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가 인수합병 시장에 등장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728/art_16263073209425_8a78a9.jpg)
FETV=김윤섭 기자] 올 상반기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으로 유통업계의 활발한 인수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1세대 이커머스 중 하나인 인터파크가 인수합병 시장에 등장하면서 하반기 이커머스 시장 판도변화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롯데, 카카오, 네이버 등 대기업들이 후보로 언급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조원에 달했던 이베이코리아와는 달리 약 1600억원에서 2000억원 정도의 몸값으로 평가받는 만큼 가격에 대한 부담도 적은 상황이라 인수전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 1세대 이커머스 인터파크 매각 추진...매각가 1600억원 전망=인터넷 서점과 공연 티켓 예매 등으로 잘 알려진 '1세대 전자상거래 업체' 인터파크매각이 추진된다. 인터파크 최대주주인 이기형 대표 등은 최근 NH투자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임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28.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인터파크의 종가(5650원) 기준 시가총액은 4587억원으로, 지분 가치는 1284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 주가는 2180원이었으나, 경기 회복에 따른 기대감 등으로 올해에만 약 150% 상승했다.인터파크는 공연티켓 온라인 예매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인터파크는 1995년 데이콤의 사내베처육성프로그램인 '소(小) 사장제'에서 출발해 1996년 6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 쇼핑 서비스를 개시했다. 1997년 데이콤의 자회사 '데이콤 인타파크'라는 이름으로 분리·독립했고, 1999년 7월 인터파크로 사명을 변경한 것과 동시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2008년 알짜 회사인 G마켓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면서 이커머스 분야 점유율 3%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공연·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1692억원으로 전년보다 7.1% 감소했고,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936억원으로 5% 증가했지만, 6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운용사에 지분(4.5%)를 156억원에 팔기도 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도 인터파크 매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일 상승 마감하면서 투자 심리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시화되면서 잠재적 이연 수요가 대기하고 있는 종목에 비해 인터파크는 보수적인 가정하에서도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공연 및 여행 수요 회복에 올해 들어 단기적으로 주가가 많이 올라 보이지만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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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인터파크 공연·투어 시장 흔들...매각적기 판단=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예상 매각가를 1500억~1700억원대로 평가하고 있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거론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가 다시 나설 지도 주목된다.
인터파크가 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현재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현재가 가장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최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 등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유통대기업들, 카카오·네이버를 필두로한 플랫폼 기업들이 모두 이커머스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이베이코리아가 3조4404억원이라는 높은 몸값을 받은 것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19로 플랫폼 기업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인 데다 코로나19 이후 여행과 공연 수요가 회복된다면 실적 회복도 가능한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인터파크는 여전히 공연·티켓 예매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70%로 달해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과 함께 티켓 예매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인터파크를 인수하면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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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롯데 등 후보 물망..."아직 결정된 것 없다"=실제로 카카오의 음악플랫폼 멜론은 지난 1일자로 주식회사 멜론컴퍼니로 분할됐다. 카카오와 별도 법인이지만 지분 100%를 카카오가 보유하는 구조로, 멜론 서비스의 운영 주체가 카카오에서 자회사인 멜론 컴퍼니로 바뀐다. 추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합병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공연, 제작 등 콘텐츠 사업에서도 시너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멜론은 공연 예매 플랫폼 ‘멜론 티켓’을 운영하며 카카오톡과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를 통해 항공권 예매 등 여행 서비스를 시작해 인터파크와의 사업 구조와 큰 접점이 있다. 유통 대기업중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했던 롯데그룹이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요기요 본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롯데온 자체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언제든 M&A에 뛰어들 의지와 자금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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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도 향후 사업 규모 확대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M&A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M&A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식음료와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M&A와 지분 투자 등의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오픈 마켓을 운영중인 네이버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현재 오픈마켓이 1차, 네이버가 2차 판매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인터파크 인수시 소비자에게 상품을 직접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카오와 롯데, 네이버 모두 현재는 인수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매각 철회 가능성 남아...강 대표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길 갈 것"=이러한 흐름에 일각에서는 인터파크의 인수전이 사모펀드 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보다 앞서 M&A 시장에 나온 배달앱 2위 요기요의 인수전도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 등 대기업의 참여가 불발되면서 인수 후보군으로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 사모펀드들만 남은 상황이다. 매각 철회 가능성도 남아있다. 매각 기준이 충족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강동화 대표는 CEO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 사업과 서비스를 보다 큰 폭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파트너를 찾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역시 혼자의 힘이 아닌 연대와 결합을 통해 자본력과 경쟁력을 보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만약 우리의 기준을 충족하는 파트너가 없다면 그 때는 다시금 우리의 모습을 재정비하고 호흡을 가다듬어 우리만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