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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워치+] ‘SSG+이베이’ 쌍칼 찬 신세계 정용진...이커머스 정벌 나선다

신세계그룹 이마트, 이베이코리아 지분 80% 3.4조 인수확정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 통해 단숨에 이커머스 2위로 ‘점프’
쿠팡·네이버와 빅3 구축...160조 이커머스 시장 재편 본격화

 

[FETV=김윤섭 기자] 올해 야구단과 W컨셉 인수를 단행하며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빅3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채널 시프트와 소비 트렌드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로 미래 유통 새판짜기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상반기에만 5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한 신세계그룹이 유통업계의 패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신세계그룹 이마트, 이베이코리아 지분 80% 3.4조에 인수확정=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신세계그룹은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네이버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됐다. 인수가액은 약 3.4조원이며 지분 80%를 보유하게된다. 나머지 20%는 미국 이베이 본사가 그대로 유지한다.

 

G마켓과 옥션, G9 등 3개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이 12%, 네이버는 18%, 쿠팡은 13%로 추정된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 점유율 3%를 고려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이마트의 점유율은 15%로 쿠팡을 앞선다.

 

본입찰에서 경쟁했던 롯데쇼핑은 3조원 이하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당초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이뤄 본입찰에 참여했으나 네이버가 지난 22일 인수전 참여를 철회하면서 단독 인수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 인수를 통해 신세계그룹의 사업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베이를 인수하게 되면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은 50% 가량으로 미래사업의 중심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전환하게 된다. 신세계측은“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진 부회장도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이베이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올 초 신년사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근성’을 주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또 신세계그룹은 인수를 통해 SSG랜더스와 이베이 SSG닷컴과 기존 오프라인 유통을 통해 어디서든 고객을 만나는 360에코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 인수 시너지 박차...4년간 1조원 쏟는다=인수 이후에도 향후 4년간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와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장보기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플랫폼을 확고히 구축하고,통합매입으로 가격경쟁력 확보도 가능해져‘완성형 이커머스 모델’에 다가설 전망이다.

 

또 최첨단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이는 당일배송 등을 통해 셀러 경쟁력 향상은 물론,이베이의 대량물량을 기 반으로 센터 가동률을 높여 투자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베이코리아는 당분간 현재처럼 별도의 플랫폼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지난 4월 인수한 여성 전문 패션 플랫폼 W컨셉도 핵심 경쟁력 유지를 위해 별도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SSG닷컴 회원이 G마켓이나 옥션 등에서 구매하면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신세계그룹과 이베이코리아 간 협업 확대가 예상된다.

 

W컨셉도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가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는 등 협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SSG닷컴이 신선식품과 패션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고, 이베이코리아는 비(非)식품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4조원으로, 시장점유율이 3% 수준에 그쳐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시장에서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강희석 대표도 이베이 인수를 통해 1위에 올라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 강희석 대표 자신감 피력..."1위 되겠다"=강 대표는 지난 24일 CEO메시지를 통해 "미래 유통의 절대강자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며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쿠팡을 비롯한 주요 이커머스 경쟁사를 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마트, SSG닷컴의 최고 인재들과 더불어 이베이의 우수한 커머스·테크·인력이 함께 할 수 있다면 미래 유통시장의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마트-SSG닷컴-이베이코리아간 적극적인 협업 모델을 구축해 국내 유일의 완성형 온-오프 통합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미래 유통 환경에서도 선도적 지위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결정했다"며 "소비자들은 필요한 모든 것을 신세계 안에서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이 인수는 기존 사업과 연계해 데이터, 페이먼트, 물류 등 신사업 확대를 가능하게 한다"며 "이러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더욱 탄탄한 유통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승자의 저주 우려 지속...대규모 자금 조달도 불가피=온라인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추가 투자 부담도 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3조4000억원대 베팅이 최종적으로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승자의 저주' 우려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우선 자금 조달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이마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637억원이다. 이마트가 지난달 서울 가양점 토지와 건물을 6천820억원에 매각한 것을 더하면 1조7천457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스타필드 시티 등을 담보로 대출과 회사채 발행 등을 검토하고 있다.

 

보유 중인 삼성생명 지분 가치도 약 9500억원에 달해 자금 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수후에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롯데쇼핑도 인수전에서 보수적인 입찰금액을 제시한 이유로 "투자비와 소요시간을 고려할 경우 검토 착수 시 기대했던 것보다 시너지 실현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인수 이후 추가 투자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연구원은 "현재 이마트의 보유 현금은 약 1조9000억원"이라며 "운영자금외에도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추가 인수 계획 등에 근거할 때 연 내에 최소 2조원의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법이 제시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M&A를 활용하지 않았을 경우 뚜렷한 차선책이 제한적이지만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자금조달이 뒷받침될 경우에 합병 이후 기업가치 상승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단일 투자로는 창사이래 최대 규모다. 2000년~2010년대 이마트 자가 점포당 평균 출점비용이 약 700~800억원인 점에 근거할 때 이번 인수 비용은 오프라인 매장 약 50~60개 점포 투자비에 해당된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사업 모델과 총상품판매량(GMV) 규모, 지난 2년간 IT와 물류에 대한 신규 투자자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에 근거할 때 인수 이후에도 대규모 추가 투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가 10여년간 이커머스 시장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과 정용진 부회장이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인수 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만큼 신세계와 이베이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 신세계그룹 급부상에 경쟁업체도 분주...밀리면 죽는다=한편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이베이 인수로 이커머스 시장의 재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경쟁업체들도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1위를 지키고 있는 네이버는 네이버는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물류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최근 축구장 5개 크기의 온라인 주문 전용 풀필먼트 (상품 보관· 포장, 출하, 배송 등 일괄 처리) 센터를 마련했다. 이어 8월에는 냉장, 냉동 등 저온 보관 상품에 특화한 콜드체인(냉장유통) 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이들 센터를 이용해 익일 배송을 할 수 있다. 배송 속도 면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다. 특히 콜드체인 풀필먼트 센터가 운영되면 신선식품 배송도 강화할 수 있다. 쿠팡은 물류센터 추가 건립으로 '로켓배송망'을 촘촘히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매달 전국 각지에 물류센터 구축 계획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밝힌 투자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이는 상장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진 45억5천만달러(약 5조1천678억원)의 20% 수준이다.

 

쿠팡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쿠팡플레이'의 독점 콘텐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유료회원인 '로켓와우'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만큼 독점 콘텐츠를 통해 유료회원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올해 11월에는 독점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며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진 상황이라 당분간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사태 수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내달 1일 신동빈 회장 주재로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열 예정이다. 이커머스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7월 중순께 열리는 하반기 VCM은 롯데지주와 유통·화학·식품·호텔서비스 사업부문(BU) 임원, 계열사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해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일정이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여러 변수가 겹치면서 좀 더 빠른 경영상 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라이벌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감에 따라 대응 경영 전략을 서둘러 짜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