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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보톡스 분쟁’ 승기잡은 대웅제약 전승호號, 글로벌 상승세 ‘高高高’

美법원 항소 기각에 ITC 판결 무효화 유력…대웅 “소송리스크 해소” 반색
나보타 中임상 성공·美 뉴론과 파킨슨병 연구 등 전방위 행보 ‘잰걸음’
2Q 흑자전환·분기 최고매출 달성 ‘순항’…-“펙수프라잔 국내·해외 ‘허가 러시’ 기대”

 

[FETV=김창수 기자]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와의 오랜 보툴리눔 균주(보톡스) 소송에서 승기를 잡으며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경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결정에 대해 무효화 수순에 돌입했다. 이를 두고 소송 당사자 양측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웅제약 측은 “미국 내 보툴리눔 톡신 사업의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반색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반응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중국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며 내년 현지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5년에 약 1.8조원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으로 미국의 신약개발사 뉴론에 100만 달러(약 11억원)을 투자, 뉴론이 개발하는 파킨슨병 신약 개발에도 참여하며 전방위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2분기 매출 2897억원, 영업이익 187억원을 올리며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순항 중이다. 전문의약품(ETC)·일반의약품(OTC) 부문이 고르게 선전하며 실적에 힘을 보탰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대웅제약이 향후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프라잔’의 올 하반기 국내 허가에 이은 중국, 미국으로의 연쇄 ‘허가 러시’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보톡스 소송전’ 완결 수순?…대웅 “소송 리스크 해소” 반색= 수 년 간을 끌어오며 엎치락뒤치락해온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놈 톡신을 둘러싼 소송이 결말을 향해 가는 분위기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에 따르면 26일(미국 시각)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결정에 대한 항소가 무의미(moot)하다고 판단, 기각 결정을 내렸다.

 

미국 항소법원의 기각에 따라 사건은 ITC로 환송되며 ITC는 조만간 최종결정을 공식적으로 무효로 하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앞서 미국 ITC는 2020년 12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보고 21개월간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미국 수입과 판매를 금지했다. 해당 결정에 대해 두 회사 모두 이의를 제기하며 항소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2월 대웅제약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메디톡스, 엘러간(메디톡스 미국 파트너사)과 3자 합의를 하면서 대웅제약은 항소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냈다. 당시 에볼루스는 메디톡스, 엘러간과 3자 합의 계약을 맺고 합의금과 로열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나보타 판매를 재개키로 했다.

 

이후 지난 달에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다른 미국 파트너 이온바이오파마와도 합의했고 메디톡스도 미국 항소법원에 제출했던 항소를 철회키로 했다. 따라서 미국 항소법원이 항소를 기각함과 아울러 결국 ITC의 최종 결정이 무효화할 것이 유력시된다.

 

대웅제약은 반색하고 나섰다. 대웅제약 측은 “ITC 결정이 무효가 되면 소송 당사자들은 법적으로 결정 내용을 미국 내 다른 재판에 이용할 수 없다”며 “국내 소송에서도 메디톡스가 주장하는 근거가 매우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서의 보툴리눔 톡신 사업의 모든 리스크가 해소됐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해 사업 가치를 증대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메디톡스는 “ITC가 최종판결을 무효화하더라도 해당 판결이 다른 소송에서 어떠한 가치나 효과가 없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ITC 무효화 결정은 메디톡스의 합의에 의한 것인데 당사자도 아닌 대웅제약이 이걸 본인들에 유리하게 인용하는 건 아전인수”라고 맞서고 있다.

 

 

◆ 대웅제약, 나보타 中 임상 성공·美 바이오텍 투자로 경영 보폭 확장= ‘소송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 국면을 맞으면서 대웅제약의 ‘경영 시계’도 덩달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중국에서의 나보타 임상 성공, 미국 바이오텍과의 투자를 통한 협력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R&D(연구개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보툴리툼 톡신 제제 ‘나보타’의 중국 임상 3상 주요결과(탑라인)를 공개했다. 임상을 통해 확인한 우수한 효과를 바탕으로 중국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내년 나보타의 중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 3상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가이드라인에 근거해 실시됐다. 중등증에서 중증의 미간주름이 있는 환자 473명 대상이다. 임상에서는 나보타 또는 대조약(보톡스)을 동일 용량으로 1회 투여 후 16주까지 4주 간격으로 미간주름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주평가변수인 투여 후 4주째에 미간주름 개선 정도는 나보타 투여군에서 92.2%로 나타났다. 대조군 86.8%에 비해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대웅제약은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미국과 유럽 판매허가를 받은 데 이어 중국에서도 판매허가를 획득해 세계 3대 톡신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보툴리툼 톡신 시장은 2025년 약 1조8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인구수와 지속적 경제 성장, 미용에 대한 높은 관심 등으로 향후 10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중국 고객에 맞는 최적의 차별화 마케팅 전략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와 손잡고 미국의 신약개발사 뉴론 파마슈티컬즈(뉴론)의 시리즈A 투자에도 참여했다. 대웅과 한올바이오파마는 100만달러(약 11억원) 규모의 뉴론 지분을 인수하고 뉴론이 개발하는 파킨슨병 신약후보물질 우선협상권리를 확보했다. 특히 이번 투자로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뉴론의 파킨슨병 신약후보물질의 권리에 대해 우선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뉴론에서 개발 중인 이 신약후보물질은 핵 수용체 전사인자의 일종인 ‘널원’을 타깃으로 삼아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색질 도파민 세포가 사멸해가면서 발생하는데 해당 후보물질은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해 파킨슨병 증상을 완화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현재 전임상시험 단계에 있으며 2022년 상반기 중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임상시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 2분기 ‘분기 최고 실적’ 쏘아올린 대웅제약, 향후 기상도도 ‘맑음’= 전방위적 행보를 보이는 대웅제약의 경영 행보에 실적도 화답했다. 대웅제약은 29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2897억원의 매출액과 1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4.1% 상승했으며 전년대비 흑자전환하는 성과를 이뤘다. 2000억원에 달하는 ETC 매출이 두드러졌으며 OTC 부문도 견고한 판매량을 유지했다.

 

대웅제약의 향후 신약 개발을 통한 모멘텀 확장도 두드러진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의 목표주가로 20만원을 제시하며 “실적 개선뿐만 아니라 펙수프라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아울러 “위궤양 치료제 펙수프라잔은 2021년 하반기 중 국내 허가가 예상, 2022 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 허가는 2024년, 미국허가는 2025년에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라니티딘 사태(2019년 위궤양 치료제 라니티딘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건) 이후 퇴출된 알비스의 매출(연간 약 600억원대)을 대체할 전망이어서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