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권지현 기자] #경기도 김포시에서 일회용 컵 슬리브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박동수 씨(45)는 사업자금 대출을 위해 은행에 방문, 친환경 우수기업에 제공되는 금리 우대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동안 친환경 소재로 슬리브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떠오른 박 씨는 해당 사안을 먼저 정리하고 은행에 다시 방문하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시중은행들의 친환경 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의 핵심 과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에서도 특히 '환경(E)'에 집중하며 관련 상품 개발과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기존 페이퍼리스(종이없는) 업무 환경 구축, 환경 캠페인·이벤트, 관련 채권 발행 등에서 한 발 나아간 모습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환경 부문에 집중하는 이유는 '착한 소비' 전략과 맞닿아 있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이 '착한 기업' 이미지를 통해 고객의 선택을 받고자 노력해 왔다면 이제는 직접 고객이 소비라는 일상적인 행동을 통해 나와 가족, 그리고 환경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에서 해당 금융사와 동질감을 형성한다는 전략이다.
박주미 BNK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의 ESG 전환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환경(E)' 부문"이라며 "이 부문은 기업경영 활동에서 나타나는 환경에 부정적 영향들을 제거해 지구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유지하자는 것이 핵심으로, 기업들은 ESG 전환을 기회요인으로 인식하고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기업체질 개선 및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신한은행, 한국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스프랏코리아와 해외 그린에너지 투자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그린에너지 사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신재생·친환경 에너지 사업 개발 및 투자펀드 조성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유럽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출자하고 투자 사업에 대한 대출 등 금융 솔루션을 제공해 사업 개발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당시 이들의 맞손은 국내 금융사와 에너지 공기업의 첫 협업 사례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신한은행은 이달에는 중소벤처기업부, LG화학, 동반성장위원회와도 손잡았다. 신한은행은 이들과 함께 중소기업의 ESG 경영 확산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LG화학이 조성하는 1000억원 규모의 펀드와 연계해 중견·중소기업 ESG 경영 확산을 위한 금리감면 등의 금융지원에 나선다. 더불어 중견·중소기업 대상 대출, 교육, 컨설팅 등 상생협력 활동 지원을 위한 금융·비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한국전력공사와 손잡았다. 전기 에너지 절약은 물론 탄소중립 달성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한전이 제공하는 세대별 전력 소비량 데이터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 전기 절약을 실천한 세대에게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 하나은행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K리그 구단의 탄소배출량 및 경기장 내 일회용품 감소 수치 등을 측정, 절감된 탄소량만큼의 친환경 기부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조성된 기부금은 K리그 연고 지역 아동·청소년들의 친환경 교육·활동 등에 사용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우리 ESG 혁신기업대출'을 출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성 평가등급 BBB 이상을 받은 녹색경영기업에 금융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녹색금융 확산을 위해 녹색인증, 환경표지인증, K-RE100, K-EV100 등 친환경 관련 인증서 보유기업에 0.1%포인트(p) 우대금리도 지원한다. 'K-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 'K-EV100'은 2030년까지 기업이 보유·임차한 차량을 100% 전기·수소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농협은행도 친환경 경영 우수기업에 대출한도 및 금리를 우대한다. 'NH친환경기업우대론'을 통해 녹색 성장에 기여하는 모든 기업에 운전 및 시설자금을 지원한다. 또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성 평가 우수기업 및 녹색인증, 표지인증 기업에 대해서는 환경경영 기여도에 따라 최대 1.5%p 금리우대와 추가 대출한도를 제공한다. 앞서 농협은행은 금융권 처음으로 K-RE100, K-EV100 참여기업에 0.1%p의 금리 우대를 제공한 바 있다. 더불어 대출 지원 기업에는 농식품기업컨설팅 등 농협은행의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권 화두가 '디지털'이었다면 올해는 'ESG'가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라며 "이중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어 기업과 소비자가 비교적 수월하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E) 부문을 은행 등 주력 계열사와 함께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