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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경영효율성↑...원인은 제각각

상반기 모두 40%대 CIR 기록, 신한>하나>우리>KB 순
영업이익 증가·관리비 감소 영향...향후 CIR 개선세 커질 듯

 

[FETV=권지현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1~6월) 높은 경영효율성을 달성했다. 외형적인 성장과 동시에 내실 다지기에도 성공한 것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평균 44.6%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47.2%)보다 2.6%포인트(p) 개선된 수치다. 'CIR'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총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판매관리비용률'이라고 불린다. CIR은 금융사의 경영 효율성과 생산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경영 효율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눈에 띄는 점은 상반기 4대 금융의 CIR이 모두 40%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4곳이 40%대를 기록한 것은 최근 3년 내 처음이다. 이에 이들의 평균 CIR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평균 CIR은 1년 전보다 2% 이상 개선돼 45%를 밑돌았으나 2년 전 상반기 이들의 평균 CIR은 48.2%였다. 특히 주요 개선 원인이 제각각이어서 눈길을 끈다.

 

KB금융은 CIR 47.1%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2020년 상반기 CIR이 각각 52.1%, 50.6%를 기록해 50%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개선세다. KB금융의 CIR 개선 일등공신은 '영업이익 증가'다. KB금융은 상반기 이자이익 5조4011억원을 거둬 1년 전(4조6832억원)보다 15.3% 증가했다. 대출채권·유가증권 이자수익이 늘고 예수부채가 30% 이상 줄어든 영향이다. 비이자이익 증가폭은 더 크다. 신용카드·증권업 수수료이익이 평균 41% 급증해 1년 전(1조3317억원)보다 35.9% 늘어난 1조8092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다.

 

이자·비이자이익 등 핵심이익의 증가가 KB금융의 올 상반기 CIR 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은 같은 기간 판관비는 오히려 10% 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KB금융의 올 상반기 일반관리비는 3조3930억원이다. 1년 전(3조460억원)보다 11.4%(3470억원) 늘어난 것으로, 인수합병(M&A) 영향이 컸다. KB금융은 지난해 4월 캄보디아 프라삭, 7월 인도네시아 부코핀, 8월 푸르덴셜생명 등 굵직한 M&A를 잇달아 진행했다.

 

 

신한금융은 비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점이 효과를 봤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CIR 41.4%를 기록,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신한금융의 30%대 CIR 재진입이 다시금 가시화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10년 전이던 2011년 상반기, CIR 38.8%를 기록해 금융권 최저 수준을 달성한 바 있다. 이후 상반기 기준 2013년, 2014년 CIR이 50%를 소폭 상회하기도 했으나 다시 비용 효율화에 박차, 40%대 초반으로 CIR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특히 기타일반관리비 절감이 눈에 띈다. 올 상반기 5811억원을 기록, 1년 전(6116억원)보다 5% 줄인 것으로 4대 금융 최고 수준이다. 이는 은행과 금융투자 등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해 판관비 자체가 1년 전보다 6.8% 늘었음에도 CIR이 개선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금융도 비용 효율성 효과를 봤다. 이에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 CIR 45.9%를 기록, 1년 만에 40%대 재진입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52.5%)보다 6.6%p 낮아진 것으로 4대 금융 중 가장 큰 개선세다. 우리금융의 올 상반기 판관비는 1조85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900억원)보다 3.7% 늘었지만 1년 전 증가세(5.5%)보다는 1.8%p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우리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 등 금융그룹 3곳의 평균 증가율이 11.8%였음을 감안하면 우리금융의 낮은 판관비 증가세는 더욱 눈에 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캐피탈, 저축은행 신규편입 영향을 제외하면 올 상반기 판관비는 1년 전보다 0.9% 증가한 수준"이라며 "전그룹사의 강도 높은 경영 효율성 개선 노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디지털·정보기술(IT) 부문 등의 적극적 투자가 CIR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2년 연속 CIR 40%대를 유지, 상대적으로 높은 경영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다만 1년 전보다 판관비가 크게 늘어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CIR이 소폭 올랐다. 상반기 하나금융의 CIR은 44%로 전년 동기(43.1%)보다 0.9%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관리비는 2조150억원을 기록, 1년 전(1조7761억원)보다 13.4% 증가했다. 퇴직급여를 제외한 인건비가 1조1521억원으로 1년 전(9053억원)보다 27.3% 오른 영향이 컸다.

 

금융권은 디지털, 비대면 영향으로 금융그룹들의 비용 절감 효과가 향후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명예퇴직 바람으로 퇴직급여를 뺀 CIR은 그 개선세가 더욱 클 것이란 전망이다.

 

4대 금융 한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고객 유입의 증가는 특히 기존 광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며 "현재 인력 조정 등으로 퇴직급여, 인건비 등이 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인력 관리비가 안정세를 보이면 CIR 개선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