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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티몬의 상장시계 '장윤석의 플랜B’ 주목

티몬 연내 상장 계획 철회...“더 적당한 시기 찾겠다”
전인천 공동대표 지난달 등기이사 사임...티몬 부담↑
핵심 경영진 올해 모두 교체...상장 아닌 매각 가능성 제기

 

[FETV=김윤섭 기자] 연내 상장을 목표로 달려왔던 티몬의 상장시계가 잠시 멈춤했다. 경영진의 교체가 이뤄진만큼 내부부터 착실히 다진 후 더 좋은 시기를 찾겠다는 게 티몬의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잦은 경영진의 교체와 치열한 경영 환경 등을 볼 때 티몬이 상장이 아닌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0년전 같이 출발한 1세대 이커머스 업체 중 쿠팡을 제외한 티몬과 위메프가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티몬이 어떠한 전략을 통해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티몬 연내 상장 계획 철회...“더 적당한 시기 찾겠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몬이 올해 하반기로 잡았던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티몬 관계자 "최근 경영진이 교체돼 더 적당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티몬 측은 최근 상장 연기를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통보했다.

 

티몬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해왔다. 지난 5월 전인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표로 선임한 데 이어 지난달 콘텐츠플랫폼 기업 아트리즈의 장윤석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하면서 상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15일 전인천 대표가 등기이사에서 사임하는 등 내부의 안정화가 중요해지면서 결국 상장을 연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전인천 대표의 사임은 티몬의 상장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그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주도적으로 맡았던 재무 전문가로 지난해 11월 말 티몬에 재무부문장(CFO)으로 전격 영입된 뒤 6개월 만에 이진원 전 대표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주목받았다. 동시에 사내이사 자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티몬은 2017년 부터 5년간 유한익 대표이사, 이재후 대표이사, 이진원 대표이사, 전인천 대표이사 등이 등기 대표로 취임했다가 사임했다. 이진원 전 대표가 23개월로 가장 긴 시간을 근무했고 전 대표는 취임 한달만에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사모펀드의 ‘엑시트 압박’이 티몬의 전문경영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 대표가 대표로 취임하면서 업계에서는 티몬이 상장작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티몬도 수익성 개선과 함께 신사업을 통한 외형을 키우고 성장성을 확보해 상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전 대표가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장윤석 아트리즈 대표가 영입되고 전 대표가 등기이사에서 사임하면서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업계에선 티몬이 상장 전략을 매각이나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티몬 관계자는 “"최근 이사회에서 전 대표가 등기이사직에서 빠지는 것으로 결정된 건 맞다"며 "다만 장윤석 대표와 여전히 공동대표로 재직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 멤버에서 제외된만큼 전 대표의 사내 영향력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 전인천 공동대표 등기이사 사임...장윤석 대표 전면에=장 대표는 1978년생으로 개발자 출신이다. 2013년 피키캐스트를 만들었다. 씩스클릭 대표이사, 피키캐스트 대표이사, 위시노트 대표이사, 아트리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아트리즈는 크리에이터가 진정성 있게 선별한 브랜드, 상세한 상품 설명, 고객간 소통에 중점을 둔 콘텐츠를 기획하고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다. 티몬은 아트리즈의 라이브커머스 역량과 우수한 인재 등을 고려해 아트리즈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자 출신인 장 대표는 2013년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피키캐스트를 만들었다. 개성있는 모바일 콘텐츠로 당시 앱 다운로드 횟수가 1000만 건을 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바탕 삼아 피키캐스트는 최근 라이브커머스로 사업 모델을 바꿨다. 티몬은 장 대표 선임을 기점으로 아트리즈의 경쟁력과 크리에이터 접점을 티몬에 접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티몬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티몬은 2017년 국내 e커머스 최초로 라이브커머스를 도입했다. 라이브커머스라는 개념이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을 때 채널 ‘티비온’을 만들고 시장을 개척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에서 라이브커머스 열풍이 불며 티몬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동행세일’에서 이커머스로는 단독으로 티몬이 실시간 판매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티몬이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라이브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까닭은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에서 주요 수익원으로 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기준 3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3년까지 8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이커머스의 구매전환율은 1% 수준이지만 라이브커머스의 구매전환율은 10%로 추산되고 있다.

