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좌),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우). [사진=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728/art_16264239790745_e5148c.jpg)
[FETV=김창수 기자] 국내 1,2위 모빌리티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가 경쟁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호출·예약 문화, 전기차 등 미래 운송수단의 발달 등으로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양사의 1위 다툼이 치열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카카오T’ 앱을 통한 카카오택시 서비스로 택시호출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등극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발판으로 기차 승차권, 항공권 예매뿐 아니라 최근에는 퀵서비스 시장에까지 진출하는 등 전방위적 사업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우버와 손잡은 택시호출 서비스 ‘우티’를 론칭하며 카카오T 견제에 나섰다. 아울러 휴대폰 내비게이션 점유율 1위 티맵을 기반으로 최근 대리운전 서비스를 개시했다.
업계에서는 택시호출 서비스와 달리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대리운전 시장의 향방, 전기차 충전·개인운송 서비스와 같은 신사업 영역 확장 등을 모빌리티 시장의 향후 변수로 꼽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서비스를 단일 플랫폼 안에 얼마나 잘 녹여내느냐가 많은 사용자 확보의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 ‘모빌리티 1위 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 퀵·택배까지=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그동안 주력했던 택시호출 플랫폼뿐 아니라 기차·항공 등 교통산업 전반으로의 확장에 나섰다. 최근에는 퀵·택배 서비스까지 개시하며 물류운송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신감은 압도적인 택시호출 시장 장악력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2015년 카카오택시로 출발한 카카오T는 초기 무료 호출을 매개로 전국 택시 운전사 회원 23만명, 애플리케이션 가입자 2800만명을 가진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국내 차량 호출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력인 택시호출 부문에서 장악력에 비해 큰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카카오T는 이후 대리운전, 주차장 예약, 기차·항공권 예약 등에 이어 퀵서비스와 택배 서비스까지 전방위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택시호출 시장 기반을 더욱 다지는 한편 신규 물류사업 확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KST 모빌리티(마카롱 택시), 코나투스(반반 택시) 등의 동종 플랫폼 사업자와 손잡았다. 이들 서비스를 카카오T 플랫폼 내에서도 구동 가능하게 하는 것이 협력의 골자다.
원칙적으로 가맹형 택시 기사들은 소속된 가맹운수사업자가 운영하는 플랫폼에서만 가맹형 택시 호출을 수행할 수 있었으나 이번 플랫폼 제휴를 통해 카카오 T 택시 플랫폼 호출도 함께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택시 업계 종사자를 위한 비즈니스 환경과 이용자 편의성을 모두 개선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밖에 한진그룹과 협력해 지난달 30일부터 택배 베타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울러 같은 날 론칭한 ‘카카오T 퀵’ 역시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당초 수도권 지역만을 대상으로 서비스했으나 이용자 호응을 바탕으로 출시 2주 만에 전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LG그룹에서 투자받은 1000억원을 포함, 누적 투자금 1조원의 막강한 ‘실탄’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사업 전방위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내선 항공권 검색·예매·발권을 처리 가능한 ‘카카오 T 항공’ 서비스까지 출시, 택시·시외버스·기차뿐 아니라 비행기까지 ‘카카오T’라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고 있다. 아울러 조만간 주차장 사업 관련 신규법인도 설립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택시(좌), 티맵택시(우, 현 우티).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728/art_16263995717943_870b9a.jpg)
◆ 카카오 추격 나선 티맵모빌리티, 대리운전 서비스 개시= 국내 모빌리티 2위 사업자인 티맵모빌리티 또한 추격에 나섰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4월 우버와 손잡고 택시호출 플랫폼 ‘우티’를 출시했다. 티맵모빌리티의 기존 플랫폼인 ‘티맵 택시’를 개편한 것이다.
우티의 성장세 또한 빠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우티 서비스 출시 직후 주간 이용자 수는 약 50만 명에 달했다. 티맵택시 시절 주간 이용자 수가 30만 명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5배 성장한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아울러 이달 중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티맵 안심대리’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내비게이션만 서비스하고 있는 티맵 앱에 하단 탭에 ‘안심대리’ 탭을 추가했다. 국내에서 압도적인 사용자 점유율을 자랑하는 ‘티맵’ 내비게이션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서비스 개편이다.
대리운전 시장은 이미 카카오, 타다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진입해 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T는 지난 2016년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현재까지 점유율은 아직 2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택시를 통해 80%의 점유율을 확보한 택시호출 시장과는 대조적이다.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자들 중에는 아직까지 전화 통화를 통해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는 비율이 아직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티맵모빌리티는 이용자 1900만명이 넘는 티맵 내비게이션 앱을 적극 활용, 대리 기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서비스 초기 대리 기사들에게 받는 수수료를 3개월간 전액 환급해 주기로 했다. 티맵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카카오T 대리도 일부 지역의 수수료를 0~20% 사이에서 자동 조정해주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깎아주기로 하는 등 양사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국내 대리운전 시장이 약 4~5조원 규모에 달하는 만큼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교희 티맵모빌리티 MOD1 그룹장은 “일상의 이동을 위한 모빌리티 파트너로서 티맵모빌리티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첫 서비스”라며 “기사를 포함, 대리운전 시장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신사업 영역 확장성 관건…플랫폼 내 효율적 서비스 제공도 중요”= 카카오와 티맵이 모빌리티 사업자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업계는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택시호출 시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후 전기차 충전 서비스, 개인형 이동 수단 등 아직 ‘블루 오션’인 신사업 영역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양사의 대결은 당장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나타난다. 지난 5월 카카오T가 한국전력과 '전기차 충전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9일 티맵모빌리티도 동일한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각 사가 보유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활용해 가장 가까운 전기차 충전소를 추천해주고 플랫폼 내에서 예약과 결제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울러 최근 화두로 떠오른 공유 킥보드 시장에서도 대결이 예상된다. 지난 4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씽씽, 지쿠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공유킥보드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이어 지난 6월에는 티맵모빌리티 또한 두 공유 킥보드 사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송업계 한 관계자는 “모빌리티 사업은 단순히 택시, 주차, 대리운전 등 기존 이동수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단일 플랫폼 하에서 여러 서비스의 유기적 연계 여부, 효율인 서비스 제공 여부 등이 이용자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