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윤섭 기자] 티몬이 상장 레이스 완주를 위해 '대표 교체'와 '피키캐스트 인수'라는 두가지 승부수를 던졌다. 티몬은 우선 이진원 대표 사임후 전인천·장윤석 공동대표 체제로 탈바꿈했다. 공동대표 체제 전환을 통해 티몬의 잠자는 세포를 깨춰 체질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적 개선 효과를 꾀한다는 게 티몬 최고경영진의 가장 큰 노림수다. 티몬은 올해 상장을 예고한 상태다. 실적 개선과 상장 등 두마리 토끼몰이에 나선 티몬이 공동대표 체제 전환을 발판삼아 질풍노도와 같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티몬 중심의 이커머스 새판짜기다. 유통전문가들이 티몬 경영진의 이거수 일투족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 이진원 대표 사임후 전인천·장윤석 공동대표체제 전환=티몬은 콘텐츠 플랫폼 기업 아트리즈 장윤석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이는 최근 티몬이 모바일 플랫폼 '피키캐스트' 운영업체인 아트리즈를 인수한 데 따른 것이다. 장 대표를 영입하면서 티몬은 전인천 현 대표와 공동경영 체제로 전환했다.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전 대표는 티몬의 상장 준비와 투자자 홍보(IR) 활동을, 장 대표는 라이브커머스 등 커머스 사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아트리즈는 크리에이터가 진정성 있게 선별한 브랜드, 상세한 상품 설명, 고객간 소통에 중점을 둔 콘텐츠를 기획하고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다. 티몬은 아트리즈의 라이브커머스 역량과 우수한 인재 등을 고려해 아트리즈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자 출신인 장 대표는 2013년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피키캐스트를 만들었다. 개성있는 모바일 콘텐츠로 당시 앱 다운로드 횟수가 1000만 건을 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바탕 삼아 피키캐스트는 최근 라이브커머스로 사업 모델을 바꿨다.
라이브 방송 ‘피키라이브’를 운영하고, 방송을 진행하는 크리에이터에게 단순 후원을 넘어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도 도입한다. 티몬은 장 공동대표 선임을 기점으로 아트리즈의 경쟁력과 크리에이터 접점을 티몬에 접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티몬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 장윤석 대표 "새로운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생각...초심으로 혁신"=장 대표는 취임 후 타운홀 미팅을 진행해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장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다고 생각하라”며 “티모니언들이 원팀이 되어 세상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서비스, 티몬만의 커머스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 쇼핑의 재미와 경험의 차별화를 강조하며 이를 통해 파트너와 좋은 상품, 고객의 쇼핑 경험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플라이휠(flywheel)’의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과 파트너뿐 아니라 커머스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도 강조했다. “고객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고 파트너 또한 다양하게 세분화되며, 정보를 전하는 매체 역시 다각화되고 있다”며 “이들과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각각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상생을 기반으로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스타트업 마인드’로 일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예 티몬이라는 스타트업에 새로 입사했다고 생각하라”며 “스타트업인만큼 수평적 소통에 기반한 실행력과 행동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티몬은 2017년 국내 e커머스 최초로 라이브커머스를 도입했다. 라이브커머스라는 개념이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을 때 채널 ‘티비온’을 만들고 시장을 개척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에서 라이브커머스 열풍이 불며 티몬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동행세일’에서 이커머스로는 단독으로 티몬이 실시간 판매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티몬이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라이브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까닭은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에서 주요 수익원으로 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기준 3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3년까지 8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이커머스의 구매전환율은 1% 수준이지만 라이브커머스의 구매전환율은 10%로 추산되고 있다.
티몬도 2017년 이후 라이브커머스 평균 시청자 수 30배 이상, 방송을 통한 구매 고객 수 매년 3배 이상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입점 파트너사들의 매출은 방송 당월 직전 3개월의 월평균 대비 3.7배 가량 높았으며 방송이 나간 후 3개월 간의 월평균 매출은 방송 전 동기간 평균보다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 티몬 신사업 확장 집중...외형확장 승부수=티몬은 또 최근 마이너스 수수료 정책 도입, 배달앱 등 신사업을 통해 외형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파격적인 정책을 통해 단기간의 덩치를 키우겠다는 의지다. 티몬은 2017년 업종을 소셜커머스(통신판매사업자)에서 통신판매중개사업자으로 전환하면서 오픈마켓을 운영해왔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MD들이 기획하는 '큐레이션' 딜 위주의 판매 매장 '타임커머스' 등에서 나오는 등 사실상 오픈마켓으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시대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도 도전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 발맞춰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배달업 진출을 위해 관련 인력 공개 채용을 진행중이다. 티몬 관계자는 "현재 관련 인력을 채용 중에 있다"며 "서비스 시작 시기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티몬을 이용하는 고객들께 가치와 경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과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계획대로 준비 중이니 지켜봐 달라”라고 덧붙였다.
현재 티몬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쿠팡과 위메프는 모두 배달앱은 운영중에 있다. 쿠팡은 2019년 '쿠팡이츠'를 통해 배달사업을 시작했다. 단건배달을 앞세워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양분한 시장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대했다. 이달엔 전반적인 배달 서비스를 관리하는 자회사 '쿠팡이츠서비스'를 출범했다. 위메프 역시 쿠팡이츠와 마찬가지로 2019년 사업을 시작해 이듬해 위메프오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쿠팡이츠와 동일한 단건배달 도입도 준비 중이다. 티몬은 수시채용과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같이 실시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 티몬 지난해 매출 뒷걸음..."올해 더욱 개선된 실적 보여드릴 것"=티몬의 선결과제는 실적개선이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 15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감소했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시장은 성장했지만, 해외여행과 공연 등의 부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영향이 컸다.
영업손실은 631억31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적자폭을 전년(746억4000만원)보다 15% 줄였다. 당기순손실도 702억8000만원으로 41% 개선했다. 자본잠식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티몬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189억원이다.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다. 다만 올해 1분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305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완료하며 자본잠식 규모는 줄어들었을 전망이다.
티몬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중이다. 티몬 관계자는 "지속적인 체질 개선으로 3년 연속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큰 폭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며 "올해는 핵심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등으로 더욱 개선된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