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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상장 철회·매각 추진"...‘각자도생’ 내몰린 1세대 이커머스

티몬 연내 상장 철회...“더 적절한 시기 검토”
인터파크, 투자설명서 배포 예정...야놀자도 후보로
위메프 하송 대표 리더십아래 내실다지기 집중

 

[FETV=김윤섭 기자] 쿠팡의 상장과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쿠팡, 네이버, 이베이의 이커머스 3강 체제가 구축된 가운데 티몬, 위메프, 11번가, 인터파크 등 1세대 이커머스들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티몬이 연내 상장을 철회했고, 인터파크도 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위메프도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내실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1번가는 내달 아마존과의 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행보가 긍정적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티몬, 연내 상장 계획 철회..."더 좋은 시기 찾겠다"=티몬이 올해 하반기로 잡았던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티몬 관계자는 "최근 경영진이 교체돼 더 적당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티몬 측은 최근 상장 연기를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통보했다.

 

티몬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해왔다. 지난 2월에는 305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전인천 대표가 등기이사에서 사임하고, 콘텐츠플랫폼 기업 아트리즈의 장윤석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하면서 경영진이 교체됐고 업계에서는 연내 상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업계에선 티몬이 상장 전략을 매각이나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티몬 관계자는 “"최근 이사회에서 전 대표가 등기이사직에서 빠지는 것으로 결정된 건 맞다"며 "다만 장윤석 대표와 여전히 공동대표로 재직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 멤버에서 제외된만큼 전 대표의 사내 영향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티몬 지난해 실적 부진...동기 '쿠팡'과의 차별화 필수적=티몬이 올해 상장하기 어려울 거란 얘기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3월 소셜커머스 동기인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국내 e커머스 플랫폼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고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긴 했지만, 티몬의 지난해 실적을 볼 때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왔기 떄문이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해 매출 1512억 원으로 전년(1757억 원)보다 245억 원가량 줄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이 규모를 키울 동안 역성장을 하면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또 누적된 영업적자로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이 1조188억 원에 달한다. 1분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305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완료하며 자본잠식 규모는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성장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는 셈이다.

 

여기에 티몬은 올 들어 사내이사 외에 감사와 사외이사까지 모두 교체하며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하면서 내부다지기가 최우선인 상황이다. 현재 7명의 티몬 이사회에 남아있는 기존 사내이사는 지난달 선임된 장윤석 신임 대표와 신현성 전 대표뿐이다. 나머지 이사진은 2016년 합류한 기타비상무이사들로 티몬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임원들이다.

 

티몬이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하더라도 상황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티몬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며 희망했던 기업가치는 약 2조원이다. 그러나 국내 이커머스 탑3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가 약 4조원에서 거래됐는데 이 기준에 비춰볼 때 티몬의 몸값이 너무 높다는 평가다. 티몬은 거래액도 쿠팡(22조원)이나 이베이코리아(20조원)보다 현저히 낮은 4~5조원에 불과하다. 지난 2019년 롯데와의 매각협상에서도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었다.

 

 

◆ 1세대 이커머스 인터파크 매각 추진...매각가 1600억원 전망=인터넷 서점과 공연 티켓 예매 등으로 잘 알려진 '1세대 전자상거래 업체' 인터파크매각이 추진된다. 인터파크 최대주주인 이기형 대표 등은 최근 NH투자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임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28.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1995년 데이콤의 사내베처육성프로그램인 '소(小) 사장제'에서 출발해 1996년 6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 쇼핑 서비스를 개시했다. 1997년 데이콤의 자회사 '데이콤 인타파크'라는 이름으로 분리·독립했고, 1999년 7월 인터파크로 사명을 변경한 것과 동시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2008년 알짜 회사인 G마켓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면서 이커머스 분야 점유율 3%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공연·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1692억원으로 전년보다 7.1% 감소했고,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936억원으로 5% 증가했지만, 6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운용사에 지분(4.5%)를 156억원에 팔기도 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도 인터파크 매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일 상승 마감하면서 투자 심리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예상 매각가를 1500억~1700억원대로 평가하고 있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거론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가 다시 나설 지도 주목된다.

 

인터파크가 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현재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현재가 가장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최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 등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유통대기업들, 카카오·네이버를 필두로한 플랫폼 기업들이 모두 이커머스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도 인터파크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인터파크 인수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야놀자는 국내외 숙박·레저·교통·식음 등 여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파크 인수에 성공하면 숙박, 항공권 예약 중계에 이어 공연 티켓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 관계자는 "해당 건은 투자업계발 소문으로 예상되며, 인터파크 인수와 관련해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가 3조4404억원이라는 높은 몸값을 받은 것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19로 플랫폼 기업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인 데다 코로나19 이후 여행과 공연 수요가 회복된다면 실적 회복도 가능한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인터파크는 여전히 공연·티켓 예매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70%로 달해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터파크의 인수전이 사모펀드 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매각 철회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각 기준이 충족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강동화 대표는 CEO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 사업과 서비스를 보다 큰 폭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파트너를 찾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역시 혼자의 힘이 아닌 연대와 결합을 통해 자본력과 경쟁력을 보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만약 우리의 기준을 충족하는 파트너가 없다면 그 때는 다시금 우리의 모습을 재정비하고 호흡을 가다듬어 우리만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인터파크 인수 후보군으로는 야놀자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과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 투자설명서(IM)가 배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위메프 하송 대표 리더십아래 내실다지기 집중=올해 초 하송 대표체제를 구축한 위메프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내실다지기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특히 서비스별로 특화된 버티컬 커머스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박은상 전 대표의 부재로 모든 투자 계획이 꼬이면서 제대로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하지 못한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체질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약 두 달간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무료 멤버십 ‘VIP클럽’을 본격 시행했고, 판매자 대상으로는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 직급제를 폐지하고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개인별 등급 평가제도를 없애는 한편 함께 일하는 동료 간 코칭 문화를 조성하는 ‘WEVA(W Employee Value Add) 1.0’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또한, 본인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상향평가 ‘키퍼 테스트(Keeper Test)’도 도입했다.

 

지난달에는 오픈마켓 방식의 차등수수료를 폐지하고 포털방식의 최저수수료 정책을 도입하면서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도 선언했다. 위메프는 지난 2월부터 테스트해온 신규 파트너社 대상으로 한 포털 서비스 방식의 수수료 정책에 대한 시범 운영을 끝내고, 앞으로 플랫폼 최저 수수료율인 2.9% 정책을 정식 시행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386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40억 원으로 전년(757억 원)보다는 줄었으나 지난 2018년(496억 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 공연 등 핵심 카테고리가 전년에 비해 크게 위축된 데다, 직매입 상품 비중이 낮은 사업 구조에 발목이 잡혔다.

 

2019년 약 3700억원에 달하는 운영자금을 투자받으며 과감한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수장공백을 여실히 느끼면서 지지부진한 한해를 보냈다. 하 대표는 "업계 최고 수준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며, 철저하게 사용자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게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겠다"며 올해 경쟁력 강화를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쿠팡,네이버,이베이의 이커머스 3강 체제가 지속적으로 강해지는 가운데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이 어떤 전략을 통해서 각자도생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