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신진 기자] 인터넷은행 삼국지 시대의 막이 오르면서 업계 '맏형'인 케이뱅크의 혁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와 오는 9월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인터넷은행 3사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금융시장 전반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위한 1호 인터넷은행으로 2017년 4월 출범했다. 2주 만에 가입자 20만 명을 돌파하고, 은행권 전체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의 2배에 육박하는 성과를 달성하는 등 출범 초기만 해도 순항을 보였다. 하지만 2019년 자본금 확충 문제로 1년 넘게 신규 대출이 중단됐다. 지난해 7월 대출 영업을 재개하며 영업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 이후 이문환 전 행장이 취임 1년도 안돼 돌연 사의를 표명했고 경영권 공백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2월 서호성 은행장이 취임하면서 케이뱅크는 다시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인터넷은행 '최초' 행보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특히 그룹사와의 협업을 통한 신상품 출시가 눈에 띈다. 우선 BC카드와 함께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인 'SIMPLE카드'를 선뵀다. 두 회사는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에 협력하는 등 그룹 시너지 강화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SIMPLE카드는 전월 사용실적 조건이나 할인 받을 수 있는 월 한도 제한이 없는 장점이 있다. 또 계좌 현금인출 기능이 있어 수수료 없이 은행권이나 GS25 편의점 내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사용 가능하다.
또 케이뱅크는 KT와 함께 스마트폰 할부 구입 시 이자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주는 '스마트론 신용대출(스마트론)' 상품을 출시했다. 보통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기를 할부로 구매하면 할부수수료가 연 5.9% 부과되지만, 해당 상품을 이용하면 할부수수료 대신 연 2.99%의 이자만 부담하면 된다.
케이뱅크는 작년 8월 은행권 최초로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 상품 출시로 주목을 받았다. 첫 판매를 시작하고 약 3달 반 만에 취급액 2000억원을 돌파하며 고객 수도 함께 증가했다. 이는 은행권 첫 전자상환위임장 도입으로 대환(갈아타기)시 필요한 위임절차를 모바일로 구현함에 따른 결과였다. 소득정보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서류 발급 없이 예상 한도와 금리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필요서류 제출은 사진 촬영과 등기번호 입력만으로 인증이 가능하도록 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제휴도 인터넷은행의 첫 시도였다. 케이뱅크는 작년 6월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해 원화입금 서비스를 오픈했다. 올 2월 말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큰 인기를 끌며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한달새 64만명이 증가해 출범 4년만에 누적 고객수 500만명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수신 잔액 증가폭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하 바 있다. 케이뱅크는 비대면 방카슈랑스(은행 연계보험)도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아직 진출하지 않은 보험 영역이다.
한편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의 상장, 토스뱅크의 등장으로 인터넷은행 간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중금리시장에서의 접전이 예상된다. 이에 케이뱅크는 내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2023년까지 중금리대출을 32%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출시했다. 대출 한도는 2000만원으로 대출상환은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최대 5년까지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더욱 간편하면서도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아울러 신용대출 상품의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애는 등 고객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혜택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