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지난 5월 생산자물가지수도 9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의 경유 및 휘발유 가격 정보.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727/art_16256812535582_23051e.jpg)
[FETV=이가람 기자] 국제유가가 3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서면서 업종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정유주와 석유화화주가 상승한 반면 조선주와 항공주는 하락했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유는 이달 들어 배럴당 75.23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57.97% 치솟은 수준이다. 브랜트유도 연초와 비교해 51.02% 오른 배럴당 77.16달러까지 뛰었다. 모두 지난 2018년 10월 5일 이후 3년 만의 최고가다.
지난 6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미국, 멕시코, 카자흐스탄 등 비 OPEC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OPEC+)는 산유량 관련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앞서 올해 하반기 동안 매달 하루 40만 배럴을 증산하고, 감산 완화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반대하면서 결국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유가가 크게 움직였다. 그러지 않아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 오름세를 탔던 유가에 석유 맹주 간 갈등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유가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우선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의 수입물가를 자극시킨다. 석유를 원료로 하는 휘발유와 다양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소비자물가도 오를 수밖에 없다. 원유를 수출하는 나라에게는 호재다. 산유국들이 원유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오일달러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면 소득 증가로 이어진다. 정유사들도 유가가 급등하면 원유는 싸게 사고 석유 제품은 비싸게 팔 수 있어 수익성이 커진다.
이에 따라 전날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정유대장주 에쓰오일과 석유화학대장주 LG화학은 각각 주당 10만5500원과 87만2000원으로 장을 종료했다. 일주일 만에 3% 가까이 상승했다. 정유 관련 매출 비중이 70%를 넘어서는 SK이노베이션도 27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2.8% 개선된 셈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휘발유 강세로 미국 정유사들이 연일 전고점 주가를 경신했던 것처럼 하반기는 중간유분 강세로 아시아 정유사들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 시점에서 유가, 공급, 수요 등 어느 것 하나 나쁜 요소가 없다”고 진단했다.
반면 조선주인 한국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12만9000원과 8만5100원을 나타냈다. 이달 들어 각각 3.7%와 2.6% 하락한 금액이다. 항공주도 어두운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이날 하루 만에 주가가 2% 넘게 빠지면서 일주일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아시아나항공은 배임 이슈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면서 한 달 반 가까이 주식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