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올해 초 대림산업에서 기업분할한 DL이앤씨가 29일 첫 반기 성적표를 받는다. 분할 이후 첫 반기 실적인 만큼 기대감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DL이앤씨의 올해 상반기 성적표는 높지 않다. 주력사업인 주택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은 반대로 긍정적이다. 주택사업의 약진이 예상되는 데 발맞춰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증권사의 목표 주가도 덩달아 올라간 상태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LG전자에 오랫동안 몸담은 만큼 건설사업에 이해도가 낮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마 대표는 이같은 시각을 불식하듯도시정비분야 리모델링 사업에서 일감을 휩쓸고 있다.
◆분양 채우지 못하자...상반기 실적 부진=DL이앤씨는 1분기에 이어 2분기 성적표도 기대치에 조금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9336억원, 영업이익은 2128억원으로 예상된다. 상반기로 합산하면 매출은 3조6300억원, 영업이익은 4130억원 수준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분할 후 재상장되면서 지난해 분기 실적과의 비교 가능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2019년보다 지난해 분양 세대수가 2만600세대에서 1만6200세대로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주택 매출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DL이앤씨는 지난해 2만1900여 세대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73% 수준에 그쳤다.
DL이앤씨는 올해 총 1만9293세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반기는 영종국제도시 센텀베뉴와 e편한세상 거제유로스카이 등 1000세대가 넘는 대단지 등을 앞세워 목표에 42%를 채우는 데 그쳤다. 하반기는 세대수가 가장 많은 안양 냉천지구 등이 대기중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이나 시행사가 각자의 사정이 있어 인허가 물량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 하반기 전망을 예측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하반기는 반등한다“…눈높이 올라간 DL이앤씨=시장에서는 주택사업이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공급난이 여전하고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수요자들의 갈증이 여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축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뜨겁고 청약 경쟁률은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미분양 재고가 역사적 저점 수준을 경신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주택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DL이앤씨 주가는 인적분할 이후 쾌속질주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종가기준, 전날보다 1000원 오른 14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고가를 나타냈던 이달 7일(15만3500원)과 비교하면 떨어졌지만 분할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5일과 비교하면 15% 증가한 수치다. 이에 더해 증권업계에서는 눈높이를 일제히 높여 잡은 상태다.
최근 한달새 DL이앤씨의 목표주가는 20만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20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21만원으로 설정했다. 고무적인 부문은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3개 증권사가 모두 상향조정했다는 점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택 매출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2018년까지 공급한 주택의 원가 투입이 상반기 마무리 됐다”며 “하반기는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정비사업 집착 보이는 DL이앤씨, 리모델링으로 눈돌려=지난해 도시정비사업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지였다. 총 사업비만 7조원에 달하는 한남3구역은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단지로 평가받았으며 DL이앤씨는 현대건설, GS건설과 함께 수주전에 참전했다. 당시 배원복 대표가 합동설명회에 직접 참석하고 호텔에 홍보관까지 세우며 조합원들에 구애를 했지만 현대건설에 벽을 넘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후폭풍은 거셌다. 일례로 건설부문 대표까지 역임했던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시공사 선정 이후 한달 만인 지난해 7월 이뤄진 인사다. 홍보관에는 재개발 이후의 단지 모형도와 VR(가상현실)을 도입하는 등 전사의 역량을 총동원하며 한남3구역 사업을 총괄했던 만큼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택사업을 책임졌던 인사이동은 대림 시절부터 이어졌다. 주택사업의 2인자로 불렸던 이종태 전 주택사업본부실장이 박 전 본부장 이전에 퇴사했고 이 전 실장의 전임자였던 이기동 전 실장도 한양으로 이직한 바 있다. 또대림산업의 계열사였던 고려개발 대표를 역임했던 김종오 남광토건 부회장 등 2017~2020년까지 20명이 넘는 인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인재유출에도 마창민 대표는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DL이앤씨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 사업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국내 정비사업에서 1조7935억원을 수주해 1위로 올라섰다. 이중 3곳의 리모델링 사업지에서 60%에 달하는 1조334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상반기로만 보면 올해 건설업계의 도시정비 일감은 대부분 리모델링 사업에서 발생했다. 정비사업의 대표격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위축된 반면, 노후아파트의 일감이 두드러진 영향이 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에 따르면 지난 5월, 재건축·재개발 수주는 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47.5% 줄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중 재건축 사업은 65% 하락한 8000억원, 재개발은 32% 떨어진 1조7000억원에 그쳤다.
반면 연구원은 올해 30조원 규모인 리모델링 사업 시장규모를 2025년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으로 전망했다. 또 신축이 주도한 건축 시장이 중장기적으로는 건축물 유지·보수가 활성화 될 것이라 덧붙였다. 리모델링 사업은 노후화 대응부터 성능향상, 용도변경으로 이어지는 3단계로 분류되며 건물의 수명이 한계에 달할 경우 재건축이 진행된다.
박용석 건산연 연구위원은 “1990∼2010년에 신축된 건물들은 점차 노후화되고 있지만 당장 재건축 또는 전면 리모델링(개수)을 앞두고 있지는 않다”며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재건축과 전면 리모델링보다는 기존 건물의 장수명화와 유지관리비 절감을 위해서 필수 기계 및 설비를 교체하거나 노후화된 부분에 대한 수리·수선 등을 실시하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