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시장과 미술시장 호황을 맞아 증권사들이 다양한 미술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FETV DB]](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626/art_16250173251334_22ba12.png)
[FETV=이가람 기자] “주식과 작품을 사고 팔 때에는 중고거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제 자산을 표현할 때 현금, 부동산, 유가증권, 미술품이라고 이야기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김영진 KB증권 부평지점 부지점장)
주식시장의 상승세에 맞물려 미술시장도 호황을 맞이했다. 증권가에서도 전시회, 컬처 패키지, 미술품 투자 협업 등 적극적인 예술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과 미술시장은 ‘닮은꼴’로 통한다. 공급과 수요를 기반으로 가격이 형성된다는 것, 흐름을 지배하는 주도주가 있다는 것, 활기를 불어넣는 특징주가 있다는 것, 돈이 스스로의 덩치를 불릴 수 있다는 것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통상 미술시장은 주식시장을 반년 정도 후행해 왔는데 최근 들어 그 간극이 짧아지면서 아트와 재테크를 결합한 아트테크라는 용어도 생겼다.
코스피가 3300포인트선을 넘나들며 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하는 가운데 국내 유일한 상장 경매사인 서울옥션의 주가는 올해 들어 주당 7110원에서 주당 1만6600원대로 130% 이상 뛰었다. 지난주 열린 상반기 마지막 경매에서는 낙찰총액 243억원과 낙찰률 87%를 기록했다. 반년 만에 654억원을 벌어들이며 이미 지난해 낙찰총액(476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서울옥션에게서 미술품경매업계 선두자리를 빼앗았던 케이옥션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이후 역대급 판매 성적을 냈다. 이우환의 1975년작 ‘점으로부터’가 22억원에 낙찰되면서 최고가를 갈아엎고, 유영국의 ‘영혼’(12억7000만원)과 정선의 ‘동작진’(4억4000만원)이 시작가의 약 세 배에 낙찰가를 형성하는 등 오랫동안 침체됐던 고미술부문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술품시장이 강세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고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 이어질 것”이라며 “재테크 수단 부각, 밀레니얼 세대 유입, 온라인 경매 활성화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아 전 방위적인 미술품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도 관련 마케팅 활동 및 투자 지원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현대미술 갤러리 가나아트와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공동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미술품 투자와 종합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증권은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작품평가액만 2조원에 달하는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 입장권, 식음료권, 문화도서 등이 담긴 패키지를 지급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자산관리금융센터 라운지에 ‘크리에이터스 뮤지엄’을 열었다. 전문 컨설턴트의 공간별 아트 컨설팅부터 도슨트 투어, 예술 세미나, 워크샵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해마다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조명숙 작가전, 2019년과 작년에는 이수애 작가전을 열었다. 전시회장을 찾은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올해는 어떤 작가의 작품을 주제로 소통을 시도할지 관심이 모인다.
뜨거워진 예술품 투자 열기에 프라이빗뱅커(PB)들도 갤러리 방문, 미술사학 강의 등을 통해 예술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술작품은 취득세나 보유세가 부과되지 않거나 비용처리가 가능한 부분이 있고 증여 및 상속 대상이 될 시 객관적인 재산평가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세금에 대한 공부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술품이 일반인의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며 “과거에는 가격이 비싸 소수의 수집가나 자산가가 주요 소비층이었는데 최근에는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등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층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그림의 지분을 매입해 수익을 나눠 가지는 등 이색적인 투자법이 등장하는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전통적인 재무관리 이상의 전략이 필요해졌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