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예상치 않은 LCD(액정표시장치) 특수로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디스플레이시장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LCD 특수로 연일 신바람이 났다.
TV 제조사는 가격 부담이 높아져 울상인 반면 패널 생산기업은 '수요 확대', '제품값 상승'과 같은 부수적 반사 효과가 기대되는 등 최고의 수혜주이기 때문이다. 2분기 LG디스플레이는 1분기보다 높은 실적을 거둘 것이란 게 전문가의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맛볼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은 양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로,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탑재율이 높아지는 모바일 시장에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르면 9월 출시가 예정된 애플의 아이폰13은 OLED 패널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 디스플레이 업계의 하반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게 하고 있다.
◆LCD 가격 강세에 LG·삼성디플 콧노래 "솔솔"=7월 상반기, 65인치와 75인치를 제외한 전체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달 하반기와 동일했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55인치 4K LCD 패널 가격은 평균 237달러(약 26만9400원)를 기록했다. 이전에 비해 오름폭은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96% 증가한 수치다. 또 같은 기간 32인치는 88달러로 151% 올랐고 43인치 4K는 148달러, 65인치는 297달러를 나타내 각각 90%, 66% 상승했다.
LCD TV 패널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언택트(비대면)와 팬트업 수요가 커지면서 ‘코로나19 보복소비’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LCD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700만대 감소했지만 3분기에는 1680만대 이상 증가해 반등하기 시작했다. 당초 중국의 저가공세에 올해 LCD 사업 철수를 계획했던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 연장을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TV 제조업체 입장에선 패널 원가 부담이 늘어났지만 디스플레이 업계는 특수를 맞봤다. 패널 시장이 LCD에서 OLED로 넘어가고 있지만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LCD 비중은 90%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은 1분기 대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TV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삼성전자 효과로 높은 실적이 전망된다.
3분기에도 LCD 패널 가격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LCD TV 판매량이 1년 넘게 확대되고 있어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겹치면서 LCD 패널 출하량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방수요는 여전히 강한데 반해 채널 재고는 낮고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부품 부족도 지속돼 판가 인상세는 3분기까지 유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경쟁력 강화된 OLED…"LG는 TV, 삼성은 모바일" 특수 기대=글로벌 OLED TV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옴디아는 올해 OLED TV 출하량이 58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대비 58.9%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TV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이유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 TV 패널 출하량을 두 배 높인 800만대로 예상했는데 시장에서는 1000만대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LCD 패널과의 가격 차이가 좁혀진 점도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1분기 가격이 급등했던 LCD 패널과 달리 OLED 패널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 떨어져 두 패널의 가격 차이는 1년 사이 130달러까지 줄어들었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OLED 패널은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대신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어 두께를 줄일 수 있고 LCD보다 색재현률과 응답속도 등에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대형 OLED 패널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한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기록한 스마트폰용 OLED 시장 점유율은 80.2%에 달했고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침투율이 높아져 삼성디스플레이에 직접적인 수혜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OLED 시장의 성장은 애플이 이끌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12는 시리즈 사상 최초로 전 기종에 OLED 패널이 탑재됐다. 아이폰12는 출시 두 달 만에 그해 삼성전자 5G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을 뛰어넘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특수를 누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전년 대비 31% 증가한 11조85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해외시장에서 유일하게 성장한 기록이었다.
◆“아이폰13 온다”…삼성D, QD OLED 양산 예고=하반기 모바일 시장의 ‘태풍의 눈’은 아이폰13이다. 이르면 9월 중순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13 시리즈는 전작과 동일하게 모두 OLED 패널이 탑재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아이폰 생산량은 2억2300만대로 예상되는데 13 시리즈의 비중은 40%로 총 892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아이폰12 시리즈의 누적 출하량은 7개월 만에 1억대를 넘어섰다. 전작과 비교하면 2개월 빠른 것이다. 아이폰13의 흥행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여러 헙력업체의 특수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 OLED 패널을 납품하는 LG와 삼성의 수혜도 예고된 상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중소형 OLED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아이폰13 4개 모델 모두 OLED 탑재가 전망되고 통상적으로 OLED를 탑재하는 5G 스마트폰의 출하량이 6억1000만대로 전년 대비 125.9% 증가해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수요는 전년 대비 46% 이상 증가한 7억5000만대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중요한 분기점을 맞는다. 삼성전자가 OLED 패널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나오는 가운데 QD(퀸텀닷) OLED 패널 양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문에 회사의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낙점받은 QD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에 비해 수명이 길고 잔상(burn in : 번인)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QD OLED는 블루 OLED를 발광원으로 삼아 적색과 녹색 등 QD 컬러필터를 추가해 색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 Q1 라인을 통해서만 QD OLED TV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며 월 생산 캐파(CAPA : 생산능력)는 8.5세대 기준 3만장이다. 이는 전체 TV 패널 가운데 출하량이 가장 많은 55인치 TV에 연간 216만대 가량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최대 과제는 수율(생산품중 합격품 비율)을 확보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율을 7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65인치 QD OLED TV 패널 원가는 30% 대비 1400달러 이상 줄일 수 있다. LG의 OLED 패널을 인정하지 않았던 삼성이 QD 디스플레이로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QD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면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