆ 15분기 연속 성장...신사업, 인프라 투자 속도=쿠팡은 충성고객 확보와 함께 쿠팡플레이, 라이브커머스 등 다른 신사업과의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달 13일 23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사업과 국내사업을 모두 잡겠다는 쿠팡의 의지라는 평가다.

 

쿠팡의 이번 유상증자는 NYSE 상장 이후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진 것이다. 쿠팡 측은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은 향후 물류센터 투자나 신사업 확장 등 국내 온라인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로 활용될 전망이다.

 

쿠팡이 올해 국내 물류센터 신규 투자로 발표한 누적 투자규모는 1조 원을 넘어섰다. 고용창출 효과는 직접고용으로 약 9500명, 신규 물류센터 전체 면적은 축구장 100개 규모가 될 전망이다.

 

 

또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 진출 초기에 있는 시장에 대한 투자도 계속한다. 쿠팡은 퀵커머스를 앞세워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에 이어 이달 7일 대만 타이베이시 중산구 지역에서도 퀵커머스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 김범석 전 이사회 의장은 한국 쿠팡의 모든 공식 직위를 사임하고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국내와는 달리 주문 상품은 신선식품부터 공산품까지 다양하지만 주문 다음날 배송하는 국내의 '로켓배송'과 달리 일본에선 상품 주문 즉시 배달원이 전달한다. 로켓배송과 배달 앱 쿠팡이츠를 결합한 형태다.

 

첫 해외 진출지로 일본을 택한 건 내수 기업이란 한계를 극복하면서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지분율 33.1%)이 출자한 회사와 협업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쿠팡은 일본과 대만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적용 지역을 점차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일본 역시 전역으로 진출을 노리고 있다.

 

쿠팡이 본래 강점을 가진 로켓배송 대신 퀵커머스를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지속적인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집콕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배송시키는 수요가 높아졌다. 당장 다음 식사에 먹을 식재료가 필요해 주문하는 식이다.

 

또 국내와 같이 대형 물류센터를 투자하기보단 기존 도심내 창고형 물류거점을 이용하는 만큼 초기 투자 비용도 적게 들고 더욱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에 업계는 쿠팡이 향후 진출을 예고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서도 퀵커머스로 우선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에서는 현지의 최고운영책임자, 물류·리테일 부문 대표 등을 모집하고, 물류·마케팅·정보기술(IT) 부문 등에서 실무자와 임원 등을 뽑았다.

 

 

◆ 누적적자 우려 지속...“투자로 인한 손실, 수익성 나올 것"=쿠팡의 이러한 행보에도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나오는 상황이다. 누적적자가 계속되고 있고 아직까지는 흑자전환에 대한 방안도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실적 발표 직후인 12일 (현지시간) 쿠팡의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 정규장에서 8.25% 급락한 34.13달러로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선 한때 12%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13일 정규장에서도 전장 대비 0.76% 하락한 33.87달러로 마감하는 등 연일 내림세를 보였다.

 

18일 오전 9시 현재 쿠팡의 주가는 33.63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첫날 쿠팡이 공모가보다 81.43% 급등한 63.50달러에 거래를 개시한 것과 비교하면 지난 13일 종가(33.87달러)는 거의 ‘절반’ 수준이다.

 

쿠팡이 매출 성장성 측면에서 ‘자신감’을 보였지만, 투자자들은 계속되는 적자 확대에 주목하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다음달부터는 쿠팡 전체 주식 수의 86%에 달하는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되기 때문에 주요 주주로 참여한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

 

시장의 우려에도 쿠팡은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쿠팡 측은 공시를 통해 15분기 연속 5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과 함께 신사업에서 이른바 ‘플라이휠’(Flywheel)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켓프레시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고, 쿠팡이츠 매출은 지난 2분기 동안 3배 이상 늘어난 점을 강조했다.

 

플라이휠은 가격을 낮춰 고객을 모으면 판매자가 늘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적극적인 투자로 로켓프레시·쿠팡이츠 등 서비스를 확장해 회원수를 늘렸고 이들이 쿠팡에서 소비하고 있고 결국 이것이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기다.

 

또 신사업과 인프라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쿠팡은 상반기에만 경상남도·충청북도·부산 등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투입되는 금액만 1조원에 달한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CEO(최고경영자) 역시 콘퍼런스콜을 통해 쿠팡이츠와 로켓프레시의 성장세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신규 서비스를 확장하고 투자하면서 두 사업 모두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 속도로 확장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올해 2분기 조정 EBITDA 손실 대부분이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에 대한 직접투자액(약 1억2000만달러)으로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이며,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2분기 활성이용자는 1700만명에 달한다 여러 사건에도 여전히 압도적인 수준의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확대와 함께 적자개선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야하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성공적으로 상장한 만큼 상장 후 쿠팡의 기업가치를 지켜나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 며 “적자개선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