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2분기에도 눈부신 성장을 예고했다. 영업이익만 수십배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데 힘입어 주가도 상승궤도를 탔다. 원자재 부담이 유지되고 있지만 중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생산량을 줄이면서 강재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스프레드(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 개선이 유력한 상태다.
하반기 납품 단가는 상반기에 비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양사는 올해 ‘새역사’가 유력해 시장에서 바라보는 눈높이도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 중국의 영향으로 철강 공급량이 위축된 반면,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면서 수급불균형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역대 최대치에 달하는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오르자...주가도 ‘고공행진’=1분기 실적이 크게 올랐던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분기에도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기준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조8286억원, 현대제철은 4399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포스코는 10 배 이상 높고 현대제철은 3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로 합산하면 각각 2조5000억원, 7500억원 이상 개선된 것이다.
높은 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는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서 철강재 가격도 덩달아 뛰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초, 톤당 161.8달러에 그쳤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14일에는 40% 오른 226.46달러에 달했다. 이에 원자재 가격 부담도 높아졌지만 이를 납품 가격이 불식시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열연 유통가는 톤당 13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또 철근은 92%, 후판도 97% 올라 각각 124만원, 130만원을 기록했다.
주가도 고공행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주가는 상반기에만 60% 증가했다. 지난 1월29일 종가기준, 포스코는 24만5500원을 기록해 올해 들어 최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에는 이보다 67% 오른 40만95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세웠다. 같은 기간, 3만8800원에 그쳤던 현대제철 주가도 60% 증가한 6만1900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세웠다.
◆하반기 철강업계 ‘눈’은 중국으로…왜?=철광석과 철강재 가격이 상반기에 인상될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의 영향이 컸다. 글로벌 수요가 가장 높은 중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생산량을 줄이면서 수급불균형이 발생했던 것이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중국의 전략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가격 인상 바람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철광석 수입 국가 1위이자 철강 수요가 가장 높은 중국은 탄소중립을 위해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철강산업은 기후위기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특히 중국은 유연탄을 주로 사용하는 고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철광석 가격이 상반기에 급증한 배경에도 중국의 생산량 조절이 주요 원인이기도 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월, 조강 생산량 감축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이후 3월에는 자국 내 최대 철강 생산 지역인 당산시와 허베이성 한단시에 생산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수급불균형 우려를 이유로 5월에는 열연과 철근 등 146개 품목에 대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을 축소하고 수입제품의 관세를 낮추기도 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쏟아지자 철강수요는 급증해 철강업계에 특수가 발생했다.
중국은 하반기에도 탄소중립을 위한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수급 불균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탄소 저감을 위해 지난달부터 올해 말까지 전체 재고에 3배 규모인 4600만톤의 생산 축소가 이뤄져야 한다”며 “중국의 탄소중립을 위한 수입국으로의 전환은 하반기 철강재 가격 강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현대제철 하반기도 기대감 ↑…올해 새역사 쓴다=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고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양사의 실적은 모두 역대 최대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증권업계에서 바라보는 눈높이도 일제히 높아지면서 주주들의 기대감도 들뜬 상태다.
포스코는 올해 연결기준, 7조원이 넘는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7조87억원, 유안타증권은 7조309억원을 전망했고 미래에셋증권은 심지어 8조31억원으로 예측했다. 포스코 영업이익이 7조원만 넘어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게 된다. 목표주가도 줄줄이 상향조정 됐다. 메리츠증권은 기존대비 12.5% 높인 45만원으로 설정했고 유안타증권도 47만원에서 53만원으로 높여잡았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2·3분기 제조원가 부담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판매가격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 스프레드 개선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을 제외한 미국 및 유럽 등의 철강제품 가격은 5월에도 상승 추세가 이어졌고 가격을 감안하면 수출 판매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1조4000~1조700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목표주가는 유안타증권이 6만3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올렸고 메리츠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각각 11.7%, 7.5% 상향해 6만7000원과 7만2000원으로 설정했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높아진 철강 가격을 반영했다”며 6만8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완성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의 수요 모멘텀이 강한 가운데 국내 철강 수입 감소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이루어진 저수익 사업 정리와 철강가격 상승으로 탄력적인 이익 모멘텀을 보여줬다”며 올해 1조7180억원의 흑자를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던 지난 2014년(1조4911억원)에 이어 7년 만에 ‘새역사’로 역대 최대치에 달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