 

◆ 티몬 지난해 실적 부진...동기 '쿠팡'과의 차별화 필수적=티몬이 올해 상장하기 어려울 거란 얘기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3월 소셜커머스 동기인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국내 e커머스 플랫폼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고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긴 했지만, 티몬의 지난해 실적을 볼 때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왔기 떄문이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해 매출 1512억 원으로 전년(1757억 원)보다 245억 원가량 줄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이 규모를 키울 동안 역성장을 하면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또 누적된 영업적자로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이 1조188억 원에 달한다. 1분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305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완료하며 자본잠식 규모는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성장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는 셈이다.

 

여기에 티몬은 올 들어 사내이사 외에 감사와 사외이사까지 모두 교체하며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하면서 내부다지기가 최우선인 상황이다. 현재 7명의 티몬 이사회에 남아있는 기존 사내이사는 지난달 선임된 장윤석 신임 대표와 신현성 전 대표뿐이다. 나머지 이사진은 2016년 합류한 기타비상무이사들로 티몬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임원들이다.

 

티몬이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하더라도 상황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티몬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며 희망했던 기업가치는 약 2조원이다. 그러나 국내 이커머스 탑3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가 약 4조원에서 거래됐는데 이 기준에 비춰볼 때 티몬의 몸값이 너무 높다는 평가다. 티몬은 거래액도 쿠팡(22조원)이나 이베이코리아(20조원)보다 현저히 낮은 4~5조원에 불과하다.

 

지난 2019년 롯데와의 매각협상에서도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었다. 그러나 티몬의 대주주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인 만큼 눈높이를 확 낮춰 엑시트를 시도할지는 미지수다. 사모펀드는 기업의 수익을 극대화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 티몬 조직 재정비 돌입..."경쟁력 입증하겠다"상장과 매각 모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티몬은 우선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티몬은 장 대표의 지휘아래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직급 체계에 따른 호칭을 없애고, 영어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조직문화에 대한 혁신을 시작했다.

 

장윤석 대표의 영어 이름은 ‘조이(Joey)’로, 장 대표가 ‘조이 대표님’이나 ‘조이님’이 아닌 그냥 ‘조이’라고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조이와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날아라 티몬’이라는 커뮤니티도 신설됐고, 조직 문화의 혁신을 위해 직원 생산성 플랫폼인 ‘스윗’도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티몬은 스윗 도입으로 협업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윗은 소통과 업무관리 기능을 모두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MS오피스365의 이메일, 파일관리, 캘린더, 컨퍼런스콜, 문서의 모든 기능을 상호작용으로 하나의 허브로 통합한 최초의 직원 경험 플랫폼이다.

 

장윤석 티몬 공동대표는 “최근 티몬에는 컨텐츠를 결합하여 커머스의 본질인 쇼핑의 재미와 경험을 혁신한다는 미션으로 변화의 모멘텀이 일고 있다”며, “이에 직원들의 도전의식과 기업가정신에 불을 지피고 성장과 적응을 함께 축하해주는 혁신 문화를 철학으로 만들어진 스윗과 손을 잡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에는 장 대표의 직속 프로젝트 '이삼팀'을 발족했다. 티몬이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시 한 번 혁신적인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핵심 무기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을 맡는 조직으로 평균 나이 29세의 MZ세대 임직원들이 중심인 조직이다.

 

또 기존에 40여 개에 달하던 타임 특가 매장을 10개 안팎으로 통합해 정리하고, 적립금 제도도 변경했다. 기존에 제품 구매 시 적립금을 50%만 사용할 수 있게 했는데 이를 100%로 변경해 고객 편의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장윤석 대표는 취임 후 임직원들과의 미팅을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아예 티몬이라는 스타트업에 새로 입사했다고 생각하라”며 “스타트업인만큼 수평적 소통에 기반한 실행력과 행동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티모니언들이 원팀이 되어 세상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서비스, 티몬만의 커머스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 티몬 신사업 확장 집중...외형확장 승부수=티몬은 또 최근 마이너스 수수료 정책 도입, 배달앱 등 신사업을 통해 외형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파격적인 정책을 통해 단기간의 덩치를 키우겠다는 의지다. 티몬은 2017년 업종을 소셜커머스(통신판매사업자)에서 통신판매중개사업자으로 전환하면서 오픈마켓을 운영해왔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MD들이 기획하는 '큐레이션' 딜 위주의 판매 매장 '타임커머스' 등에서 나오는 등 사실상 오픈마켓으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시대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도 도전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 발맞춰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배달업 진출을 위해 관련 인력 공개 채용을 진행중이다.

 

티몬 관계자는 "현재 관련 인력을 채용 중에 있다"며 "서비스 시작 시기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티몬을 이용하는 고객들께 가치와 경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과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계획대로 준비 중이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