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3와 플립3를 공개하며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의 대중화를 위해 나섰다. 고가 논란을 의식한 듯 전작보다 40만원 저렴하게 나와 소비자 침투율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폴더블폰은 삼성전자 입장에선 사활을 걸어야 하는 전략폰이다.
스마트폰 점유율 세계 1위 기업이지만 샤오미와 애플의 영향력 확대로 입지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갤럭시Z시리즈’가 불안한 ‘삼성폰’을 다시 일으켜 세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노트’ 버린 삼성…갤럭시 폴드·플립 출격=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폰인 갤럭시 폴드와 플립을 동시에 공개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최초의 방수기능과 함께 노트 시리즈에만 지원하던 ‘S펜’을 적용한 갤럭시Z폴드3는 최대 3개의 앱을 분할해 사용할 수 있다. 전작 대비 무게와 두께, 폭도 모두 줄었고 일부 모델의 가격은 전작 대비 40만원 저렴한 199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동안 높은 가격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만큼 소비자 침투율을 높이게 됐다는 평가다.
클램쉘(조개껍데기) 방식의 갤럭시Z플립3도 방수기능이 탑재됐고 전작보다 40만원 감소한 125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갤럭시S21 시리즈의 가격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메인 디스플레이(6.7인치) 크기는 변화가 없었지만 전작보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4배 커졌고 닫힌 상태에서도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크림, 그린, 화이트 등 7가지 색상을 적용하면서 다양한 디자인으로 연출이 가능해져 구매층을 넓힐 수 있는 요인을 만들어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시리즈의 가격은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 플래그십에 대한 위기론을 잠재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고 연구원은 그러면서 “노트 시리즈는 그동안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위치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싸보이는 폴드의 가격도 용인될 수 있다”며 “플립3는 전작 대비 가격이 낮아졌고 심플해지면서 타켓층을 넓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흔들리는 ‘삼성폰’=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샤오미와 애플에 치이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샤오미는 중국의 화훼이가 미국 규제로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추락하자 그 자리를 대신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샤오미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17%로 집계됐다. 삼성전자(19%)에 미치지 못했지만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샤오미의 약진이 무서운 이유는 성장률이다.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서유럽에서 모두 출하량이 크게 늘어 2분기 성장률만 지난해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심지어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서 밝힌 지난 6월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샤오미가 17.1%를 기록하며 삼성전자(15.7%)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는 샤오미 창사 11년 만에 벌어진 결과다.
플래그십(주력 제품) 모델에서는 애플과 샤오미에 동시 견제를 당했다. 애플 최초의 5G 모델인 아이폰12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이후 두 달 만에 삼성전자의 1년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최초의 5G 스마트폰을 출시했던 삼성전자 입장에선 굴욕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수익면에서도 큰 차이가 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1분기, 애플은 전체 5G 스마트폰 매출액 가운데 점유율은 전체 53%로 삼성전자에 비해 4배 가량 앞선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 10일, 2분기 5G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출하량 가운데 샤오미는 25.7%로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15.6%를 기록해 4위에 머물렀고 IOS 기반의 애플을 포함하면 5위까지 떨어졌다.
◆노골적인 샤오미, 애플 참전까지...삼성 ‘긴장’=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00% 증가한 220만대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갤럭시Z 시리즈를 필두로 올해 폴더블폰 시장이 더욱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을 올해 840만대, 내년에는 1550만대로 예상했다. 2023년에는 이보다 2배 이상 성장한 3400만대로 내다봤다.
하이엔드 제품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올해 폴더블폰에 명운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다.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90%에 육박하지만 폴더블폰은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가운데 1%에 불과하다. 플래그십 제품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갈수록 낮아지는 만큼 이번 폴더블폰의 흥행 여부가 중요해진 것이다. 더군다나 샤오미는 삼성전자를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고 애플은 이르면 2023년,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샤오미는 삼성전자 언팩이 열렸던 지난 11일에 앞서 자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미믹스 4'를 공개했다.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 칩셋을 적용하며 저가 이미지 탈피에 나섰고 유·무선 고속 충전을 지원하며 유선은 15분, 무선은 28분 이내에 100% 충전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갤럭시Z폴드3에 탑재된 UDC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전면 카메라는 디스플레이에 구멍을 뚫어 배치하는 펀치홀(구멍)이 적용됐다. UDC는 화면 속 숨겨진 카메라라는 뜻으로 이 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하면 펀치홀을 화면 아래로 숨길 수 있어 디스플레이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폴드3에 UDC가 적용된 이유도 S펜을 지원하는 만큼 화면 이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중국의 ZKE가 지난해 UDC를 처음 상용화한 바 있지만 사진 화질이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샤오미에 따르면 미믹스 4는 픽셀의 밀도를 높여 사물의 실제 색상을 표현하도록 했다.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은 미믹스 4를 소개하는 온라인 행사에서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하고 나서 대단히 기뻐했고 세계 1위도 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3년 안에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삼성을 견제한 노골적인 발언이었다.
해외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클램쉘’ 방식의 폴더블폰을 2023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스마트폰의 폼팩터가 제한적인 만큼 시장 확대를 위해 애플도 발 벗고 나서는 것이다. 올해 초,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폴더블폰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으며 중국 IT매체 기즈차이나도 “애플이 2023년 OLED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위상이 낮아져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S시리즈의 출하량은 수년간 줄고 있고 노트시리즈는 S시리즈의 화면이 커져 정체성이 모호해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하이엔드 스마트폰 지배력이 크게 약화 돼 폴더블폰만이 살 길”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